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한류열풍에 탑승할까

입력 : 2020-05-18 00:00
8일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개막전에서 전북 현대모터스 이동국이 결승골을 성공시킨 뒤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마당] 전세계가 주목하는 K리그

코로나19로 스포츠 경기 ‘올스톱’ 한국, 야구 이어 축구 무관중 개막

영국 등 36개국에 중계권 판매 외신, 이동국 첫골 세리머니 주목


K리그가 전세계 축구 팬들과 주요 방송사의 귀한 콘텐츠가 됐다. K리그는 8일 전북 현대모터스와 수원 삼성블루윙즈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올 시즌 첫발을 내디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며 축구 재개를 갈망하는 전세계를 향해 힘차게 휘슬을 불었다.

시작은 야구가 먼저였다. 5일 어린이날 개막한 국내 프로야구는 북미지역에 1억명 이상의 유료 시청자를 보유한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에 의해 생중계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ESPN과 올해 포스트 시즌까지 전 일정 중계를 계약했다. KBO는 일본의 유무선 플랫폼인 SPOZONE과도 올 시즌 전체 계약을 맺었다. 프로야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베팅 항목에도 포함되며 저변을 넓혀가는 상황이다. 국내 스포츠의 문화적 가치 전파와 더불어 새 시장도 함께 열린 셈이다.

그 바통을 축구가 이어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020 시즌 개막을 앞두고 17개국(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호주·인도·말레이시아·이스라엘·중국·마카오·홍콩·크로아티아·보스니아·세르비아·슬로베니아·몬테네그로·마케도니아·코소보)에 중계권을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실제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공식 개막전은 36개국에 생중계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기존 중계권을 사들인 17개국 외에 19개국(영국·러시아·우크라이나·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벨라루스·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몰도바·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파키스탄·아프가니스탄·방글라데시·스리랑카·네팔·부탄·몰디브)에 추가로 중계권을 팔았다고 밝혔다. 여기엔 축구 종주국인 영국 공영방송 BBC가 포함되며 눈길을 끌었다. 결과적으로 K리그의 생생한 모습은 총 36개국의 축구 팬을 찾아갔다.

개막 라운드에선 베테랑 선수들이 전세계를 향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중에서도 K리그 최고령 선수인 전북 현대 이동국(41)이 돋보였다. 그는 8일 수원 삼성과의 개막전에서 0대 0으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38분 결승골을 터뜨리며 전북 현대의 1대 0 신승을 이끌었다. 후반 15분 조규성의 교체 선수로 들어간 이동국은 손준호가 왼쪽에서 감아올린 코너킥을 득점으로 연결했다. 다소 지루한 양상으로 진행된 경기의 흐름은 이동국의 노련하면서도 정확한 한방으로 달라졌다. 그는 개막전 승리를 통해 K리그 최고령이지만 스타성 또한 최고라는 점을 과시했다.

이동국의 득점 소식은 여러 유수의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뤘다. 영국 유력지 <가디언>을 비롯해 <데일리메일> 등 복수 언론에서는 과거 미들즈브러FC에서 뛰었던 이동국이 K리그 개막전에서 골을 터뜨렸다며 조명했다. 독일 <키커>지는 SV 베르더 브레멘에서 뛰었던 이동국과 K리그 개막 소식을 묶어 상세하게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유럽에서 뛴 경력이 있는 이동국이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며 K리그 개막전은 더 큰 조명을 받았다.

이동국의 골 세리머니도 화제를 몰고 왔다. 그는 득점 후에 카메라를 향해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했다. 왼손 바닥 위에 오른손 엄지를 치켜세워 코로나19로 인해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의 세리머니에 대해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코로나19 정국 속에서 보여준 세리머니의 정석”이라고 칭찬했다. 이동국의 시작으로 이후 열린 다른 K리그 경기에서도 선수들이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를 펼치며 감동을 이어갔다.

개막 첫 라운드에선 이동국뿐 아니라 여러 베테랑 선수들이 건재를 과시했다. 2017 시즌 이후 일본 무대에 도전했던 성남FC 양동현은 3년 만의 국내 복귀전에서 해결사 능력을 뽐내며 멀티 골에 성공했다. K리그1 무대로 돌아온 골키퍼 김영광(37)도 눈부신 선방으로 힘을 보탰다. 김영광은 경남FC 소속이던 2014 시즌 이후 6시즌 만인 K리그1 복귀전에서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를 작성했다. 두 베테랑의 활약으로 김남일 감독은 데뷔전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포항 스틸러스의 ‘원클럽맨’ 김광석(37)도 부산 아이파크와의 경기에서 팀의 최후방을 지켰다. 경기 초반 실책이 있었지만 노련하게 극복하며 저지선 구실을 톡톡히 해냈다. 올 시즌 대구FC 유니폼을 입은 데얀(39)은 첫 경기에서 30분을 뛰면서도 유효 슛 3개를 기록하며 공격 활로를 뚫었다.

지난해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리그에서 뛰다가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울산 현대의 ‘블루드래곤’ 이청용(32)도 주목도에서 빠질 수 없다. 그는 9일 상주 상무와의 홈경기에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격해 90분을 소화하며 팀의 4대 0 대승을 견인했다. 이청용은 오른쪽에 국한하지 않고 중앙과 왼쪽까지 넘나드는 2선의 만능열쇠 구실을 했다. 월드 클래스를 증명하는 안정적인 볼 터치와 간결하고 정확한 패스, 그리고 득점을 지원하는 공간 창출 능력까지 보였다. 이청용은 상주 상무전에서 공격지역 패스 18차례(16회 성공)를 시도하며 팀 내 1위를 기록했다.

한편 K리그의 글로벌 흥행 기미도 보인다.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무관중 개막전은 유튜브와 트위터 등을 통해 무료 생중계됐는데 누적 접속자가 총 360만명을 넘었다. 여기에 중계권을 구입한 해외 36개국의 시청 인원까지 고려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K방역에 이어 K리그가 한류의 새바람을 일으킬지도 모르겠다.

배우근<스포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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