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게·생멸치…제철 맞은 바다 보약 푸른 나물 얹어 한입

입력 : 2020-04-20 00:00 수정 : 2020-04-21 00:14
멍게

지방질 적고 건강·미용에 좋은 멍게 그대로 초장 찍어 먹으면 풍미 뛰어나

씹는 맛 좋고 향도 그윽한 세발나물과 한데 비벼 한술 뜨면 엄지가 절로 ‘척’
 

신선한 멍게와 아삭한 세발나물의 조화


딩동딩동. ‘바다의 꽃’이 집으로 왔다. 육지에 흐드러진 알록달록한 꽃처럼, 이맘때 푸른 바다 위 수면으로 화사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것. ‘우렁쉥이’라고도 부르는 선홍빛의 멍게다. 냄새를 맡지 않아도 바다 향이 풍긴다. 붉은 빛깔로 오돌토돌 돋은 껍질의 돌기에서부터 저 멀리 바닷속에서 겨우내 품어온 청청한 기운이 전해지는 듯하다.

멍게는 주로 남해와 동해에서 난다. 주요 생산지는 경남 통영·거제 등이다. 택배로 주문한다면 노란 속살의 깐 멍게를 받을 수도, 아직 손질 전의 멍게를 껍질째 받아볼 수도 있다. 만약 껍질째 멍게를 받았더라도 손질하는 게 어렵진 않다. 멍게의 위쪽 끄트머리 부분을 잘라낸 뒤, 멍게 안에 가위를 넣고 껍질을 반으로 가른다. 이후 손가락을 이용해 껍질과 속살을 조심스레 분리해내면 된다.

신선한 멍게는 대충 초장에만 찍어 먹어도 짭조름한 풍미의 바다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멍게를 맛깔나게 즐기는 요리로 역시 ‘멍게비빔밥’을 빼놓을 수 없다. 본래 멍게비빔밥은 소금에 절인 멍게젓을 이용한 음식이지만, 집에서 먹는다면 싱싱한 생멍게를 그대로 써도 된다. 절이지 않아도 간간한 맛이 있으며 외려 신선함까지 보태 맛볼 수 있다.

멍게비빔밥

 


멍게비빔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멍게, 곱게 채 썬 배추와 배·봄나물 등을 얹은 후 초고추장 또는 간장 양념장을 넣고 슥슥 비벼 먹으면 된다. 초고추장과 간장 양념장은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새콤달콤한 맛을 좋아한다면 초고추장을, 깔끔하면서 멍게 본연의 향미를 느끼고 싶다면 간장 양념장을 고르는 게 알맞다. 어떤 양념장을 올리든 참기름을 살짝 두르면 그 맛이 한층 고소해진다.

함께 비비면 좋을 봄나물로는 씹는 맛이 있으면서 향이 순한 종류를 권한다. 이중 세발나물은 잎의 조직감이 탄탄해 오돌오돌하게 씹혀 부드러운 멍겟살과 퍽 어울린다. 향 또한 강하지 않아 멍게의 맛을 해치지 않는다. 세발나물은 갯벌의 염분을 먹고 자라 ‘갯나물’이라고도 부르는데, 별도의 간을 하지 않아도 자체에서 짠맛이 난다. 심심한 맛을 선호한다면 세발나물을 넣은 멍게비빔밥엔 양념을 많이 하지 않아도 먹을 만하다.

멍게는 지방질이 거의 없는 저열량 해산물이다. 이 때문에 해삼·해파리와 함께 ‘3대 저칼로리 해산물’로 꼽힌다. 타우린과 불포화지방산 EPA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등 심혈관계 질환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글리코겐 성분이 있어 감기·기침과 천식 완화에 도움이 되고, 피부 노화를 막는 데 효과가 있는 콘드로이틴도 다량 함유해 건강·미용에 모두 좋은 식품이다. 세발나물은 칼슘·칼륨·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하고 당뇨와 비만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다.

이현진 기자 abc@nongmin.com

 


생멸치

 

은빛 뽐내는 ‘칼슘·단백질의 왕’ 생멸치 온라인 주문하면 잘 손질된 상태로 배송

양념장 넣고 중간불로 뭉근히 보글보글 향 은은한 부지깽이나물과도 ‘찰떡궁합’


 

고소한 멸치 위 부지깽이나물 ‘봄맛’ 그 자체


해마다 이맘때, 남해안 포구나 선창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멸치였다. 먼바다에 나가 그물 가득 잡아들인 멸치를 포구로 가져온 어부들이 멸치털이 하는 장관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물을 털어대는 어부의 몸짓에 맞춰 하늘 높이 떠올랐다가 봄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빛나던 생멸치를 회로, 조림으로 맛보는 호사를 이맘때 그곳에서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쩌랴. 사람들을 유혹하던 멸치는 그대로지만 어서 오시라, 축제까지 열어 초대하던 지역들이 이번만은 제발 오지 말아달라 부탁까지 하는 참이니. 아쉽지만 은빛으로 빛나며 비상(飛上)하는 멸치를 만나는 즐거움은 내년으로 미룰 수밖에.

그렇다고 생멸치를 맛보는 즐거움까지 내년으로 미뤄야 할 필요는 없다. 예전에는 산지에 가야만 구경할 수 있던 생멸치를 요즘에는 내 집에서도 간편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지의 멸치 생산자들이 온라인 판매망을 구축해두고 전국 어디라도 주문만 하면 싱싱한 멸치를 보내준다. 부산 기장항의 기운을 맛보고 싶다면 기장 멸치를, 경남 통영 앞바다에서 잡힌 멸치를 먹으며 통영 바다를 느끼고 싶다면 그곳 생산자를 찾아 주문하면 될 일이다. 요즘엔 제철 맞은 생멸치를 취급하는 재래시장 어물전도 늘어나고 있으니 집 근처 시장에 나가보는 것도 방법이다.

생멸치 구하기가 쉽다 한들 손질하기 무서워서 못 사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도 기우다. 주문하면 멸치 대가리부터 내장까지 깨끗하게 제거한 멸치가 집으로 배송된다. 깨끗한 물에 살짝 헹구기만 하면 된다.

멸치조림


조리하기도 어렵지 않다. 적당한 크기의 냄비에 양파와 대파를 충분히 넣고 멸치를 올린 뒤 양념장과 물을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양념장은 고추장과 된장, 고춧가루에 국간장과 간 마늘, 다진 생강, 조청을 섞어서 만들면 된다. 재료에 정해진 비율은 없다. 입맛에 따라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고춧가루를 많이 넣고, 된장의 구수한 맛이 좋다면 된장을 많이, 달달하게 먹고 싶다면 조청을 듬뿍 넣으면 된다. 아무리 싱싱하더라도 비린내가 날까 걱정이 많다면 간 마늘을 과하다 싶을 만큼 충분히 넣으면 된다. 좀더 깊은 맛을 내고 싶다면 물 대신 다시마 우린 육수를 사용하면 좋다. 뼈가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중간불에서 뭉근히 끓여주면 뼈째 먹을 수 있다.

요즘 한창 맛이 든 부지깽이나물을 살짝 올려주면 금상첨화다. 멸치와 부지깽이나물을 한번에 집어 입에 넣으면 고소한 멸치와 은은한 부지깽이나물의 향이 어우러져 그대로 봄맛이 된다. 멸치는 대표적인 칼슘 식품이지만 사실 단백질 함량이 100g 당 50g을 넘을 만큼 단백질 함량도 높다. 단백질은 면역세포를 만드는 데 중요한 영양성분인 만큼 요즘 같은 시기에 먹으면 더없이 좋은 식품인 것이다. 부지깽이나물은 한방에서 항염증제로 사용할 만큼 소염ㆍ진통 효과가 뛰어난 식품이다. 몸에 지방이 쌓이는 것을 억제해주는 성분도 많아 여름 오기 전 다이어트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먹어두면 좋다.

이상희 기자 montes@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