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레오의 식재탐험] 달콤·상큼 과일무…겉과 속 다른 반전 매력

입력 : 2019-09-18 00:00 수정 : 2019-09-18 23:09

강레오의 식재탐험 (14)과일무

일반 무와 달리 당도 높고 속살 붉어 ‘수박무’라고도 불러

수분 많아 과일처럼 먹기도

위암 예방하는 성분 ‘풍부’
 


지난해 가을,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주요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온라인을 잠시나마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채소가 과일무다. 과일무의 영어 이름은 Watermelon Radish(워터멜론 래디시), 즉 수박무다. 겉은 일반 무와 유사하지만 속은 수박처럼 붉어 붙여진 이름이다. 중국의 빨간 무(중국 베이징에서 ‘청피홍심무’라 불리는 홍무)와 국내 토종무(조선무)의 교배로 탄생했다. 2013년부터 국내에서 재배되기 시작했는데, 일반 무에 비해 짧고 통통하며 단면은 수박처럼 속살이 빨갛다.

과일무는 대개 11월부터 수확하는데 조금 일찍 나오는 곳이 있다고 해서 서둘러 찾아갔다. 충남 논산의 우윤제 농부가 남들보다 일찍 과일무를 생산한다. 밭에 들어간 농부는 잘 익은 과일무를 쑥 뽑더니 칼로 잘라 속을 보여줬다. 듣던 대로, 사진에서 보던 대로 단면이 빨간색이었다.

강레오 셰프(왼쪽)와 우윤제씨


“과일무는 당도가 8~10브릭스(Brix) 정도 됩니다. 평균 당도가 5~6브릭스인 일반 무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죠. 게다가 일반 무보다 매운맛도 덜하고 수분함량이 높아 식감은 더 아삭거려 한입 베어 물면 마치 과일을 먹는 것 같기도 하죠.”

우씨는 과일무의 특징을 막힘없이 설명한다. 위암을 예방하고 위벽을 보호하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이 일반 무에 비해 2배 이상 들어 있다고 했다. 그는 글루코시놀레이트 성분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콜라비보다도 1.9배 정도 더 높다고 덧붙였다. 이런 특징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지난해부터는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의 실험 결과에 따르면 실험쥐에게 2주간 과일무 추출물을 투여하자 위 점막 손상이 예방되고 암세포 발생이 억제되는 효과가 있었다. 이같은 실험 결과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의 작용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그래서 과일무를 ‘글루코시 과일무’라고도 부른다. 글루코시놀레이트뿐만이 아니다. 과일무에는 빨간색을 내는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도 풍부하다. 널리 알려진 대로 안토시아닌은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이다.

이렇게 장점이 많은 과일무지만 재배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었다. 일반 무에 비해 단단하지만 수분이 많아 잘 쪼개지기 때문에 특히 물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했다. 올해처럼 수확기에 장마가 들면 물이 많아져서 밭에서 터져나가는 무가 속출한다는 것이다. 실제 그의 밭에서도 쩍 갈라진 과일무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과일무를 이용해 만든 타코


우씨의 설명을 듣고 나니 과일무가 주방에서 얼마나 쓸모가 많을지 상상하고도 남았다. 일단 과일무의 영양성분을 최대한 살리려면 조리하기보다는 생으로 먹는 게 가장 좋다. 당도가 높고 수분이 많기 때문에 생으로 먹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터였다. 갈아서 생즙을 내 먹어도 좋고, 과일처럼 썰어서 식전이나 식후에 애피타이저(전채요리)나 디저트로 먹어도 그만이다. 무채·무소박이·무나물·물김치·샐러드·동치미 등 과일무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음식 이름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외국 음식에도 어울린다. 토르티야 위에 토마토·양파 등을 올려 만드는 멕시코 음식 타코에도 채 썬 과일무를 올려주면 상큼하고 달콤한 맛과 아삭한 식감이 더해져서 타코의 맛을 한층 높여준다.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으니 안 먹을 이유가 없는 채소다.

사진=김덕영 기자
 



강레오 셰프는…

영국 런던에서 요리를 배운 셰프다. 서양요리 전문이지만 한국 음식에도 관심이 많아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장에게 사사하기도 했다. 현재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이사,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글로벌외식계열 주임교수를 맡고 있다.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