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마당] 한국 겨울스포츠의 새 강자 ‘여자배구’

입력 : 2019-12-02 00:00
‘도드람 2019-2020 V-리그’ 개막에 앞서 10월17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각 팀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GS칼텍스 강소휘, 현대건설 이다영, 흥국생명 이재영, IBK기업은행 표승주, KGC인삼공사 오지영, 한국도로공사 문정원. 사진=연합뉴스

흥행가도 달리는 여자프로배구

2012년 런던올림픽 4강 진출 계기 국민적 관심 받으며 인기 급상승

이후 여러 국제대회서도 꾸준히 좋은 성적 거둬 인지도 ‘쑥’

세계적 톱스타 김연경 존재도 여자배구 인기상승 한 요인

이재영·양효진·강소휘 등 스타플레이어 대거 등장

6개 구단들 전력 평준화로 매 경기 ‘박진감’ 팬들 환호
 


한때 겨울스포츠의 꽃은 농구였다. 지금은 아니다. 배구가 대세다. 특히 여자배구의 경쟁력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여자배구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리자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 중계까지 늦출 정도였다. 올해에도 배구 인기는 식지 않고 있다. 장경민 한국배구연맹(KOVO) 홍보팀장은 “수치상으로나 현장에서 체감해도 지난해와 비교해 인기가 더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여자배구가 겨울스포츠에서 흥행가도를 달리게 된 이유는 크게 다음의 4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우선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성적을 냈다. 그 중심에 슈퍼스타 김연경이 있다. 그리고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의 기량을 확인하고 영입을 결정하는 제도인 트라이아웃(Tryout) 방식을 외국인 선수에게 도입한 것의 반작용으로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됐다. 마지막으로 리그 내 전력 평준화를 들 수 있다.

여자배구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강에 진출하며 전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도 8강에 들어가며 배구라는 종목의 인지도가 계속 상승했다. 그 이전까지는 여자배구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올림픽과 같은 큰 규모의 대회에서 성적을 내며 단기간에 저변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여자배구의 인기를 논할 때 ‘걸크러쉬’ 김연경(31·터키 엑자시바시)이라는 존재를 빠뜨릴 수 없다. 세계적 톱클래스 반열에 오른 김연경은 코트에서의 뛰어난 기량뿐 아니라 각종 방송에 얼굴을 비추며 여자배구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장 팀장은 지상파 MBC 방송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김연경이 출연한 것을 예로 들며 “시청률 10% 수준의 인기프로그램에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 뛰는 장면이 오랫동안 나갔다. 덕분에 배구의 박진감이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여자배구의 인기상승 요인으로 국내 선수들의 분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자배구는 지난 2015년부터 외국인 선수와의 계약 방식을 변경했다. 자유계약(연봉 상한액 28만달러)에서 트라이아웃(연봉 상한액 15만달러)으로 외국인 선발제도를 바꿨다. 천정부지로 올라가던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잡아야 했던 것. 그 결과 외국인 선수의 수준이 이전에 비해 낮아졌다. 대신 국내 선수들의 기량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국내 스타가 발굴되는 효과가 발생한 것. 현재 리그에는 이재영(23·흥국생명), 양효진(30·현대건설), 강소휘(22·GS칼텍스) 등 걸출한 토종 선수들이 나오는 등 6개 구단에 스타플레이어가 골고루 자리 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력 평준화를 들 수 있다. 전력이 엇비슷하면 치열한 순위싸움이 벌어지게 되고 매 경기 긴장감이 더할 수밖에 없다. 매년 남녀 배구의 인기가 동반상승하고 있는데, 남자배구보다 여자배구는 각 구단의 전력이 더 평준화돼 있다. 장 팀장은 “여자배구에는 절대강자가 따로 없다. 절대약자도 없다. 팬들 입장에서 어느 팀이 승리할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런 측면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더 많은 관심과 중계방송 시청률이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처럼 여자배구는 지난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부터 시작해 최근 국내 리그가 활성화되기까지 7년 이상 관심이 누적되며 겨울 실내스포츠의 핵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았다. 그러나 배구연맹과 각 구단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조금 더 팬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팬 퍼스트’가 기본 방침이다. 선수들은 코트에서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팬들과의 스킨십에도 적극적이다. 그 결과 팬들은 “선수들이 경기에 지고 피곤해도 웃으면서 사진을 찍어주고 사인도 해준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배구는 농구와의 경쟁에서도 겸손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배구가 농구를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들떠 있지도 않다. 시청률은 우리가 앞서 있지만, 팀 규모와 전체 관중 수, 유소년 학생까지 생각하면 아직 따라가는 입장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최근 주중 경기를 최소화하고 주말 경기를 늘리고 있다. 방송사에선 감독에게 마이크를 채워 생생한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라커룸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아직 배구가 시도하지 못한 부분이다” 배구연맹 관계자는 이처럼 말하며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배우근<스포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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