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음식, 황금밭에서 만난 보물 같은 요리죠!

입력 : 2018-06-25 00:00
김락훈 셰프(왼쪽)와 농장주 오영호씨가 보리 종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락훈 셰프에게 배우는 보리음식

쌀보리, 껍질·알맹이 분리돼 밥 지을 때 써 겉보리, 껍질째로 보리차·엿기름 만들어

삶은 보리에 훈제연어·참치 올린 샐러드 열량 낮고 포만감 오래가는 ‘다이어트 식품’

된장찌개에 보리쌀·가루 넣으면 고소함↑ 보리면 사용한 국수, 몸속 열 식혀줘
 


시대를 잘 타고나야 하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곡식도 마찬가지다. 보릿고개 시절, 가난과 배고픔의 상징이었던 보리의 신분은 이제 웰빙음식으로 수직상승했다. 그런데 올해는 보리 생산량이 늘었다. 이참에 보리음식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하지만 아쉽게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을 차지하는 보리음식은 보리밥과 보리차가 전부다. 다양한 요리로 보리를 즐길 수 있는 해법을 찾으러 농협식품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김락훈 셰프와 함께 전남 고흥군 두원면에 있는 보리밭으로 향했다.



“와, 온통 황금빛이네요.”

“올해 보리는 키는 좀 작아도 알맹이가 잘 영글었어요.”

김락훈 셰프의 탄성에 농장주 오영호씨(48)가 맞장구쳤다. 자식 자랑하듯 하는 오씨에게서 보리에 대한 애정이 흠씬 느껴졌다.

“보리는 크게 겉보리와 쌀보리로 나뉘는데, 이건 쌀보리에요. 껍질과 알맹이가 잘 분리돼 밥을 지을 때 사용해요. 겉보리는 껍질째로 보리차나 엿기름을 만들 때 쓰고요.” 보리이삭에서 잘 익은 낟알을 한줌 훑어와 설명하는 오씨에게 김 셰프가 물었다.

“1년 중 언제 보리를 먹어야 가장 맛있을까요?”

“바로 지금, 수확철이에요. 신선한 햇보리에 구수한 향이 가장 진하게 배어 있기 때문이죠.”

오씨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김 셰프는 보리음식을 먹으러 가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요리를 하러 오씨 집으로 가는 길에 그가 물었다.

“셰프님, 보리로 만든 음식에는 밥과 차 말고 어떤 게 있죠?”

“보리쌀뿐만 아니라 국수·가루 등으로 다양한 보리음식을 만들 수 있어요.”

김 셰프가 가장 먼저 소개한 음식은 ‘보리샐러드’다.

“밥으로 먹는 보리쌀을 샐러드에 넣는다고요?”

오씨의 질문에 김 셰프가 답했다.

“우리나라에선 보리·율무 등 곡물을 삶아 샐러드로 먹는 게 아직 생소하지만 외국에선 대중적이에요. 특히 열량은 낮고 포만감은 오래가서 다이어트 음식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여기에 훈제연어나 기름기를 뺀 참치 등을 얹으면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애피타이저(전채요리) 같은 근사한 요리가 되죠.”

이어 김 셰프가 선보인 요리는 된장찌개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이라 그런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숟가락으로 된장찌개를 푹 떠먹는 오씨. 곧바로 그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여태껏 먹어본 된장찌개 중에 제일 구수한 것 같아요. 톡톡 씹히는 것은 보리쌀이죠?”

그의 물음에 김 셰프가 고개를 끄덕인다. 식감을 살리려고 보리쌀을 넣었단다. 된장찌개의 비법은 또 있었다. 보릿가루다. 여름철, 얼음 동동 띄워서 타먹는 미숫가루다.

“보릿가루를 찌개나 국물요리에 넣으면 고소한 맛이 한층 살아나요. 평범한 요리를 특별하게 만드는 ‘마법의 가루’죠. 여기에 구수한 맛을 더하고 싶으면 일반 된장 대신 보리된장을 쓰면 됩니다.”

간장에서 건져낸 메주에다 보릿가루를 섞어 만드는 보리된장은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김 셰프는 보리된장을 설명하며 손을 바삐 움직였다. 그렇게 탄생한 요리는 보리국수. 콩물로 만든 콩국수처럼 보릿가루물에 국수를 넣어 국물이 뿌연 게 특징이다.

“보리는 몸속 열을 식혀주는 차가운 성질을 가지고 있어요. 한여름에 얼음 동동 띄운 보리국수 한그릇이면 더위가 싹 가신답니다. 밀가루면도 좋지만 보리면을 사용하면 쫄깃한 식감이 배가되죠.” 

“와, 보리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이렇게 다양한 줄 몰랐어요. 요리법이 어렵지 않고 맛도 좋은데요? 집에서 한번 해먹어 봐야겠어요.”

보리국수를 한입 가득 베어 문 오씨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흥=최문희, 사진=김덕영 기자 mooni@nongmin.com

 


 

김락훈 셰프의 보리음식 레시피

 

보리연어샐러드



●재료

보리쌀 1/4컵, 저민 훈제연어 200g, 깻잎순·어린잎채소 한 줌, 상추 3~4장, 자색양파 1/4개, 참기름 2큰술, 후추·소금 약간

●만들기

1 보리쌀을 삶은 뒤 식힌다.

2 깻잎순·어린잎채소·상추는 적당한 크기로 뜯고, 자색양파는 채 썬다.

3 저민 훈제연어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4 ① ② ③을 그릇에 담아 참기름 2큰술을 넣고 잘 버무린다. 후추와 소금으로 기호에 맞게 간한다.





보리된장찌개


●재료(1인분)

보리쌀 1/4컵, 보리된장 1큰술, 보릿가루 4큰술, 쇠고기 200g, 육수용 멸치 10마리, 말린 표고버섯 2개, 다시마 1장(사방 5cm), 물 500㎖, 호박 1/4개, 감자 1개, 청양고추 1개

●만들기

1 말린 표고버섯·멸치·다시마로 육수를 만든 다음 건더기를 건져내고 보리된장을 푼다.

2 뚝배기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강불로 쇠고기를 볶는다.

3 ②에 보리쌀과 깍둑 썬 호박·감자, 채 썬 청양고추를 넣고 함께 볶는다.

4 ③에 육수를 붓고 끓기 시작하면 중불로 바꿔 15분간 더 끓인다.

5 찬물 2큰술에 보릿가루를 풀어 ⑷에 넣고 5분간 더 끓인다.



보리냉국수


●재료(1인분)

보리국수 200g, 보릿가루 1컵, 육수용 멸치 10마리, 말린 표고버섯 2개, 다시마 1장(사방 5cm), 물 400㎖, 소금 약간

●만들기

1 말린 표고버섯·멸치·다시마로 육수를 만든다.

2 ①에 보릿가루 한컵을 넣어 잘 갠 다음 냉장고에 30분 이상 넣어둔다.

3 보리국수를 삶아 얼음물에 비벼가며 씻어 물기를 뺀다.

4 그릇에 면을 넣은 후 ②를 살살 붓는다.

5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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