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연잎향 품은 청아한 매력

입력 : 2021-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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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양조장의 대표 제품들. 왼쪽부터 ‘백련맑은술’ ‘백련살균막걸리’ ‘백련생막걸리 스노우’ ‘백련생막걸리 미스티’.
당진=김병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19)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 

3대째 운영…김동교 대표가 맡은 이후 젊은층 겨냥 로고 바꾸고 유리병 도입

모든 제품  ‘흥국사’ 연잎·당진쌀 활용 은은한 향기·청량하고 깔끔한 맛 일품

 

전통을 보존하자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를 이어가고 지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933년 설립된 충남 당진시 신평면 신평양조장에선 3대에 걸쳐 막걸리를 빚으며 전통을 잇고 있다. 3대인 김동교 대표(47)는 대한민국식품명인 79호인 아버지 김용세씨(78)가 빚은 연잎주를 발전시키며 ‘100년 양조장의 꿈’을 눈앞에 뒀다. 연잎주는 연잎을 넣어 만드는 술로 17세기말 조선시대에 시작됐는데, 신평양조장에선 이를 재해석해 막걸리와 약주로 만들고 있다.

김 대표가 신평양조장을 잇게 된 때는 11년 전인 2010년이다. 서울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근무하던 그가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술을 빚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크게 반대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오히려 전통주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김동교 신평양조장 대표가 막걸리를 만들려고 찐 고두밥을 확인하고 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 사원도 좋지만 가업을 잇는 것도 제겐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했어요. 2010년은 프리미엄 막걸리가 막 주목받기 시작했을 때였죠. 전통주 시장의 문을 잘 두드리면 미래가 있겠다고 판단했어요. 이 점을 말씀드렸더니 결국 아버지도 항복하셨죠.”

김 대표는 아버지가 빚던 막걸리의 패키지부터 재정비했다. 젊은 소비자를 겨냥해 백련막걸리에 어울리는 새로운 로고를 만들고 유리병도 도입했다. 또 <백련생막걸리>를 ‘스노우(6도)’와 프리미엄 막걸리인 ‘미스티(7도)’로 나누고, <백련살균막걸리(7도)>도 출시했다.

“막걸리 이름이 ‘스노우(Snow)’와 ‘미스티(Misty)’인 것은 병 색깔이 눈과 안개를 연상시키기 때문이에요. ‘스노우’는 일반 당진쌀을 써 단가를 낮추며 대중성을 확보했고, ‘미스티’는 당진 <해나루쌀>로 담가 고급화했어요. 또 <백련살균막걸리>는 1년간 보존이 가능해 일본 수출을 진행했죠.”

<백련생막걸리>는 약한 탄산감이 있고 단맛이 적다. 말린 연잎을 넣고 숙성시켜 막걸리의 청량하고 깔끔한 맛을 살렸다. 약주인 <백련맑은술(12도)>은 마시면 입안이 개운해 식전주로 좋다. 이 술 역시 말린 연잎을 넣고 100일간 숙성해 마실 때 은은한 연잎 향이 풍긴다. 술에 들어가는 연잎은 모두 신평면에 있는 흥국사에서 자란 것이다. 흥국사는 독실한 불교 신자던 1대 대표 고(故) 김순식씨가 1950년대 에 건물과 토지를 기부해 지어진 사찰이다.

“할아버지는 지역공동체의 화합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신평양조장의 경영철학이기도 하죠. 연잎은 물론이고 일부러 당진에서 나온 쌀을 사용하는 것도 그 이유 때문입니다.”

김 대표는 지역사회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양조장 체험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개발했다. 지금은 단체손님을 대상으로 막걸리 빚기, 막걸리 소믈리에 클래스, 증류주 체험, 누룩전 빚기 등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 7월에는 신축 건물을 완공해 체험장을 넓혔다.

김 대표는 체험프로그램 외에도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손을 내밀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2012년 문을 연 전통주점 ‘셰막’은 그의 작품이다. 셰막은 전통주점보다 맥줏집처럼 자유로운 분위기가 난다. 이곳의 대표 술은 <백련생막걸리>지만 다른 전통주도 판매하고, 숯불목살양념구이·녹두전 등 안주도 곁들일 수 있다.

“할아버지가 양조장을 건립해 술을 만들고, 아버지가 그 술을 발전시켰다면 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술이 주도하는 문화를 만들어갈 예정이에요. 독일에선 매년 가을이면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를 여는데, 신평양조장도 그에 버금가는 막걸리 페스티벌을 열고 싶어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지면 내년쯤 당진에서 막걸리 축제를 개최할 생각입니다.”

<백련생막걸리> 가격은 10병 기준 ‘스노우’ 750㎖ 2만4000원, ‘미스티’ 500㎖ 4만3500원이다. <백련맑은술>은 750㎖ 기준 2만1000원이다. 네이버스토어팜 ‘신평양조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당진=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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