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돋보기] 집 찾기 ‘로망’과 ‘현실’ 풀어내다

입력 : 2019-05-15 00:00
‘부동산 예능’으로 불리는 MBC ‘구해줘! 홈즈’ 포스터.

[대중문화 돋보기] 부동산 예능 ‘구해줘! 홈즈’

연예인들이 대신 집 구하러 ‘출동’

의식주 중 ‘주택’ 소재 프로그램 투자보다 삶의 공간으로 재조명



요즘 예능프로그램들은 특별한 것보다 일상을 화면에 담아낸다. 시청자의 관심이 ‘선망’이 아닌 ‘공감’에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예인들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토크쇼 같은 형식은 점차 구시대의 유물이 되고 있다. 대신 서민들의 삶 깊숙이 들어온 아이템들이 그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MBC <구해줘! 홈즈>는 이러한 예능 트렌드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어 ‘5인 가족이 함께 살 전원주택’을 찾는 신청자의 의뢰를 받은 연예인들이 대신 집 구하기에 나서는 이 프로그램은 ‘부동산 예능’으로도 불린다. 이사를 위해 집을 알아보러 다니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송은 단순히 집 찾기 대행의 힘겨움을 웃음으로 풀어내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구해줘! 홈즈>는 새로운 집을 찾으러 다닐 때 품게 되는 판타지나 어쩔 수 없이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감 또한 담아낸다. 부모와 삼남매를 위해 찾은 경기 이천의 집들은 한번쯤 살아보고픈 ‘로망’을 자극한다. 복잡한 도시에서 살다보면 꿈꾸게 되는 한적한 곳에서의 전원생활이 주는 판타지는 꽤 강렬하다. 특히 땅값·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있는 서울에선 언감생심인 넓은 마당이 있는 집, 구석구석 배려와 아이디어가 넘치는 인테리어는 시청자의 마음을 잡아끄는 중요한 요소다. 그 집을 하나하나 꼼꼼히 들여다보며 놀라워하고 감동하는 출연진의 반응은 시청자의 마음을 대변한다.

<구해줘! 홈즈>는 판타지 속에서도 뒤따라오는 현실을 놓치지 않는다. ‘뭣 때문에 복잡한 도심에서 비싸기만 하고 작은 집에서 아등바등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앞설 때, 프로그램은 현실적인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직장 출·퇴근 및 자녀의 등·하교 시간은 물론이요, 단독주택의 독립된 삶이 주는 자유와 더불어 스스로 집을 관리하는 데 써야 하는 시간과 비용 등을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집과 관련된 현실적인 문제 속에서도 때론 서울 강남에서 비교적 가격이 낮고 괜찮은 집을 발견하는 등 희망을 보여주기도 한다.

<구해줘! 홈즈>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관심사일 수밖에 없는 의식주 중 주택을 소재로 가져왔다. 그리고 연예인들이 발품을 팔아 의뢰인에게 적합한 집들을 찾아낸다. 조금은 단순한 설정이지만, 여기에 출연진을 두팀으로 나눠 경쟁구도를 집어넣었다. 두팀이 각자 찾아온 집 중 의뢰인이 어떤 것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팀의 승패가 갈린다. 이러한 경쟁을 통해 각 팀은 상대팀의 집에 대해 날카롭게 평가한다. 이를 통해 흥미는 물론이고, 특정 집을 무한 상찬하는 홍보적 성격을 떨쳐낸다. 서울뿐만 아니라 부산과 경기 이천·용인, 강원 양양 등 어느 한 지역이나 도시 중심으로 부동산을 찾지 않고 지역을 안배하는 것도 적절하다.

무엇보다 이 프로그램은 사는 지역, 집 평수 등 부동산 지표에 따라 사람의 경제 수준을 구분하는 요즘 세태에서 벗어나 진짜 집이 주는 의미를 찾아간다. 부동산 과열은 투자와 주거 사이의 균형이 깨지면서 생겨나는 일이다. 투자보다는 사람이 살아가기에 좋은 공간으로서 집을 다시 조명하는 것만으로도 이 프로그램의 가치는 충분하다.

아직 요원하긴 하지만 그래도 집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비싸고 천편일률적인 도심의 아파트가 아닌, 중심지와 조금 떨어졌더라도 단독주택을 선호하고 나아가 전원주택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건, 집이 주는 따스한 정서를 찾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구해줘! 홈즈>가 이러한 집에 대한 관점을 새로이 되짚어줄 수 있다면 그만한 성공도 없을 것이다.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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