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산지는 한국] 국산 보리 수제맥주-양조장 ‘파머스맥주’

입력 : 2020-05-25 00:00 수정 : 2020-05-25 23:28

고품질 보리로 갓 만든 맥아 사용

국산 쌀 30% 첨가…풍미 더해 청량하고 고소 “캬~이 맛이야”


“맥주 맛이 뭐 거기서 거기지”라고 말한다면 수제맥주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 수제맥주는 개인이나 소규모 양조장이 맥주의 원재료인 보리(맥아)·홉·효모와 과일·초콜릿 등 부재료를 다양한 방식으로 배합해 만드는 맥주다. 맛도 향도 천차만별이다. 그중에서도 우리 땅에서 난 보리와 홉으로 만든 맥주는 어떤 맛일까. 내 취향의 수제맥주는 어떻게 알아볼 수 있을까. 또 수제맥주와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안주는 무엇이 있을까.
 



맥주도 와인이나 전통주처럼 골라 먹는 시대다. 전국 127개(2019년 기준) 수제맥주 양조장에서 세상에 없던 맥주를 끊임없이 만들어내니 수제맥주 마니아들은 어떤 맥주를 맛볼지를 놓고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수제맥주 중에서도 더 특별한 맥주가 있다. 오로지 국산 보리로 만든 맥아(물에 담가 싹을 틔운 후 말린 보리)를 사용한 맥주다. 수제맥주는 국내 양조장에서 생산하긴 하지만 정작 그 주원료인 맥아는 대부분 수입된 것이기 때문이다. 전북 고창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파머스맥주에서 생산하는 수제맥주 <파머스드라이>는 국산 보리와 쌀만으로 만든다.

“<파머스드라이>에 사용되는 맥아는 전북지역뿐만 아니라 전남 해남, 제주 등지에서 난 고품질 국산 2조 보리 <광맥>으로 직접 생산해요. 여기에 국산 쌀을 30% 정도 첨가해 풍미를 더했죠.”

생산현장에서 만난 김우빈 파머스맥주 사업본부 팀장이 <파머스드라이> 한잔을 건넸다. 잔을 쥐어 들자 차가운 맥주잔 표면에 송골송골 맺힌 물방울이 주룩 흘러내린다. 애써 군침을 삼키고 일단 코를 갖다대니 쌉싸래한 향이 콧구멍을 톡 쏜다. 넘칠 듯 말 듯 올라온 하얀 거품은 밀도가 높아 생크림처럼 부드럽다. 자고로 맥주는 목구멍 짜릿하게 한입에 들이켜야 하는 법. <파머스드라이>가 혀를 타고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넘어간다. 신선한 보리가 만들어낸 청량감과 쌀이 만들어낸 고소함이 느껴진다.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캬~’ 소리와 함께 입 밖으로 분출된다.

이렇게 맛있는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가 시장에서 희귀한 건 생산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우선 국산 보리가 수입 맥아보다 비싸다. 돈을 더 주고 국산 보리를 확보하더라도 맥주 제조에 사용하려면 직접 맥아로 만들기까지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게다가 맥주가 외국 주종이니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는 맛이 없을 것이란 편견이 있어 홍보하기도 쉽지 않다는 게 김 팀장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2016년에 출시된 <파머스드라이>는 소비자의 호평에 힘입어 지금까지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파머스드라이>는 라거(Lager) 계열의 맥주인데 그중에서도 특히 가볍고 청량해 여름에 더 인기다. <파머스드라이>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따로 있다. ‘신선함’이다.

“물론 맥아를 수입해 만든 맥주도 맛있어요. 하지만 신선도는 국산 보리로 갓 만든 맥아로 제조한 맥주보다 당연히 떨어지죠.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맛도 더 좋아요.”

신선하고 맛도 좋은 국산 보리로 만든 맥주. 케이팝(K-POP), 케이푸드(K-FOOD) 등을 이어 ‘케이비어(K-BEER)’가 새로운 K 열풍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날도 오지 않을까.



고창=김민지, 사진=김도웅 기자 viv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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