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변호사의 법률상담 / 빌린 돈보다 큰 토지 ‘대물변제’…무효 아닌가

입력 : 2011-04-04 00:00

토지반환 불가…차액지급 요구 가능 … 담보통해 채권액 넘는 이익은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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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김갑동으로부터 1억원을 빌리면서 이자는 연 10%를 주기로 했고, 1년 후에 갚기로 했습니다. 만약 1년 후까지 갚지 못할 경우 시가 2억원가량의 제 소유 토지를 이전해 주기로 했습니다. 저는 위 약속을 지키지 못했고, 제 소유 토지를 매매계약을 등기원인으로 하여 김갑동에게 이전해 줬습니다.

김갑동은 위 토지를 이전 받자마자 외지인에게 팔았습니다. 빌린 돈보다 두배에 가까운 시가의 토지를 이전해 주는 것은 무효라고 생각해 토지를 돌려받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김갑동에게 시가와 빌린 돈의 차액을 달라는 요구를 할 수 있나요.

<답> 위 사례를 ‘대물변제 예약”이라고 하는데, 이는 채무자가 본래의 급부에 갈음하여 다른 급부를 할 것을 미리 약속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래 대물변제의 예약은 채무 결제의 예비적 수단으로 활용할 예정이었으나, 실제 거래에서는 대물에 의한 변제와는 관계없이 채권에 대한 변칙적 담보제도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민법 제607조는 ‘차용물의 반환에 관해 차주가 차용물에 갈음하여 다른 재산권을 이전할 것을 예약한 경우에는 그 재산의 예약 당시 가액이 차용액 및 이에 붙인 이자의 합산액을 넘지 못한다’ 고 규정하고, 제608조는 ‘위 607조를 위반한 당사자의 약정으로서 차주에 불리한 것은 환매나 기타 여하한 명목이라도 그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물변제 예약 당시의 시가가 차용액 및 이자 합산액을 넘어서므로 위 민법 규정에 의해 무효를 주장하고 토지를 돌려받을 수 있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으나, 대법원 판례는 담보부동산의 시가에서 채권액을 뺀 나머지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할 뿐 대물변제 예약 전부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대판 91다11223 등).

김갑동은 ‘가등기 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청산기간(채무자에게 청산금 평가액과 관련한 통지가 도달한 날로부터 2개월)이 지난 후에 청산금(담보 목적 부동산의 가액에서 채권액을 뺀 나머지)을 지급함으로써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 할 것입니다(동법 제2, 3, 4조).

문제는 김갑동이 이런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지인에게 토지를 매도했기 때문에 김갑동과 외지인간 매매계약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것입니다. 외지인이 귀하와 김갑동간의 위와 같은 문제를 알았다고 볼 수 없어 보이는 바, 외지인의 소유권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할 것입니다(동법 제11조). 귀하는 토지를 되찾을 수 없지만, 이전해 준 토지의 가액과 차용금의 차액을 지급해 줄 것을 김갑동에게 요구할 수는 있습니다.

채권담보의 취지는 채권의 가치를 확보하는 데 있으므로, 채권자가 담보를 통해 그 채권액 이상의 이익을 얻는다는 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가등기 담보 등에 관한 법률은 대물변제 예약과 결부된 담보계약 및 그 담보의 목적으로 경료된 가등기 또는 소유권 이전등기에 관해 적용된다 할 것입니다(동법 제1, 2조). 채권자가 폭리를 취할 가능성이 높은 담보제도를 규제하는 데 의의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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