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米女 3인방, 米食 비정상 회담

입력 : 2017-08-11 00:00 수정 : 2017-08-25 18:26
브라질·한국·일본의 ‘비정상 대표’가 서울 광화문의 한 식당에서 쌀밥을 먹으며 미식(米食) 토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플라비아 보르헤스·변 엘리샤·미스미 유리에.

외국인이 바라본 쌀·쌀·쌀


‘쌀’ 하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한국인들에게 물어보면 비슷한 답변이 나오곤 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쌀이 주식인 세 나라, 브라질·일본·한국(재외교포) ‘비정상 대표’들과 함께하는 미식(米食) 토크! 한국에서 수년째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면 우리쌀의 다른 모습도 발견할 수 있을 테니까요.

◆쌀밥맛, 어때요?

미스미 유리에(이하 미)=역시, 갓 지은 밥맛이 최고네요.

플라비아 보르헤스(이하 플)=그래요? 전 잘 모르겠어요. 한국 쌀밥은 간이 전혀 돼 있지 않아서 아무런 맛이 없어요.

변 엘리샤(이하 변)=하하하. 브라질에서는 쌀을 주로 콩·쇠고기와 함께 볶아먹다보니 간이 되어 있지 않은 쌀요리는 낯설 거예요.

미=맞아요. 브라질 쌀은 길고 끈기가 없는 인디카 쌀이라서 볶아먹어야 맛있죠. 일본은 한국처럼 자포니카 쌀을 먹어서인지 제 입맛에는 한국 쌀밥이 좋아요.

플=생각해보니 한국 반찬은 대개 짜거나 맵잖아요. 조화를 이루려면 밥이라도 밍밍해야겠네요.

변=공감해요. 한국에서는 밥맛이 어떠냐고 물을 때 보통 ‘질다, 꼬들꼬들하다’처럼 ‘맛’보다 ‘조리된 상태’에 대해 답하는 경향이 있어요. 애초부터 별다른 맛을 기대하지 않는 거죠.

미=그점은 일본과 다르네요. 일본은 쌀밥의 맛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맛있는 쌀 품종을 일부러 찾아 사먹을 정도죠. 밥맛에 영향을 주는 건 품종이니까요.

◆쌀로 만든 음식, 맛은 어때요?

플=쌀밥은 제 입맛에 안 맞지만 죽은 맛있어요. 얼마 전 한국에 오신 부모님과 함께 인삼죽을 먹었는데 모두 만족했죠.

미=죽은 일본인도 좋아해요. 특히 인삼이나 전복처럼 몸에 좋은 재료를 넣은 죽은 어르신들한테 대접하기도 좋죠. 죽은 동서양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봐요.

변=죽은 아니지만, 숭늉은 어때요? 앞에 있는 솥밥에 뜨거운 물을 부어보세요.

미=오 ! 저는 누룽지·숭늉 둘다 좋아해요. 누룽지는 따로 사먹을 정도예요.

플=왜요? 그냥 탄 쌀로 보이는데…. 한과·뻥튀기·강정처럼 쌀로 만든 디저트는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어요. 거의 다 맛이 없던데요. 왜 디저트로 심심한 맛을 즐기는지 이해가 안돼요.

변=하긴 서양의 디저트는 확 달거나 짠맛이죠.

미=막걸리는 어때요? 쌀로 만들었지만 달짝지근하니 맛이 진한 술인데! 전 참 좋아해요!

플=막걸리는 맛있어요. 달면서 걸쭉한 술은 흔치 않아서 다른 서양인들도 좋아할 것 같아요.

◆쌀, 직접 구매해봤나요?

변=그나저나 한국에서 쌀을 사기도 하나요?

플=가끔 즉석밥만 사 먹어요.

미=저는 정기적으로 마트에 가서 쌀을 사요. 다만 쌀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답답해요. 어떤 특징을 가진 쌀인지 소개해줬으면 좋겠어요.

플=브라질을 참고하면 좋겠네요. 포장지에 요리하면 좋은 2~3개의 레시피를 안내하는 브랜드가 많거든요. 살짝 다른 얘기지만, 저는 한국에 와서 마트에 진열된 쌀을 보고 처음에 엄청 충격받았어요.

미=무슨 일 있었어요?

플=사료인 줄 알았거든요. 10·20㎏짜리 상품을 처음 보고요. 브라질에서는 5㎏ 이상 포장된 쌀은 없거든요. 소량씩 자주 구매하는 문화라서요. 오래 보관하면 쌀벌레도 생기니까요.

변=그건 한국 사람들이 주식인 쌀이 떨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해서가 아닐까요?

미=저도 궁금했어요. 요즘 한국의 젊은 친구들을 보면 밥을 많이 먹지 않는 것 같던데 10㎏짜리나 20㎏짜리 쌀을 사놓으면 언제 다 먹는지 의문이었죠.

플=그래요. 브라질에서는 ‘쌀=신선식품’이라는 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죠.

변=그런데 미스미는 언제 한국 친구들이 쌀밥을 안 먹는다고 느낀 건가요?

미=남편의 직장 동료들과 회식할 때요! 주로 우리 부부만 쌀밥을 시켜먹더라고요.

플=브라질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밥을 꼭 먹어요. 그래야 식사를 끝냈다는 생각이 들어서죠.

변=신기하네요. 한국도 비슷해요! 쌀 소비량이 줄었지만 여전히 쌀밥을 먹어야 식사했다고 느끼는 한국 사람들이 많아요. 나라별로 차이는 있지만 쌀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곡물인 것 같네요. 하하.

윤슬기 기자 sgyoon@nongmin.com, 사진=김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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