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켜고 마스크 벗고 … “방구석 ‘랜선여행’ 출발합니다”

입력 : 2021-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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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하면서 온라인으로 즐기는 랜선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기자가 노트북으로 유튜브 채널 ‘킴스트래블’이 소개하는 충북 단양 랜선여행을 체험하는 모습.

코로나 시대, 여행은 이렇게

각국 관광청 홈페이지·유튜브 접속 ‘랜선여행’ 검색 후 원하는 지역 선택

1인칭 시점 화면으로 몰입감 높고 드론 촬영 풍광에 가슴 ‘뻥’ 뚫려

최근엔 지역축제까지 온라인 진행 1시간가량 전문 가이드 동행하는

여행사 패키지 상품 이용도 가능 

문화재청,  문화유산 방문코스 제공

 

누구나 마음 한쪽에 ‘코로나 풀리면’ 리스트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이 해소되면 해보고 싶은 목록을 적는 것이다. 기자의 코로나 풀리면 리스트는 마치 ‘깜지’ 쓴 듯 빽빽하지만, 맨 상단엔 늘 ‘마스크 벗고 여행’이 적혀 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풀리지 않은 이 순간에도 마스크를 벗고 여행하는 방법이 있다. 집 안에서 나 홀로 ‘랜선여행’을 떠나면 된다. 방역수칙 위반 걱정은 잠시 접어두시라. 차표를 끊는 대신 노트북만 켜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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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유튜브가 소개한 ‘서원의 길’ 영상의 한 장면. 사진=문화재청


◆방구석 랜선여행 훌쩍=랜선여행은 코로나19 시대 이전엔 상상도 못했던 여행방식이다. ‘랜선’은 인터넷 연결선을 뜻하는 단어로, 요즘은 온라인상 모든 활동을 가리킬 때 쓰인다. 즉 랜선여행은 온라인으로 하는 여행을 뜻한다. 준비물은 간단하다. 스마트폰 또는 노트북만 있으면 끝. 기자는 모처럼 여행 기분을 내려고 사이다와 삶은 달걀까지 야무지게 준비했다.

랜선여행을 떠나려면 우선 각국 관광청 홈페이지나 유튜브에서 ‘랜선여행’을 검색하면 된다. 고민 끝에 선택한 곳은 여행 유튜브 채널인 ‘킴스트래블’의 충북 단양 랜선여행이다. 영상을 본다고 무슨 여행 기분이 날까 싶겠지만, 오산이다. 단양군 적성면 이끼터널을 터벅터벅 걷는 일인칭 화면으로 시작해 몰입감을 주다가 드론으로 촬영한 드넓은 가곡면 남한강 갈대숲 풍경이 펼쳐지자 답답했던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혼자 풍경을 감상하고 싶을 때쯤 적당히 빠지고,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할 땐 슬쩍 껴드는 유튜버의 적당한 ‘낄끼빠빠(낄 데 끼고 빠질 때 빠진다)’ 내레이션은 여행의 흥을 돋운다. 물론 맛집도 빠질 수 없다. 유명 맛집의 대기번호를 받는 순간부터 생생하게 촬영한 영상을 보노라면 나도 모르게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기다린 끝에 나온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향미식당’의 탕수육을 보고 있자면 침이 꼴깍 넘어간다.

랜선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복잡한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아도 어느 때고 다른 지역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이다. 클릭 한번이면 ‘인생샷 건지는 서울 핫 플레이스’를 갈 수 있고, 눈앞에 5월의 제주 서쪽 바다가 영롱하게 펼쳐진다.

심지어 지역축제도 랜선으로 즐길 수 있다. 마침 15일부터 17일까지 ‘제5회 함양고종시 곶감축제’가, 31일까지 전남 신안의 ‘섬 겨울꽃 랜선축제’가 홈페이지에서 열린다. 오감으로 느끼는 실제 여행보단 아쉬울 수 있지만, ‘랜선여행족’을 겨냥한 4K 고해상도의 영상이나 가상현실(VR) 영상도 등장해 실감나게 즐길 수 있다.



◆전용 패키지 상품도 속속=처음 홀로 떠나는 랜선여행이 막막하다면 가이드가 있는 전용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여행업계에선 이미 ‘랜선여행’을 키워드로 다채로운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랜선여행 상품은 전문 가이드가 1시간∼1시간30분 실제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설명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랜선이므로 수십명이 동시에 참여할 수 있고, 현장투어에서 쉽지 않았던 음악이나 영상·사진 자료도 함께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채팅으로 가이드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하는 등 실시간 소통도 할 수 있다.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여행사에서 홈페이지에 미리 특정 날짜와 시간, 여행지를 올려두면 여행객이 그전까지 상품을 구매하면 된다. 예약이 확정되면 여행사에서 참여 링크를 보내주는데, 해당 시간에 애플리케이션(앱)에 접속하면 랜선여행을 함께 할 수 있다. 가격은 몇천원부터 시작해 1만원대로 합리적인 수준이다.

최근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재단도 이런 흐름에 맞춰 ‘문화유산 방문 코스’ 랜선여행 영상을 공개했다. 유구한 역사의 ‘천년 정신의 길’, 백제 숨결이 가득한 ‘백제 고도의 길’, 남도 선율이 흐르는 ‘소릿길’ 등 7곳을 360도 VR, 항공촬영 등 다양한 기법으로 소개한다. 또 각각 영상엔 국악인·아나운서 등이 등장해 재미있는 역사 이야기를 풀어낸다. 또 ‘3일간의 문화유산 스탬프투어’로 랜선 스탬프투어를 즐길 수도 있다. 장소를 찾을 때마다 화면에 랜선 스탬프를 찍어줘 소소한 재미를 제공한다.

랜선여행에 동참한 여행객들은 댓글과 후기를 통해 “추억이 많은 국내 여행지를 랜선으로 체험해 대리만족했다” “직접 가지 못해 아쉽지만, 집에서 편하게 경주에 다녀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답답한 마스크는 잠시 벗어두고 집에서 랜선으로 지난해 못 간 여행의 아쉬움을 달래보는 건 어떨까.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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