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술 답사기] 대구 첫 지역특산주 해외진출 준비 ‘술술’

입력 : 2021-04-07 00:00 수정 : 2021-04-08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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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삼오전통주’의 ‘엄청주’(오른쪽)와 ‘삼천갑자 동방주’. 전통주 불모지인 대구에서 제1호, 제2호 지역특산주로 지정돼 주목받고 있다. 대구=김병진 기자

[우리 술 답사기] ⑨ 대구 삼오전통주

영롱하고 은은한 갈색빛 ‘엄청주’ 엄나무 가지 넣어 사포닌 성분 풍부

새싹삼 통째로…‘삼천갑자 동방주’ 혀끝 때리는 강렬한 첫맛 매력적

공무원 지속 설득 … 특산주 지정 ‘건강한 이미지’ 동남아 등 호평 받아

 

우리 조상은 약주(藥酒)를 빚을 때 그 지역특산물을 이용했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주변에서 나고 자라는 특산물이 약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금, 대구 ‘삼오전통주’의 이호성 대표(54)도 직접 농사지은 엄나무와 새싹삼으로 담금주인 <엄청주>와 <삼천갑자 동방주>를 빚고 있다. 전통주 불모지인 대구의 제1호, 제2호 지역특산주다.

다양한 용량으로 생산되는 ‘엄청주’와 ‘삼천갑자 동방주’.


<엄청주>는 일명 ‘개두릅나무’라고 부르는 엄나무의 가지를 넣어 만든 술이다. 이 대표는 약 990㎡(300평) 규모의 밭에 엄나무를 키운다. 엄나무는 봄철 따 먹는 순이 최고인 줄 알지만, 가지도 사포닌 성분을 다량 함유해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엄청주>는 마치 보석 호박같이 영롱하고 은은한 갈색빛이 감돈다. 이런 색이 나오려면 최소 7∼15일이 걸린다. 이 대표는 잘 말린 엄나무 가지를 45도로 희석한 주정에 담근다. 3∼4일 후 엄나무 가지가 반쯤 우러났을 때 다시 한번 도수를 낮춘다. 약효가 우러난 술에 꿀과 소금을 첨가해 맛을 더하면 18도의 <엄청주>가 된다. <엄청주>라는 무시무시한(?) 이름과 달리 맛은 맑고 가볍다.

“술 도수가 21도 이상이면 아무리 좋은 술이라도 무겁게 느껴져서 도수를 낮췄죠. 처음 만드는 작품인 만큼 목 넘김이 좋고 누구라도 쉽게 마실 수 있는 술이었으면 했어요. 마시다보면 엄나무 기운 때문에 몸이 기분 좋게 따뜻해져요.”

새싹삼 한개를 통째로 넣은 <삼천갑자 동방주>는 ‘보는 맛’이 있는 술이다. 새싹삼은 흙에서 4∼6년 재배하는 인삼과 달리 1년생 묘삼을 스마트팜에서 3∼4주간 키워 싹 틔운 것이다. <엄청주>가 부드럽고 순하다면 <삼천갑자 동방주>는 처음 마셨을 때 혀끝을 한방 때리는 강렬함이 있다. 목구멍으로 술이 넘어가면 속에서부터 새싹삼 향기가 은은하게 퍼져 보양식과 찰떡궁합이다.

“처음엔 새싹삼을 원물로 팔았지만 잎이 물에 닿으면 쉽게 상하는 점 때문에 가루를 냈어요. 그러다 우연히 소주에 새싹삼 가루를 넣어봤는데 주변의 호평이 상당했죠. 그때 1차산업 외에도 길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농작물을 키우는 정성만큼 술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대구의 첫 지역특산주로 지정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그동안 대구에 지역특산주가 없던 탓에 지방자치단체에서 보수적인 태도로 접근했고, 승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대구에는 한우뭉티기·막창 등 술과 어울리는 유명한 지역 음식이 많아요. 그런데도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주가 없다는 게 늘 아쉬웠어요. 시간이 있을 때마다 지자체 담당자를 찾아가 출근 도장을 찍었죠. 같은 층에 근무하는 공무원들 중 저는 몰라도 <엄청주>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 꾸준한 설득 끝에 대구의 최초 지역특산주로 지정될 수 있었어요.”

앞으로 이 대표는 대구의 <엄청주>와 <삼천갑자 동방주>를 세계의 술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는 우리 담금주에 관심이 많은 동남아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지난해 바이어와 미팅한 결과 반응도 좋았다.

“동남아에선 한국의 담금주를 건강한 이미지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특히 새싹삼 원물이 그대로 보이는 <삼천갑자 동방주>가 외국시장을 겨냥하기 좋죠. 수출을 대비해 360㎖·1ℓ·1.9ℓ 등 <삼천갑자 동방주>의 용량을 다양화하고 있어요. 세계 어디서든 우리농산물로 만든 술을 맛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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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성 ‘삼오전통주’ 대표가 새싹삼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엄청주>는 360㎖ 2병 세트에 4만3000원(한병당 약 2만1500원)이다. <삼천갑자 동방주>는 360㎖ 기준 3병 세트가 3만6000원(한병당 약 1만2000원), 1ℓ는 6만5000원, 1.9ℓ는 12만원에 판매한다. 구입을 원한다면 삼오전통주 홈페이지(chamwoori.modoo.at)에서 주문하면 된다.

대구=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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