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연필 종류] 다 똑같다고?…한번 그어봐, 내 성질 보여줄게

입력 : 2018-03-19 00:00

1795년 프랑스 과학자 ‘콩테’

흑연·점토 섞어 굽는 심 제조법 고안 비율따라 여러 종류로 만들 수 있어

흑연·점토 1대1비율로 섞은 ‘HB’ H는 단단함, B는 검은 정도 나타내

B계열은 HB보다 흑연 비율 더 높고 H계열은 흑연보다 점토 비율 높아
 


보통 연필이라 하면 흑연심이 들어간 ‘흑연 연필’을 말한다. 흑연 연필은 16세기 영국 보로데일(Borrowdale)에서 흑연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연필은 흑연 막대기에 불과했다. 현대적인 연필은 1795년 프랑스 과학자 니콜라 자크 콩테(Nicola Jacques Conte)가 발명했다. 그는 흑연 가루와 점토를 섞어 원통 모양으로 만든 뒤 가마에서 굽는 방식의 연필심 제조법을 고안했다. 이 방법이 등장한 이후 흑연과 점토의 구성비를 달리하면서 여러 종류의 연필을 만들 수 있게 됐다.



◆HB=연필 종류는 흑연과 점토를 혼합하는 비율에 따라 구분된다. HB연필은 흑연과 점토를 같은 비율로 섞어 만든 것이다. HB의 H는 단단한 정도(Hardness)를, B는 검은 정도(Blackness)를 뜻한다. HB연필은 적당히 단단하면서도 적당히 검은 연필로, 필기할 때 주로 사용된다. HB연필은 F연필이라고도 불린다.

참고로 세계적인 필기구 회사인 파버카스텔(Faber-Castell)의 HB연필 한자루로 그을 수 있는 선의 길이는 56㎞에 이른다.



◆2B=B계열 연필은 HB연필보다 흑연의 비율이 더 높다. B·2B·4B·6B 연필 등이 있으며 숫자가 클수록 연필심이 무르고 색이 진하다. 이중 적당히 물러 필기감이 부드러운 2B연필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특히 2B연필은 비교적 덜 섬세하고 굵은 선을 그을 때 쓰기 좋다. 한평생 연필로 그림을 그린 고(故) 원석연 화백은 2B연필만으로 어떤 채색화 못지않은 다채로운 세계를 만들어냈다. 그가 2B연필을 고집한 이유는 4B연필이 너무 무른 데다 값도 비싸기 때문이었다.



◆4B=학창시절 미술 시간에 누구나 한번쯤은 손에 쥐어봤던 바로 그 연필이다. 4B연필은 알맞게 단단하고 진하기 때문에 미술용으로 많이 쓰인다. 단 쉽게 묻어나는 탓에 4B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데는 손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6B=4B연필보다 더 무르고 진한 연필이다. 심이 무척 굵어 그림 그리기에 웬만큼 내공이 없다면 밑그림 그리기조차 쉽지 않다. 하지만 6B연필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검은색은 뭇 화가들의 로망이다.



◆H=B계열 연필과 대조적으로 H계열 연필은 흑연보다 점토의 비율이 더 높다. H·2H·3H 연필 등이 있으며 이 가운데 H연필이 많이 쓰인다. H연필은 심이 단단하고 연해 제도용으로 적합하다. 프랑스의 전설적인 만화가 알베르 우데르조(Albert Uderzo)는 ‘아스테릭스’와 ‘클레오파트라’를 그릴 때 단단한 H계열 연필은 단 한자루를 사용했던 반면 부드러운 B계열 연필은 62자루나 썼다고 한다. 두 연필의 단단함이 얼마나 다른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그밖의 연필들=지금까지 소개한 흑연 연필 외에도 흥미로운 연필이 많다. 색연필이 대표적이다. 색연필에는 왁스(wax)나 기름 성분의 심이 들어가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 목탄으로 만든 목탄 연필은 흑연 연필보다 더 진하며 문지르면 쉽게 묻어나오는 특징을 갖는다. 최근에는 물에 닿으면 지워지는 성분으로 만들어진 수채 연필도 등장했다. 수채 연필로 밑그림을 그린 뒤 물 묻은 붓으로 문지르면 먹으로 채색한 듯한 독특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참고자료=<연필의 101가지 사용법>(피터 그레이 지음), <연필의 힘>(가이 필드 지음), 사진제공=스테들러

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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