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채소] 생명의 힘, 나른한 입맛 깨우는 ‘참두릅’

입력 : 2019-04-15 00:00 수정 : 2019-04-15 23:55

 

한 가지에 하나만 나는 첫순 ‘참두릅’ 기온이 따뜻해지면 쉽게 억세지고

추우면 끝이 검게 그을린 듯 변해 연한 순 얻으려면 수확시기가 중요

비타민C·칼슘 풍부해 신경안정 도움

끓는 물에 데쳐 초장에 찍어 먹거나 조금 뻣뻣하다면 튀겨 먹으면 일품
 


이맘때 맛봐야 하는 새순이 있다. 슬슬 춘곤증이 다시 찾아올 무렵, 두릅나무에서 돋아난 연한 싹인 참두릅이 바로 그것. 특히 참두릅 첫순은 한 나뭇가지에 단 하나만 자라기에 그 가치는 더욱 귀하다. 나른한 입맛을 돋워줄 특유의 쌉싸래한 향을 찾아, 전국 맛 애호가들의 시선이 제철 참두릅으로 쏠리고 있다.


“이때가 지나면 먹고 싶어도 못 먹죠. 얼마나 민감한지 수확할 시기를 놓치면 상품가치가 금세 떨어져요. 순의 줄기가 제법 올라왔으면서 잎은 아직 오므라져 있을 때가 참두릅을 수확하기에 가장 알맞은 때예요.”

전남 장흥군 용산면의 한 두릅나무밭. 남쪽 끝자락인 이곳에선 수백그루의 가지마다 초록이 돋았다. 아침 서늘한 공기에 한차례 수확을 마친 부부는 오후가 돼서 다시 순을 둘러보러 나간다. 참두릅은 따뜻한 기운에 쉽게 억세질 수 있어 수확시점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박대정(37)·한민희씨(33)는 몇해 전 귀농한 젊은 부부다. 도시에서의 생활보다는 땅을 일구는 게 더 보람 있을 거란 생각에 남도의 촌에 터를 잡았다. 두릅나무는 초보농군이 선택한 귀농작목이었다. 다른 것보단 재배하기 쉽다는 이유가 컸다. 참두릅은 본래 야생에서 채취하기도 하는 터라 농부의 손을 많이 타지 않는다.

그만큼 인력으로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연의 산물인 참두릅은 기후여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농부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기다리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올해 참두릅은 많은 걱정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었단다.

“겨울엔 따뜻하더니 3월 들어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졌거든요. 나올 준비를 하던 순들이 저온피해를 입은 게 많아요. 여전히 수확할 만큼 자라지 않은 순들도 상당합니다.”

추위에 상처를 입은 참두릅은 끝이 검게 그을린 듯 변한다. 이렇게 되면 어린순의 표면이 거칠어져 연한 식감이 특징인 참두릅엔 치명적이다. 이 때문에 수확시기도 예년보다 일주일 정도 뒤로 밀렸다. 국내 참두릅의 대부분을 생산하는 전북 순창에서도 예년보다 늦은 4월 중하순쯤 본격적인 수확을 시작할 것이라고 한다.

덕분에 올해 품질 좋은 제철 참두릅의 몸값은 더욱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귀한 만큼 더 맛보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니겠는가. 젊은 부부의 밝은 웃음처럼, 추위를 뚫고 올라온 어린순은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럽다.

참두릅은 맛도 좋지만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 신경안정과 혈액순환을 돕는다. 또 사포닌이 많이 들어 있어 신체 활력을 높이고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크다.


참두릅을 먹는 기본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에 찍어 먹는 것이다. 다만 조금 뻣뻣한 참두릅이 있다면 튀김을 해보자. 고소한 튀김옷 사이로 느껴지는 아삭한 식감은 데쳐 먹을 때와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참두릅베이컨말이는 아는 사람만 아는 특식이다. 짭조름한 베이컨에 쌉쌀한 어린순의 조화는 없던 식욕까지 일게 할 봄철의 별미다.

장흥=이현진, 사진=김덕영 기자



■ 두릅의 구분

두릅이라 부르는 순채소는 크게 참두릅·땅두릅·개두릅으로 나눈다. 참두릅은 두릅나무의 순으로 나뭇가지에서 채취한다. 땅두릅도 두릅나무의 일종인 독활에서 자란다. 다만 순을 땅에서 캐기 때문에 땅두릅이라고 부른다. 둘을 비교하자면 땅두릅의 향이 더 진하며 참두릅은 보다 은은한 향을 지녔다. 개두릅은 두릅나무가 아닌 음나무(엄나무)의 순이다. 그러나 두릅과 맛이 비슷해 개두릅이라 부른다. 개두릅은 참두릅보다 쓴맛이 더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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