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당] 후광 압도한 실력…프로농구 인기 부활 이끌다

입력 : 2020-01-13 00:00
(왼쪽 사진) 부산 KT 허훈(오른쪽)이 고양 오리온 김강선의 마크를 피해 레이업슛을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 허훈(〃)이 창원 LG 김시래의 밀착마크를 제치며 골 밑으로 돌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포츠마당] ‘농구 대통령’ 2세 허훈

허재 둘째아들로 일찍이 유명세

날쌔고 재치있는 플레이 눈길 올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

국가대표 포인트가드로 성장 2020년대 기량 더 물오를 듯

19일 펼쳐지는 올스타전 참여 형 허웅과의 맞대결 기대 모아
 



이번 시즌 농구코트 최고의 화제는 ‘농구 대통령’ 허재 감독의 아들 허훈(부산 KT)이다. 허재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스타였다. 국가대표 감독도 역임했다. 허훈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친형 허웅(원주 DB)과 함께 허재의 아들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을 받았다. 농구 대통령의 피를 물려받은 형제는 대학생 시절부터 프로무대 선배들을 제치고 성인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러나 그만큼 부담도 컸다.

그런데 허훈은 프로입단 3년 만에 허재의 아들이라는 꼬리표를 떼냈다. 실력도 인기도 별 중의 별, 왕별이다. 그는 침체기에 빠진 한국 남자프로농구(KBL) 인기 재건의 일등공신으로 떠올랐다. 이번 시즌 허훈은 그야말로 프로농구의 ‘아이콘’으로 이름을 반짝이고 있다. 허훈은 지난해말 한국농구연맹이 실시한 올스타 인기투표에서 총 11만4187표 중 5만104표를 받았다. 4만5952표를 받은 김시래(창원 LG)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최다득표 영예를 안았다. 그만한 실력이 뒷받침됐다.

허훈은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득점 16.1점에 7.3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스타 기근에 목마른 KBL에 단비가 됐다. 그는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국내 선수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막 전성기를 향해 달려갈 나이라 그의 기량은 2020년대 더욱 물이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데뷔 초반만 해도 슈터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서동철 부산 KT 감독의 집중조련과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농구 대통령 DNA’가 시너지효과를 일으켰다. 단숨에 KBL 최고 포인트가드 위치까지 올랐다. 실제로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어시스트 7개를 넘긴 선수는 허훈이 유일하다. 2위 김시래는 5.5개다.

허훈은 넓은 시야와 돌파능력, 타고난 볼 터치 감각으로 한동안 농구장을 외면하던 팬들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돌파하다 동료에게 볼을 넘겨주거나, 패스하는 척하면서 3점 슛을 꽂아넣는 모습은 농구대잔치 시절 ‘오빠부대’의 총수였던 이상민(현 서울 삼성 감독)의 현역 때와 견줄 만하다.

허훈의 기량이 급상승하면서 한국 남자농구대표팀도 웃고 있다. KBL엔 양동근(울산 현대모비스) 이후 눈에 띄는 포인트가드가 없었다. 한국 선수는 외국인 선수에 비해 신체조건이 좋지 않다. 그래서 민완 포인트가드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이 필수다. 허훈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한때 국가대표 발탁을 두고 논란이 제기됐지만 이젠 향후 10년간 농구대표팀 앞선을 책임질 대들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허훈에게 신작로만 펼쳐지진 않았다. 그는 지난해 12월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7연승을 달리던 소속팀 KT도 흔들렸다. 그가 빠진 기간에 5연패를 당하는 등 1승7패로 부진했다. 그러나 허훈은 25일 만인 8일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 모습을 나타냈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22분을 뛰며 8점 6어시스트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지만 그의 복귀로 소속팀 KT는 숨통이 트였다. 전체 리그도 활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2019~2020 올스타전은 허훈과 김시래 팀으로 나눠 대결한다. 올스타전 팬 투표 1위 허훈이 이끄는 ‘팀 허훈’에는 김종규(원주 DB)·김준일(서울 삼성)·정희재(창원 LG)·김낙현(인천 전자랜드)·라건아·송교창·이대성·이정현(이상 전주 KCC)·박지훈(안양 KGC)·김현민(부산 KT)·김국찬(울산 현대모비스)이 포함됐다.

이에 맞서는 주장 김시래가 이끄는 ‘팀 김시래’ 는 허웅(원주 DB)·이관희(서울 삼성)·김동량·캐디 라렌(이상 창원 LG)·김선형·전태풍·최준용(이상 서울 SK)·이승현(고양 오리온)·양홍석(부산 KT)·리온 윌리엄스·양동근(이상 울산 현대모비스)으로 구성됐다. 여기에 양팀 주장의 특별 멘토로 허재 전 감독과 김유택 SPOTV(스포티비) 해설위원이 함께 출연해 팬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다. 허훈과 허웅 형제의 올스타전 맞대결도 관전 포인트다.

배우근<스포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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