[나만의 김치 만들기] 손맛 ‘가득’ 꿀팁 ‘쏙쏙’ 하루에 끝내는 김장 수업

입력 : 2021-11-22 00:00 수정 : 2021-12-0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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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우송대학교 외식조리학부 교수(오른쪽 두번째)가 수강생들에게 절인 배추에 양념을 채우는 법을 보여주고 있다.

원데이 클래스로 배우는 김치 담그기

관악구 ‘강감찬도시농업센터’ 강의 11월 한달간 운영…매주 정원 꽉차

8~9시간 절인 배추 여러번 헹궈내고 육수·찹쌀가루 끓여 찹쌀풀 만들어

2~3개월 후 먹는 경우 간 세게 해야 고수 줄기·설탕 넣으면 저장성 높아

고춧가루 등 재료 버무려 김칫소 준비 속 채우고 양념 쓸어주듯 바르면 완성  

 

보통 11월부터 12월 중순은 김장철이다. 찬바람이 부는 마당에서 소금물에 절여지는 배추와 무 냄새, 고춧가루·마늘 등 온갖 향신채와 젓갈 냄새가 집집마다 나게 마련인 게 이즈음이다. ‘간편하게 포장김치를 사 먹으면 그만이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채롭고 고유한 ‘집 김치’의 맛을 포기할 수 없는 이들은 여전히 김장철이면 마음이 바빠진다. 전문가들의 김장 비법을 응용해 나만의 김치를 만들어봐도 좋겠다.


손가락만 몇번 움직이면 온갖 요리 정보를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왠지 한번쯤은 제대로 배워보고 싶은 음식이 바로 김치다. 그러나 유명한 요리 고수들의 비법이 풍문처럼 전해져도 김치를 만들어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 이럴 땐 짧은 시간에 김치 담그는 법을 쉽게 알려주는 ‘원데이 클래스(하루 단기 강습)’에 참여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울 관악구 ‘강감찬도시농업센터’에서 11월 한달 동안 매주 운영하는 ‘전통김장해보기’ 수업을 찾아가봤다. 강감찬도시농업센터는 관악구청이 올해부터 운영하는 도시농업복합시설로, 도시농업 관련 전시나 체험교육 등이 다수 진행돼 찾는 사람이 많다. 14일 오전, 2층으로 된 건물 안에 들어서자 오렌지·무화과 나무뿐 아니라 다양한 과실나무가 자라는 실내온실, 씨앗도서관, 북카페 등도 눈에 띈다.

수업을 하는 1층 요리체험실에 들어서자 일요일인데도 8명의 수강생이 모두 와 있었다. 40대 주부부터 이제 갓 은퇴한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수업이 워낙 인기라 매주 수강 정원이 꽉 찬다고 한다.

“여러분에게 하루 만에 김치 담그는 법을 다 전수하기는 힘들어요. 또 제가 알려드린 방법으로 똑같이 해도 맛이 다를 거예요. 왜냐, 김치는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강의를 맡은 이인숙 우송대학교 외식조리학부 교수는 이렇게 말하며 수업을 시작했다. 보통 김치는 배추 절이기, 양념 만들기, 버무리기의 과정을 거친다. 이 교수가 알려주는 배추 절이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배추 한포기당 물 5컵과 소금 1컵을 준비한 뒤, 소금 반컵은 물에 넣고 다른 반컵은 빽빽이 찬 배춧잎 사이에 뿌려 문지른다. 중간중간 배추를 뒤집어가며 줄기가 부드럽게 휠 정도로 절이면 되는데, 겨울에는 보통 8∼9시간 정도 걸린다. 총각무는 2∼3시간이면 절여진다. 절인 배추는 3∼4번 헹군 뒤 4등분 한 배추의 자른 면이 밑으로 향하도록 엎어놓으면 된다.

수업에서는 이 교수가 미리 절여놓은 배추와 총각무를 헹구는 작업부터 수강생들이 직접 했다. 다같이 모여 헹군 배추를 두손으로 꼭 짜고 채반에 밭치길 반복하면서 참가자들은 자연스레 통성명을 했다. 관악구에 사는 이은주씨는 “전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혼자 김치를 만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건 김치가 아니었어요. 레시피대로 했어야 하는데 그보다 간을 덜 했고, 절인 배추를 너무 많이 씻었더니 배추가 다시 싱싱하게 살아나더라고요”라며 경험담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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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고무대야에 갖은 양념재료를 붓고 있다.

다음 차례는 양념 만들기다. 먼저 북어와 말린 새우를 우린 육수 250㎖ 한컵에 찹쌀가루 한큰술을 넣어 풀을 쒔다. 찹쌀풀을 쑬 때는 식힌 육수에 찹쌀가루를 넣고 끓여야 찹쌀가루가 뭉치지 않고 잘 풀린다. 가스불에선 보글보글 거품이 올라오면 젓기 시작하고, 인덕션에선 잘 눌어붙으니 계속 저어줘야 한다. 다음엔 김칫소에 들어갈 쪽파 등 채소를 4∼5㎝ 길이로 손질했다.

이어 이 교수는 김치 간을 맞추는 비법을 설명했다. “김장김치는 일반 김치보다 간이 짜야 하고, 2∼3개월 이내에 먹을 김치는 간이 짜지 않아도 돼요.” 또 김치의 저장성을 높이는 팁도 덧붙였다. “설탕을 넣으면 저장성이 높아져요. 아니면 허브 식물인 고수 줄기를 한가닥 넣어주는 방법도 있습니다.” 쏟아지는 ‘꿀팁’을 받아 적느라 수강생들의 손이 바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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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무릴 때는 배춧잎 한두장 사이마다 김칫소를 채워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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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면 각자 챙겨온 밀폐용기에 완성한 김치를 담아 간다. 현진 기자

수강생들은 커다란 고무대야에 온갖 양념 재료를 쏟아붓고 섞기 시작했다. 덩어리가 있는 것은 믹서에 간 후 대야에 부었다. 배추 한포기당 찹쌀풀 2분의 1컵, 고춧가루 1컵, 다진마늘 2큰술, 멸치액젓 3큰술, 새우젓 1.5큰술, 마른 고추 2개, 다진생강 1작은술, 양파 4분의 1개, 설탕 2분의 1큰술을 넣었다. 총각김치 양념은 배추김치의 양념에서 설탕 대신 매실청 1큰술(총각무 2분의 1단 기준)을 넣어 만들었다.

빨간 김칫소가 먹음직스럽게 완성되자 이번엔 버무리기에 들어갔다. 배춧잎을 한장씩 들어 사이마다 소를 채우고 남은 양념을 쓸어주듯 바르면 된다. 총각무는 그냥 양념을 묻혀 버무리면 완성이다. 그런데 워낙 양념이 맵다보니 마스크를 썼는데도 이내 수강생들의 얼굴엔 눈물과 콧물이 흘러내리고, 하얀 마스크에도 새빨간 양념이 묻고 말았다.

이렇게까지 고생하면서 김치를 담가 먹어야 하나 생각이 들 법한 순간, 이씨를 비롯한 수강생들이 웃으며 말했다.

“사 먹는 게 시간도 아끼고 경제적이긴 해요. 그런데 말이죠. 엄마의 손맛이 들어간, 우리 집만의 김치를 아이에게 먹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오늘 배운 걸 토대로 조만간 집에서 꼭 해볼 거예요.”

제아무리 같은 레시피여도 담그는 이에 따라 다른 맛이 난다는 김치. 이는 어쩌면 사랑하는 이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이고 싶은 저마다의 정성이 담겨서인지도 모른다. 점점 겨울이 깊어지는 지금, 우리 가족만의 정성 어린 김치 맛을 내보면 어떨까.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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