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맛 K 디저트] 크림과 크림 사이, 수박 한겹이 쏙…부드럽고 달콤하고

입력 : 2021-08-04 00:00 수정 : 2021-08-05 01:08
01010101101.20210804.001312504.02.jpg
장미향이 나는 수박케이크 위에는 제철 청포도와 블루베리 등이 장식돼 있다. 대구=김병진 기자 fotokim@nongmin.com

[건강한 맛 K 디저트] ⑬ 대구 수박케이크 

카페 ‘프롬오지’ 호주식 커피·케이크 판매

주인장 부부 1년여간 현지서 일하며 배워

전세계인 사랑받는 ‘시드니 명물’ 그대로

“우리농산물 창의적 해석한 디저트 선뵐 것”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케이크는 ‘수박케이크’다. 어찌나 유명한지, 미국의 매체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가 수박케이크를 “세계에서 인스타그램에 제일 많이 게재된 케이크”라고 일컬었을 정도다. 최초로 개발한 호주의 한 카페에선 한해에 백만조각이 넘게 팔릴 정도로 인기이며, 이곳에서 수박케이크를 맛보는 건 호주 시드니 여행의 필수 코스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여행길이 막힌 요즘, 시드니가 아닌 한국에서도 수박케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 중구의 ‘프롬오지(From Aussie)’다. 이곳은 호주에서 살았던 주인장 부부가 올해 7월에 문을 연 카페다. ‘오지’란 호주나 호주인을 뜻하는 단어로, 손님들에게 호주식 커피와 디저트를 선보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남편인 김기도씨(35)는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 아내 강다정씨(34)는 제빵을 하는 파티시에다. 부부는 한국에서 공부하고 일했지만, 더 맛있는 디저트를 만들 순 없을까 끝없이 고민하던 차에 2019년 시드니로 1년여간 워킹홀리데이를 가기로 결심했다.

강씨는 “치즈케이크·티라미수 등을 만들었다. 근데 우리나라 카페에선 너도나도 파는 디저트들이잖나. 복숭아와 무화과 등 제철 과일로 케이크를 만들어보기도 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발전의 한계가 느껴졌달까. 새로운 세계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남편 김씨는 “여러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시드니는 식도락으로 유명한 도시다. 사실 행선지를 시드니로 결정한 것은 수박케이크 때문이기도 했다. 도대체 어떤 맛이기에 이렇게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나 궁금했다”고 덧붙였다. 그래서 시드니에서 지내는 동안 김씨는 바리스타로 일하며 호주식 커피에 대해 공부했고, 아내 강씨는 파티시에로 일했다. 특히 강씨는 최초로 수박케이크를 개발한 ‘블랙 스타 페이스트리(Black Star Pastry)’에서 짧게나마 일하며 수박케이크를 어떻게 만드는지 배울 수 있었단다.

수박케이크는 폭신한 질감의 구움과자인 다쿠아즈 사이에 크림 두겹, 그리고 수박 슬라이스 한겹을 넣는 구조다. 수박 슬라이스는 손바닥만 한 크기로 수박을 통째로 잘라 물기를 약간 제거하고 쓴다. 수박에 과즙이 많아 제과·제빵에 그대로 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수박 슬라이스 양편에 크림을 두툼하게 발라놓으면 과즙에 다쿠아즈가 젖는 것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박케이크는 잘라보면 수박을 썰듯 ‘서걱’ 소리가 난다. 한입 맛보면, 장미향이 나는 부드러운 크림과 수박의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퍽 잘 어울린단 사실에 만족스러울 게다. 수박의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생과일을 맛보는 듯한 개운함도 느낄 수 있다.

01010101101.20210804.001312827.02.jpg
대구 중구의 ‘프롬오지’ 주인장 부부인 파티시에 강다정씨(왼쪽)와 바리스타 김기도씨.

강씨는 “호주와 한국 수박의 맛이 거의 똑같다. 시드니 수박케이크의 맛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다만 요리에 쓰려면 식감을 위해 씨가 없어야 한다. 호주에선 연중 씨 없는 수박이 나오는데, 한국에선 그게 안돼 씨를 일일이 빼 써야 한다”고 토로했다.

또 “물론 수박은 반으로 갈라 숟가락으로 푹푹 퍼 먹기만 해도 맛있고, 일명 ‘땡모반’으로 불리는 태국식 수박주스로 갈아 마셔도 맛있다”면서 “하지만 남들 다 하는 디저트가 아니라, 식재료를 어떻게 조합해야 할지 고민해봐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용과가 많이 재배되는데, 용과 위에 석류알을 뿌려 맛을 돋우는 방식이다”고 이어 설명했다.

한편 부부는 호주에선 사람들이 수박을 다채롭게 즐긴다는 사실도 귀띔했다. 수박이 주로 재배되는 지역인 퀸즐랜드에서는 수박축제가 개최돼 수박 많이 먹기 같은 콘테스트는 물론이고 수박 사이로 번지점프 하는 이색적인 체험까지 제공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부부는 “한국의 산지 상황에 맞춰 우리식으로 수박케이크를 선보이고 있지만 수박케이크는 우리 창작물이 아니라 시드니의 명물 디저트를 따라 한 것”이라며 “우리농산물의 특색을 창의적으로 해석한 우리만의 ‘K디저트’를 곧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