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선정된 ‘구복만두’

입력 : 2018-02-12 00:00
‘미쉐린 가이드’ 맛집 ‘구복만두’ 주인 장만씨.

중국식 만두 모양·한국적 양념이 만들어낸 ‘맛있는 만남’

고향에서 배운 만두 빚는 기술

밀가루·녹말·연근가루 탄 빙화수에 튀겨 바삭·촉촉한 맛 일품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앞에는 주문한 뒤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하는 만두집이 있다. 중국식 만두를 파는 ‘구복만두’다. 세계적인 음식점 평가잡지인 <미쉐린 가이드>에서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좋은 맛집인 ‘빕 구르망’으로 2년 연속(2017·2018년) 선정된 가게다.

이 가게에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이 끊이질 않는다. 하지만 대기시간이 긴 이유가 꼭 손님이 많아서만은 아니다. 최고의 맛을 내고자 주문을 받고서야 만두를 찌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중국 장쑤성 출신의 가게 주인 장만씨(52)는 늘 “죄송합니다”라는 인사로 손님을 맞는다.

“가게가 작아 손님들이 밖에서 기다리는 경우가 많아요. ‘주문을 받고 만두를 찐다’는 원칙을 고수하지만 기다리는 분들을 보면 죄송한 마음이죠.”

대표 메뉴인 구복전통만두는 장씨의 고향집에서 200년 넘게 전승돼온 만두다.
 

빙화수로 만든 구복전통만두.


우선 만두피에 붙은 눈꽃 모양의 튀김이 눈길을 끈다. 눈꽃튀김은 물에 밀가루·녹말·연근가루를 넣은 ‘빙화수(氷花水)’로 만든것이다. 만두를 기름이 아닌 빙화수에 넣고 튀기듯 졸여 바닥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피는 돼지뼈·무·파 등을 넣고 3시간을 끓인 육수로 반죽하고, 소는 돼지고기와 각종 채소를 넣어 만든다.

15년 전 김희철씨(66)와 결혼하면서 한국에 온 장씨는 2015년 이 가게를 개업했다. 초기에는 피가 얇은 한국식 만두를 함께 팔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구복전통만두를 찾는 손님이 많아져 메뉴판에서 한국식 만두를 없앴다. 대신 중국식 만두에 한국식 양념을 첨가해 잡냄새를 잡았다.

“처음에는 피가 두껍고 소 재료가 단출한 중국식 만두가 팔릴지 걱정했어요. 하지만 중국 음식 특유의 누린내를 없애니 손님들이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최근 들어 ‘샤오롱바오’ 같은 중국식 만두가 널리 알려진 것도 관심을 끈 이유 같아요.”

구복만두에서는 하루 300판이 넘는 만두가 팔린다. 함께 일하는 4명의 종업원 모두 중국 출신이지만 손님은 대부분 한국인. 개업 때부터 단골이라는 한 손님은 이 가게 만두에 대해 “모양은 중국식이지만 맛은 한국식이라 물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고 평했다.

오랜 세월 끼니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한 중국 서민들의 허기를 달랬다던 만두. 한국에 들어오면서 모양과 맛은 조금씩 변했지만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이들에게 작은 기쁨을 안겨주는 음식임에 틀림없다.

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사진=김덕영 기자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독자추천광고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