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돋보기] 1인 방송 전성시대

입력 : 2018-09-14 00:00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에 출연 중인 크리에이터 밴쯔.

비전문가들의 참신한 방송…누리꾼에 통하다

몇몇 매체 독점하던 콘텐츠 생산 1인 방송 등 개인 미디어로 확산

각양각색 주제, 소비자 기대 충족 부적절·자극적 방송은 ‘뜨거운 감자’

 

유튜브 등 동영상 공유 사이트에서 1인 방송을 하는 사람을 ‘크리에이터(Creator)’라고 한다. 크리에이터는 자신이 직접 기획한 콘텐츠로 방송을 만들어 누리꾼들과 소통한다.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크리에이터가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직종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1인 방송이 새로운 방송 트렌드로 자리 잡은 건 이미 오래전의 일이다. 2017년 종영한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만 봐도 알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지상파 방송사가 온라인 공간에서만 소비되던 1인 방송을 소재로 다룸으로써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막을 내리면서 텔레비전에서 1인 방송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더욱더 독자적인 방송 영역을 구축하면서 JTBC <랜선라이프-크리에이터가 사는 법(이하 랜선라이프)>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1인 방송이 다시 텔레비전 속으로 돌아왔다. <랜선라이프>에는 크리에이터로 공고한 팬덤을 갖고 있는 대도서관과 그의 아내이자 크리에이터인 윰댕, 그리고 먹방(먹는 방송)으로 해외 팬까지 거느린 밴쯔, 뷰티크리에이터 씬님이 출연하고 있다.

<랜선라이프>는 스타가 된 크리에이터들을 대하는 사회의 관점이 달라졌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방송은 관찰카메라로 크리에이터들의 일상을 쫓는다. 그들이 어떻게 1인 방송을 만들고 어떤 방식으로 팬과 소통하는지, 자기 관리법은 무엇인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방송을 통한 광고수익으로 1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올리는 크리에이터들의 범상치 않은 삶이 카메라에 담긴다. 또한 방송은 이들의 위상이 연예인과 다를 바 없거나 그 이상이라는 점도 틈틈이 드러낸다.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코미디언 이영자는 ‘먹방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밴쯔의 놀라운 먹방과 그 와중에도 철저하게 몸매 관리를 하는 모습에 경의를 표하기도 한다.

크리에이터의 부상은 달라진 미디어 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과거 몇몇 미디어가 독점적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시키는 주체로서 군림했다면 이제는 아니다. 1인 방송처럼 개인 미디어가 확산하면서 콘텐츠 제작의 독점이 사라지고 있는 것. 온라인 공간에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개인 방송들은 처음에는 소소한 사용자제작콘텐츠(UCC)처럼 등장했다. 그러나 차츰 각양각색의 콘텐츠를 다루면서 본격적인 방송의 형태를 띠게 됐고 다양한 취향을 가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시작했다.

이제 방송 콘텐츠를 보기 위해 텔레비전을 켜는 시대는 지나가버렸다. 대신 누구나 컴퓨터 혹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하면 넘쳐나는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게 됐다. 지상파 같은 기성 미디어가 만들어내는 큰 규모의 콘텐츠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생산한 개성 넘치는 콘텐츠는 소규모라도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

1인 방송과 크리에이터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연예인들도 그 영역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들어 김준호·강유미 같은 코미디언이나 에이핑크의 윤보미, 악동뮤지션의 이수현 등 가수들도 각자의 콘텐츠로 크리에이터 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기존의 미디어가 개인 미디어의 도전을 받는 상황 속에서 기존 미디어가 탄생시킨 연예인들이 새로운 미디어로 유입되고 있다는 건 의미심장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성능 좋은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방송이 가능한 요즘 같은 시대엔 모두가 잠재적인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개인 방송엔 이렇다 할 규정이 정해져 있지 않아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방송 내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하지만 변화의 흐름은 되돌릴 수 없다. 어쩌면 미래의 방송 콘텐츠 주역은 우리 모두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정덕현<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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