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시]심사평

입력 : 2017-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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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농민신문 신춘문예 합평회(시)-문화부
 총 244명의 응모작 중 예심을 통과한 19명의 작품을 사전에 전달받아 각자 읽고 합평회를 가졌다. 선자(選者)들은 우수한 작품이 많아 황금 나락 펼쳐진 들판 앞에 섰을 때처럼 행복하기도 했지만 고민도 컸음을 토로했다.

 신문의 특성 때문인지 농촌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 진부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었지만 그런 작품은 없었다. 두부처럼 반듯하고 말랑말랑한 작품보다 비지처럼 좀 거칠더라도 마음에 씹히는 질감이 있는 작품들이 결국 남았다.

 사람 냄새가 많이 묻어나는 작품을 선호하는, 응모작을 통해 앞날의 작품을 감히 예측해보는 선자들의 취향이 반영되었음을 실토한다.

 논의 끝에 압축된 작품은 ‘가실’ ‘동그란 색연필’ ‘밥 먹는 나무’ ‘장수 산부인과’ ‘잔등 노을’이다.

 ‘가실’은 잘 발효된 남도 사투리의 야생적인 말맛이 일품이었으나 내용에서 농촌의 문제를 좀더 구체적으로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동그란 색연필’은 ‘뚜껑을 열고 뛰쳐나가는 각각의 눈동자들’처럼 상상력이 발랄하고 이미지를 오버랩시키는 기법이 돋보였다. 그러나 동봉한 작품 중에 긴장감을 잃고 풀어진 구절도 보여 안타까웠다.

 참신하고 세련된 감각의 잔치를 보여준 ‘밥 먹는 나무’와 굵은 시상과 따뜻한 시선이 빛나는 ‘장수 산부인과’는 당선작으로 뽑아도 손색이 없었다.

 당선작으로 결정한 ‘잔등 노을’은 이미지가 활달하고 선명하다. 대상을 그려내고자 하는 치열함이 절로 읽힌다. 직유를 줄여 행간의 이미지를 더 증폭시켰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덮고 그 치열한 힘이 그려낼 미래를 믿어보기로 했다. 치열함으로 치열함마저 넘은 담담한 마음이 이미 싹트고 있음도 소중히 보았다.

 사람들이 아닌 시의 세계로부터 축하한다는 말을 듣는 시인이 되길 바라며 우선, 당선을 축하한다.

 사진=김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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