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대맛 ⑯] 대하 vs 꽃게

입력 : 2021-10-01 00:00 수정 : 2021-11-15 20:45

[맛대맛 ⑯] 대하 vs 꽃게

‘천고마비’의 가을은 말만 살이 찌는 계절이 아니다. 제철 맞은 대하와 꽃게 역시 살이 오를 대로 올라 미식가의 군침을 돌게 한다. 특히 두 해산물은 칼슘·철분과 같은 영양소가 풍부하고 요리법도 다채로워 가을 식탁에 올리기 안성맞춤이다. 갓 잡은 대하를 맛볼 수 있는 충남 홍성 남당항과 다양한 꽃게 요리가 발길을 끄는 인천 송도꽃게거리를 찾아 두 별미를 비교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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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 소금구이. 냄비에 굵은 소금을 넓게 깔고 양쪽을 뒤집어 가며 5분가량 구워주면 빨갛게 익은 대하를 맛볼 수 있다.

[대하] 탱글탱글 식감 … 특유 감칠맛 ‘환상’

키토산·타우린 등 함유…원기 회복에 좋아

흰다리새우와 생김새 비슷…고소함 한수 위 

대하 제대로 맛보려면 11월초까지 기다려야

 

깊어가는 가을철에 부부나 연인 사이를 돈독히 하고 싶다면 대하를 먹으러 가는 건 어떨까. 살이 꽉 찬 가을 대하는 키토산·타우린 등이 다량 함유돼 있어 원기 회복에 그만이다. 또 대하를 구워 서로 껍질을 까주다보면 정이 새록새록 쌓일지도 모른다.

대하(大蝦)는 말 그대로 ‘큰 새우’라는 뜻이다. 수염이 길고 등이 굽었다 하여 바다의 노인, 즉 ‘해로(海老)’라고도 불린다. 부부가 함께 늙는다는 뜻의 ‘해로(偕老)’와 발음이 같아 조선시대 풍속화에 부부의 ‘백년해로’를 축원하는 소재로 등장하기도 했다.

남당항은 대하 주산지로 예로부터 명성이 높았다. 육지와 태안반도가 감싸는 천수만은 물이 얕고 먹이가 풍부해 대하가 산란하거나 겨울을 나기 좋은 서식지다.

남당항에는 새우를 취급하는 음식점이 즐비하다. 하지만 인근 포구에서 잡히는 자연산 대하를 맛볼 수 있는 곳은 손에 꼽힌다. 수족관에서 우아한 자태로 헤엄치는 것들은 사람 손에 길러진 ‘흰다리새우’가 대부분이다. 대하는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쉽게 죽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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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산 대하(오른쪽)와 양식으로 키운 흰다리새우(왼쪽). 대하는 이마뿔(액각)이 입보다 더 길고, 흰다리새우는 짧아 쉽게 구분해낼 수 있다.

생김새가 엇비슷한 대하(학명 Penaeus orientalis)와 흰다리새우(학명 Litopenaeus vannamei)를 구분하려면 세심한 관찰력이 필요하다. 둘 다 ‘십각목 보리새웃과’로 친척뻘이다. 크기로 비교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 같은 종이라도 크기가 천차만별이라서 그렇다.

김수경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양식산업과 연구사는 “대하는 이마뿔(액각)이 입보다 길고, 흰다리새우는 입보다 짧아 머리에 있는 뿔만으로도 이 둘을 어렵지 않게 구분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리새우(학명 Marsupenaeus japonicus)도 대하와 비슷하다. ‘춤춘다’는 뜻의 일본말에서 유래한 ‘오도리’라는 별칭으로 알려져 있다. 검은 줄무늬가 뚜렷해 ‘블랙타이거’라고도 불리는 보리새우는 다른 새우와 구분이 쉽다.

가격은 당연히 자연산인 대하가 비싸다. 1㎏(25마리) 택배 판매 기준으로 흰다리새우는 3만2000원이다. 대하는 크기에 따라 다른데 4만5000원에서 5만5000원 사이다. 30일까지 온라인으로 열리는 ‘제26회 홍성 남당항 대하축제(smartstore.naver.com/namdanghang)’에서는 양식 새우를 택배로 주문할 수 있다.

남당항에서 가장 많은 대하를 취급한다는 ‘중앙회수산’에 가면 대하와 흰다리새우의 맛을 비교해볼 수 있다. 새우의 기본 요리는 뭐니 뭐니 해도 소금구이. 대하의 살이 탱글탱글하다면, 흰다리새우는 상대적으로 부드럽다. 고소한 맛과 감칠맛은 대하가 한수 위다.

소금구이는 집에서도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다. 김춘홍 중앙회수산 사장은 “냄비에 굵은 소금을 넓게 깔고 뜨겁게 달군 후 새우를 넣어 표면이 주홍색을 띨 때까지 5분 정도 구워주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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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채로운 요리로 맛볼 수 있는 새우. 위에서부터 새우장, 새우튀김, 새우머리 버터구이. 홍성=김병진 기자

대하는 회로도 즐길 수 있는데 특유의 단맛으로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다. 식당 주인이 직접 담근 새우장도 단맛과 짠맛이 조화를 이뤄 밥도둑으로 손색이 없다. 새우 머리도 버터구이로 나온다. 시중에서 파는 새우과자는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바삭한 식감이 일품이다. 간식으로 먹기 좋은 새우튀김도 남당항 곳곳에서 맛볼 수 있다.

사실 대하를 제대로 맛보려면 11월초까지 기다리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남당항 인근의 한 주민은 “11월이 대하의 성체가 가장 클 때기도 하거니와 수족관에 보관할 수도 있어 더욱 싱싱한 대하 맛을 느낄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홍성=이문수 기자 moons@nongmin.com
 

미나리와 쑥갓·양파 등 갖은 야채를 넣어 칼칼하게 끓인 꽃게탕.

[꽃게] 꽉찬 살 입안에 사르르~ “이게 행복”

표면에 윤기…배딱지 단단한 게 골라야

꽃게찜·꽃게탕·게장 등 가을철 ‘밥도둑’

무기질 풍부…간 기능 회복에도 효과적

 

꽃게의 계절이 왔다. ‘꽃게 마니아’들은 금어기가 끝난 가을철을 손꼽아 기다린다. 꽃게들이 먹이를 많이 먹어 살이 통통하게 오르기 때문이다.

꽃게의 주산지는 인천 옹진, 충남 서산·태안, 전남 진도 등 서해안 일대에 고루 분포해 있다. 특히 갯벌이 많은 인천은 대표적인 꽃게 주산지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인천 연수구엔 ‘송도꽃게거리’가 있다. 송도꽃게거리는 과거 송도갯벌에 꽃게가 많이 나서 조성된 거리다. 지금은 갯벌을 메우고 그 자리에 신도시를 세워 송도갯벌에서 나는 꽃게를 볼 수 없지만, 40년 된 일부 노포들이 남아 송도꽃게거리의 명맥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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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게 암수를 구분하려면 배딱지를 보면 된다. 배가 둥그스름하면 암컷(왼쪽), 삼각형 모양이면 수컷(오른쪽)이다.

노포 중 하나인 ‘풍년꽃게’에는 가을이면 수게를 찾는 단골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여름철 알을 낳고 살이 빠진 암게와 달리 수게는 살이 올라 맛이 좋기 때문이다. 맛이 좋은 게는 표면에 윤기가 흐르고 살이 꽉 차서 묵직하다. 또 배딱지를 누르면 단단하다. 꽃게의 암수를 구분할 때도 배딱지를 보면 되는데 둥그스름하면 암컷, 삼각형 모양이면 수컷이다.

가을철 꽃게를 제대로 즐기려면 꽃게찜이 가장 좋다. 손질한 게를 별다른 간을 하지 않고 10분간 쪄내면 되는데 살아있는 싱싱한 꽃게로 쪄야 맛있다. 풍년꽃게에선 꽃게 몸통과 다리는 쪄주고, 남은 내장을 양념으로 비빈 알무침을 내어준다. 참기름을 살짝 뿌린 밥과 함께 먹으면 밥도둑이 따로 없다.

꽃게탕도 빠질 수 없다. 큰 꽃게 한마리에 미나리·양파·무 등 각종 채소를 넣고 끓여낸 꽃게탕은 칼칼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꽃게탕 국물이 배어 야들야들해진 게살을 파먹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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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쪽부터 양념게장, 간장게장, 꽃게찜. 가을 수게를 온전히 느끼려면 꽃게찜을 추천한다. 인천=김병진 기자

사실 원조 밥도둑은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다. 간장게장은 다시마·생강·마늘·감초 등을 넣은 간장물에 손질한 게를 숙성시켜 내놓는 음식이다. 가을에는 봄에 냉동해놓은 알배기 간장게장이 나오는데, 배딱지를 까면 주황빛 알이 그득하다. 양념게장은 미리 준비해둔 양념에 즉시 버무려 낸다. 손으로 집게발을 쥐고 한입 크게 베어 물면 매콤달콤한 게살이 입안에 꽉 찬다. 게장은 가게에 따라 1인분에 2만∼4만원이면 먹을 수 있다. 풍년꽃게는 꽃게찜·꽃게탕·간장게장·알무침 구성으로 2인 기준 12만원을 받는다.

김인진 풍년꽃게 대표는 “요즘엔 사람들이 짠맛을 덜 좋아해 간장게장은 하루만 숙성시킨다”며 “게는 쪽쪽 소리를 내며 빨아 먹는 게 정석이라 게가 유명한 동네에선 ‘봄가을엔 담장 너머 게 빠는 소리밖에 안 들린다’ 같은 말이 전해온다”고 말했다.

꽃게는 맛은 물론 영양도 뛰어나다. 단백질과 칼슘·아연·철분 등 무기질이 풍부하다. 게 껍데기에 들어 있는 키토산은 우리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데 좋다. 타우린 함량도 오징어의 2배, 새우의 3배로 간 기능 회복에 효과적이어서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그렇다면 생물 꽃게를 사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꽃게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수산시장, 인천 중구 인천종합어시장, 〃남동구 소래포구, 경기 김포시 대곶면 대명포구, 충남 태안군 안면읍 백사장수산물어시장 등 이름난 수산시장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한 수산시장 관계자에 따르면 꽃게는 1㎏당(보통 3∼4마리) 1만원대 중반∼2만원대에 판매된다.

인천=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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