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고수되기] 골프를 공원에서 친다고?…40분만 배우면 나도 고수

입력 : 2022-05-13 00:00 수정 : 2022-05-15 09:06

[박준하 기자의 하루만에 고수되기] ⑤ 파크골프

골프공보다 커 맞히기 쉽고 규칙 간단해 남녀노소 즐겨

야구배트 쥐듯 골프채 잡고 연습장서 공 치며 감 익혀야

3~4인 조 이뤄 9개 홀 돌면 만보 걷기 거뜬…건강 만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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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전남 영광 한빛파크골프장에서 클럽을 쥐고 홀을 겨냥해 공을 치고 있다. 영광=현진 기자

골프하기엔 지갑이 얇고, 게이트볼은 뭔가 아쉽다면? 따뜻하고 걷기 좋은 요즘 날씨에 딱 어울리는 운동이 있다. 바로 파크골프다. 파크골프는 ‘파크(Park·공원)’와 ‘골프(Golf)’의 합성어로 골프장 대신 공원에서 파크골프채·공만 있으면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파크골프를 칠 수 있는 골프장도 최근 인기에 힘입어 전국 곳곳에 생기고 있다. 그 가운데 지역민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는 전남 영광군 홍농읍 성산리 ‘한빛파크골프장’을 찾아 ‘하루만에 고수되기’에 도전해봤다.



파크골프가 국내에 들어온 건 2004년이다. 대한파크골프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에서 시작했는데 골프 진입장벽을 낮추고 장애인·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도 쉽게 즐길 수 있게 한 스포츠다. 그래서인지 규칙이 복잡하지 않고 도구도 간단하다. 3∼4인이 조를 이뤄 골프에서 사용하는 채인 ‘클럽’ 하나로 어른 주먹 반만 한 플라스틱 공을 홀 9개에 넣는 것이다. 매번 타수를 기록해서 가장 적은 타수로 공을 넣은 사람이 이긴다.

한빛원자력에서 운영하는 한빛파크골프장은 영광군 읍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원래 공원이었는데 2019년 주민복지사업으로 2만3000㎡(6900평) 규모의 파크골프장으로 변신했다. 골프장으로 바뀐 공원은 서해바다 바로 옆에 있어 경치가 좋고 꽃나무를 잘 심어놔 평일에도 골프 치러 온 지역주민으로 붐빈다. 지난해 기준 방문객 2만8546명이 한빛파크골프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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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공을 넣는 홀, 파크골프클럽, 직경 6㎝ 파크골프공.

골프와 비슷하지만 더 쉬워=“파크골프가 인기가 많으니까 게이트볼장에 사람이 없다는 말이 있어요. 라운딩 가기 전에 연습장에서 딱 40분만 쳐보자고요. 제가 오늘 고수로 만들어줄게요.”

김문수 한빛파크골프회장(54)은 골프 그림자도 못 밟아봤다는 기자에게 ‘딱 40분’이면 된다고 호언장담했다. 잔디밭 필드에 나가기 전 입구 쪽에 있는 연습장에서 연습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지형으로 구성된 필드에서 실수를 줄이고 경기를 즐길 수 있다. 여기도 실제 필드처럼 홀(공을 넣는 구멍)이 있다.

86㎝인 클럽은 묵직하지만 아주 무겁진 않다. 여성이나 노인도 쉽게 들 수 있을 정도다. 클럽을 쥐는 방법은 여러가지지만 그 가운데서 김 회장은 ‘베이스볼(Baseball) 그립’을 추천했다. 베이스볼 그립은 야구 배트를 쥐는 것처럼 채를 잡는 방법으로 공에 힘을 전달하기 쉽다. 야구 배트를 쥐듯 클럽을 잡고 클럽 헤드 페이스를 목표 방향에 두고 클럽을 지면에 닿게 한다. 그런 다음 양팔을 쭉 펴서 클럽을 잡아 ‘Y자’로 만든다. 공은 양발 사이 중앙에 둔다. 직립한 상태에서 허리를 굽혀 공을 때리면 된다. 골프할 때와 똑같다. 힘차게 내리치니 ‘깡’ 하는 소리와 함께 공이 잔디밭을 굴러갔다.

공을 맞히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홀에 공을 넣는 건 제법 난이도가 있었다. 공을 넣는 홀은 골프장에 있는 것보다 크다. 골프가 어려운 사람도 쉽게 파크골프를 접할 수 있는 이유다. 힘을 조금만 더 주면 공이 멀리 가고, 힘을 덜 주면 공이 비실거리며 얼마 가지 못하고 잔디에 턱 걸린다. 몇번 왔다 갔다 하면서 어느 정도 감을 익히자, 김 회장 말대로 시간이 40분 정도 흘러 있었다.

“실제로 쳐보니 골프와 느낌이 비슷하죠? 파크골프도 골프처럼 연습장에서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실제 필드에서도 실력이 나뉘어요. 내가 어느 정도 힘을 줬을 때 공이 얼마큼 나가는지 가늠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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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파크골프장은 평일에도 경기를 즐기려고 온 지역민으로 붐빈다. 지역주민들이 즐겁게 파크골프를 하고 있다.

필드 나가면 ‘1만보’는 거뜬=‘필드’라고 부르는 본격적인 경기장은 바로 옆에 있었다. 파3(PAR3) 4개, 파4(PAR4) 4개, 파5(PAR5) 1개로 이뤄져 있는데, 여기서 숫자는 얼마 만에 공을 홀에 집어넣어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예를 들어 파3면, 40∼60m 거리에 떨어진 홀에 3번 만에 공을 넣으면 규정타수인 파가 된다. 파4는 60∼100m, 파5는 100∼150m다. 이곳은 부지가 넓은 편이라서 전체적으로 홀이 널찍하게 배치돼 있고 홀마다 숫자나 알파벳이 적힌 깃발이 꽂혀 있다.

“필드에 나가보면 하루 1만보는 거뜬하게 걸어요. 홀에 빠진 공을 주우러 가야 하고, 공을 친 다음엔 또 다음 홀로 이동도 해야 하죠. 일반 골프장이야 워낙 넓으니 카트가 있지만 파크골프장은 공원 규모라서 산책하며 경기하죠.”

연습장만 벗어났는데도 너른 풍경에 숨통이 확 트였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과 따사로운 햇살 아래서 삼삼오오 모여 파크골프를 치고 있었다. 게다가 필드에 나오니 파크골프장 옆에 있는 서해바다가 훨씬 잘 보였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파크골프를 해볼 시간이다. 각 홀에서 첫번째로 치는 공을 ‘티샷’이라고 한다. 티샷을 치려고 몇번 채를 왔다 갔다 하니 김 회장이 “공을 치기 전 연습스윙은 두번 정도가 매너”라고 알려준다.

티샷을 칠 때 양발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힘껏 공을 쳐올리자 목표 지점까지 금세 공이 날아간다. 옆에 있던 김 회장이 짝짝 손뼉을 쳐준다. “나이스샷!” 이젠 김 회장 차례. ‘고수답게’ 자세를 잡아 신중하게 공을 노려보더니 클럽으로 공을 톡 쳐서 홀에 쏙 넣는다. “우와 나이스샷! 멋져요!” 주거니 받거니 칭찬을 하며 공을 치니 힘이 나고 재밌다. 한 사람이 한번 치고 다음 사람이 한번 치는 등 번갈아서 서로 비슷한 위치에서 공을 치기 때문에 공에 맞을까 봐 걱정할 필요도 없다. ‘삐끗’해서 공이 홀을 비껴가는 일도 있지만, 홀에 시원하게 들어가면 ‘땡그랑’ 하고 경쾌한 소리가 난다.

파크골프장엔 지역민이 주로 오다보니 오며 가며 나누는 인사는 덤이다. “오늘 괜찮으세요?” “공 잘 맞나요?” 서로 안부를 묻는다. 연령대는 고령층이 많은 편이지만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게 분포했다. 2년째 파크골프를 치고 있는 임채곤씨(67·영광군 불갑면)는 “산책보다 파크골프하면서 걷는 게 훨씬 재밌다”며 “공을 때리면 성취욕도 올라가고 기분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영광=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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