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단편소설]심사평

입력 : 2017-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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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호> 단편소설 당선자 사진 추가
 예심에서 올라온 작품 10편 가운데 ‘불청객’ ‘오래된 씨앗’ ‘해미’ ‘연소증후군’ 네 작품을 골라냈다. ‘불청객’ ‘오래된 씨앗’ ‘해미’는 농어촌을 소재로 한 작품이고, ‘연소증후군’은 소재의 제약에서 자유로운 작품이다. 그러나 소재의 제약에서 자유롭다고 글을 쓰기 쉬운 것은 아니다.

 ‘불청객’은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10년 넘게 가꿔온 포도농원을 지역관광과 결합한 와인 생산단지로 전환했으나 실패한 뒤, 그 자리에 수제맥주 시설을 만들자던 이에게 사기까지 당하면서 목숨을 잃게 되는 농촌의 피폐한 모습을 극적으로 다뤘다. 그러나 문장이 거칠고 이야기의 구성 역시 평면적이다.

 손녀의 장기를 기증받아 생명을 연장한 노인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오래된 씨앗’은 반대로 문장마다 과도한 수사와 수식을 달아 실패한 작품이다. 노인과 어린 손녀 사이에 오가는 마음의 결도 단선적으로 그렸다.

 남은 두 작품 ‘해미’와 ‘연소증후군’은 둘 다 공들여 쓴 작품이다. 흔히 말하는 좋은 소설은 소설 속의 서사가 스스로 주제를 만들어가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해미’는 작품 앞부분이 특히나 뛰어나다. 어촌의 정경 묘사뿐 아니라 주인공이 처한 정황에 대한 묘사도 다른 작품들에 앞선다. 그런데 전시관의 총책임자가 등장하면서 이야기의 결말과 파국을 너무 쉽게 가져갔다. 차라리 총책임자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결말을 이끌어갔으면 지금보다 낫지 않았을까 싶다.

 당선작으로 뽑은 ‘연소증후군’은 다른 작품들에서 쉽게 발견되는 실수가 없는 작품이다. 보호감호소의 치료소라는 무대 설정과 거기에서 만나는 여러 인간군의 삽화도 새롭다. 소설은 현실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실과는 또 다른 낯선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역설적으로 다시 현실의 문제를 이야기한다. 그것이 바로 좋은 소설의 요건이라고 할 때 이 작품은 이야기의 전개도 무리가 없고, 어떤 사건이 새롭게 발생할 듯한 긴장감을 결말까지 놓치지 않고 끌고 간 것도 다른 작품에선 볼 수 없는 장점이라 할 것이다.

 사진=김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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