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목넘김 ‘술술’…반주로 ‘예술’

입력 : 2021-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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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공동체가 운영하는 경기 군포 가양주작에선 ‘수리산막걸리’와 약주 ‘수암주’를 빚고 있다. 군포=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우리 술 답사기] (21) 경기 군포 가양주작

대야미마을협동조합, 2016년 설립

우리밀 누룩과 경기미로 술 빚어 판매 ‘수리산막걸리’ 도수 높은 편에 탄산감 없어

황토방 6~7개월 저온 숙성 ‘수암주’ 깔끔한 맛

무인주점·무제한 술 뷔페로 운영 주민 사랑방·전시 공간 활용

 

애주가들이 모여 술을 빚으면 어떤 술이 나올까. 경기 군포시 대야미동에 있는 ‘가양주작’은 마을공동체인 ‘대야미마을협동조합’에서 만든 양조장이다. 2015년 둔내초등학교 학부모 10명이 마을공동체의 ‘가양주작’이라는 술 동아리로 활동하다가 2016년 마을기업이자 농업회사법인인 가양주작을 세웠다. 이곳에선 김은성 대표(54)를 중심으로 <수리산막걸리>, 약주 <수암주>, 증류주 <알로이> 등을 빚고 있다.

“양조장은 마을공동체를 위한 경제사업의 하나로 세워졌어요. 마을공동체는 회원들의 회비로만 운영했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많았죠. 마을공동체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줄 만한 수익사업이 필요했고, 당시 술 동아리였던 가양주작에 출자를 했죠.”

물론 처음엔 술맛도 만족스럽지 않았고 시간이 갈수록 마을조직이 느슨해지면서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8년 심각성을 느낀 김 대표가 제조공정과 인건비 문제 등을 정비하면서 가양주작은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그 과정에서 가양주작만의 독특한 운영 방식도 생겼다. 바로 무인주점과 무제한 술 뷔페다. 10개의 테이블이 들어가는 규모의 주점 한쪽엔 무인결제 시스템이 설치된 술 냉장고가 놓여 있다. 평일엔 손님들이 알아서 결제하고 술을 사서 마시면 된다. 안주는 가져오거나 배달시켜 먹을 수 있다.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는 1인당 2만원만 내면 술을 무제한으로 주고 어울리는 안주를 내준다. 대신 메뉴는 김 대표 마음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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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성 가양주작 대표가 저온숙성실 황토방에서 보관 중인 ‘수암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인건비를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무인주점과 무제한 술 뷔페를 생각했어요. 뷔페는 이벤트로 열었는데 주변의 반응이 좋아 정식 도입했죠. 양조장에 상주하지 않아도 술을 팔 수 있어 좋아요.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에만 나와서 안주를 만들면 되니까요. 안주는 두부김치가 제일 인기 있고, 제철 재료로 만든 탕을 내기도 해요.”

가양주작의 술은 한번 맛보면 ‘술술’ 들어간다. 우리밀로 만든 전통 누룩과 경기미로 빚은 <수리산막걸리(10도)>는 막걸리치고 도수가 높은 데다 드라이하고 탄산감이 없다. 황토방에서 6∼7개월 저온 숙성한 약주 <수암주(14도)>는 깔끔함으로 승부한다. <수암주>는 2020년·2021년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연이어 대상도 받았다. 술 이름엔 일부러 지역성을 더했다. ‘수리산’은 군포에 있는 산이며, ‘수암’은 수리산에 있는 봉우리 이름이다.

“애주가들은 반주를 좋아하는데 요즘 나오는 술들은 반주하기엔 너무 단 게 많아요. 그래서 애주가들이 선호하는 술을 만들어보자고 했죠. 특히 회원들은 ‘약주파’가 많아 <수암주>를 좋아해요. <수암주>는 누룩향이 옅어 일본술인 사케를 연상케 하죠.”

양조장엔 마을주민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가양주작의 자랑인 저온숙성실 황토방은 출자자 중 한명인 한옥 장인과 주민들이 힘을 합쳐 지었다. 양조장의 기계설비도 이를 전문으로 하는 주민이 힘을 보탰다.

또 양조장은 주민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때로는 청년들의 전시 공간인 갤러리가 되고, 때로는 마을사람들이 대화를 나누는 카페가 된다. 양조장 한편에는 지역 동아리에서 만든 친환경 제품의 판매 공간도 마련돼 있다. 단순히 술잔만 오가는 곳이 아니라 넉넉한 인심이 오가는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한 것이다.

“가양주작은 부담 없이 한잔할 수 있는 공간이에요. 시간이 갈수록 공동체에 대한 개념이 흐려지고 있는데 가양주작을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우리술에 대한 많은 관심이 이어지길 바랍니다.”

<수리산막걸리(10도)> 가격은 750㎖ 기준 7000원, <수암주(14도)>는 500㎖ 기준 1만9000원이다. <알로이>는 350㎖ 기준 40도 3만8000원, 25도 2만3000원, 18도 1만8000원이다. 네이버스토어팜 ‘가양주작’에서 구매할 수 있다.

군포=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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