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 배설물 먹는 반려견

입력 : 2018-11-09 00:00 수정 : 2018-11-11 00:00

남다른 식성 ‘식분증’ 어떻게 고치지?

영양부족, 트라우마 등 원인 다양 고품질 사료 먹이거나 주기적 구충

볼일 보면 바로 치워 깨끗하게 하고 배변 때 칭찬하며 바른 습관 들여야
 


Q : 반려견이 가끔 자신의 변을 먹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하죠?



A : 반려견이 자기 변이나 다른 개의 변을 먹는 행동을 ‘식분증(食糞症)’ 또는 ‘호분증(好糞症)’이라고 합니다. 반려견의 식분증 때문에 곤란을 겪는 보호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보통 강아지는 친근감의 표시로 보호자의 얼굴이나 손을 혀로 핥는데, 변을 먹은 후에 그런 행동을 한다면 심한 거부감이 들겠지요.

반려견이 변을 먹는 원인은 다양합니다.

우선 어미가 새끼의 변을 먹어서 치우는 것을 보고 배운 강아지들이 식분증을 앓을 수 있습니다. 어미 개는 새끼를 키울 때 주변 환경을 깨끗이 하기 위해 새끼의 변을 먹곤 합니다. 이를 보고 자란 강아지들 가운데 일부는 어미처럼 자신의 변을 먹어 주변을 정리합니다. 만약 강아지가 좁은 울타리 안에 갇혀 산다면 식분증은 더 심해집니다. 따라서 울타리 안에 두더라도 강아지의 방석과 대변판 사이 거리를 어느 정도 떼어놓아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볼일을 보면 바로 치워서 반려견이 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줍니다.  

영양부족 때문에 식분증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옛날 동네에 떠도는 개들을 흔히 ‘똥개’라고 불렀습니다. 실제 먹이가 부족한 상황에서 영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변을 먹는 떠돌이 개들이 많았습니다. 이와 같이 요즘 강아지들도 자신에게 영양분이 부족하다고 느끼면 변을 먹어 영양분을 보충하려고 합니다. 이럴 땐 사료의 영양성분을 확인해보고 좀더 품질이 좋은 사료로 바꿔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참 자랄 때는 먹이의 양이 부족해서 변을 먹을 수도 있으니 영양상태에 대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바람직합니다.

또 간혹 기생충 때문에 영양소 부족을 느낄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구충을 해줘야 합니다. 비타민·미네랄 보충을 위해 강아지용 영양제나 과일·채소를 먹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식분증은 배변훈련 때 받은 트라우마에 의해서도 나타납니다. 볼일을 아무 데나 봤다고 체벌을 하면 어린 강아지는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자기의 변을 보호자가 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보지 않는 구석에 볼일을 보거나 변을 먹어버리지요. 이러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선 강아지가 배변훈련을 잘못할 때 혼을 내는 ‘부정 강화’ 방식이 아니라, 잘했을 때 칭찬하는 ‘긍정 강화’ 방식으로 교육해야 합니다. 즉 보호자가 원하는 곳에 강아지가 볼일을 보면 간식을 주며 칭찬해주는 것이지요. 이를 반복하다보면 강아지도 특정 장소에 배변하면 즐거운 일이 생긴다는 것을 깨닫고 올바른 습관을 갖게 됩니다. 이때 보호자가 인내심을 갖고 반복훈련을 해주는 게 중요합니다.

보호자가 볼까 봐 변을 먹는 것과 반대로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식분증 증상을 보이는 반려견도 있습니다. 이때 강아지는 관심 자체를 원하기 때문에 주인이 혼을 내든 달래든 상관없이 변을 먹는 행동을 반복합니다. 특히 분리불안증이 있는 강아지들은 변을 먹으면 많은 관심을 받게 된다는 것을 알고 더 심한 행동을 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해결방법은 올바른 행동을 할 때는 간식이나 칭찬을 통해 확실한 보상을 주고, 그른 행동을 했을 때는 철저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입니다. 반려견이 변을 먹었을 때는 무관심한 듯 조용히 자리를 치우고, 보호자가 원하는 행동을 했을 때만 칭찬하며 반응을 보이는 것이지요. 무엇보다 강아지가 변을 먹는 행동으로는 절대 관심을 끌 수 없다는 점을 깨닫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밖에도 일상이 너무 무료해 심심풀이로 변을 먹기도 합니다. 이럴 땐 주기적인 산책으로 활기를 불어넣어주고 혼자서도 잘 놀 수 있는 노즈워크(Nose work·간식을 곳곳에 숨겨둘 수 있는 장난감 모형이나 천)를 마련해주면 행동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위와 같은 원인이 모두 해당 사항이 아니라면 건강에 다른 이상이 있을 수 있으니 동물병원에서 상담받아보기를 권합니다.

박종무<평화와생명동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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