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은은한 단맛과 향으로 손님과 전통주를 잇다

입력 : 2021-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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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솟대막걸리 8도’ ‘춘향’ ‘솟대고구마막걸리’ ‘솟대막걸리 15도’. 김병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18) 서울 솟대막걸리양조장

주점과 양조장 겸하며 손수 술 빚어

국내산 밀로 직접 띄운 누룩만 사용

어떤 안주와도 튀지 않고 잘 어울려

달콤한 ‘고구마막걸리’ 젊은층 호평

 

유럽에 ‘하우스와인’이 있다면 한국에는 ‘하우스막걸리’가 있다. 하우스와인은 레스토랑의 기본 와인이자 대표 와인으로 그곳의 얼굴이라 할 수 있다. 하우스막걸리도 마찬가지다. 2016년 정부가 막걸리·약주 등 전통주를 소규모 주류 제조면허 대상에 포함하면서 하우스막걸리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맛 좋은 술에 ‘여기서만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희소성까지 더해지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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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서 솟대막걸리양조장 대표가 덧술을 빚으려고 찹쌀을 씻고 있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 ‘솟대막걸리양조장’은 하우스막걸리인 <솟대막걸리(8도·15도)>를 파는 술집 겸 양조장이다. 조윤서 대표(52)는 이곳에서 4년째 막걸리를 빚으며 다양한 전통주와 안주를 팔고 있다.

“술과 사람을 좋아해 30대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었죠. 전기 기술 쪽 일을 하면서 꿈만 꾸다가 딸들이 어느 정도 크니까 더는 못 미루겠더라고요. 맥주를 팔던 술집을 인수해 전통주점이자 양조장으로 탈바꿈시켰어요.”

양조장은 132㎡(40평) 규모의 술집 한편에 있다. 16㎡(5평) 남짓이지만 발효실·병입실·저온저장고 등 있을 건 다 있다. 누룩도 국내산 밀로 직접 띄운 누룩만 쓴다. 두 사람이 들어가면 비좁다고 느낄 만큼 작은 이 공간에선 매일 술이 익는다.

<솟대막걸리>는 솟대막걸리양조장 자리에 있던 술집 ‘솟대’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전통주와 솟대의 이미지가 잘 어울리기도 하고, 하늘과 땅을 연결해주는 매개체인 솟대처럼 <솟대막걸리>가 손님과 전통주를 이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붙인 이름이다. <솟대막걸리>는 전북 익산에서 나는 쌀인 <신동진>과 찹쌀 <동진>으로 만든 이양주다. 8도는 가볍고 경쾌하며, 15도는 8도보다 묵직하다. 자연스러운 단맛이 있고 옅은 바나나향이 난다.

<솟대막걸리>는 어떤 안주와 곁들여도 튀지 않고 잘 어울려 하우스막걸리로 제격이다. 조 대표는 <솟대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안주로 모둠순대를 꼽았다. 모둠순대는 아바이순대·오징어순대와 3종류의 젓갈, 직접 담근 수제피클로 구성된 메뉴로 인기가 많다. 술지게미(술을 짜고 남은 찌꺼기)에 24시간 숙성시킨 삼겹살로 만든 ‘양조장보쌈’, 크림스튜에 순대를 넣은 퓨전요리인 ‘신사리순대크림스튜’도 추천 안주다.

조 대표는 한달 전에 <솟대고구마막걸리(10도)>를 새롭게 선보였다. 전남 해남산 고구마를 넣어 질감이 약간 되직하고 맛이 달짝지근해 20∼30대 젊은 손님들이 즐겨 찾는다. 막걸리 외에도 100일간 숙성해 진한 누룩향이 일품인 청주 <춘향(13도)>도 있다. 조 대표는 네 종류의 술을 술집에서 소비할 만큼만 소량 생산한다.

“다행히 요즘 2030세대가 전통주에 관심이 많이 생겨 <솟대막걸리>를 알리는 게 어렵지 않았어요. 더 많은 젊은 친구들이 이곳을 찾도록 좋은 술을 개발하고 솟대만의 매력을 강화할 생각입니다. 코로나19 시국이 끝나면 막걸리 원데이클래스(일일강습)도 다시 열고, 개인적으로는 발효음식 공부도 더 할 예정이에요.”

<솟대막걸리>는 8도 950㎖ 기준 1만2000원, 15도 500㎖ 기준 1만5000원이다. <솟대고구마막걸리>는 500㎖ 기준 1만3500원, <춘향>은 375㎖ 기준 1만6000원이다. 솟대막걸리양조장에서 직접 방문 구매만 가능하다.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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