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품 팔아 열정을 사다

입력 : 2021-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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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좋아하던 물건들을 팔아 새로운 취미생활을 즐기는 송호준 미디어 아티스트.

판매금 모아 요트 구입…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중고거래의 매력은 내게 효용을 다한 물건이 다른 누군가에겐 새로운 열정을 가져다준다는 데 있다. 이런 중고거래의 매력에 흠뻑 빠진 미디어 아티스트 송호준 작가(44)는 좋아하던 물건을 모두 팔고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 화제다.

송 작가는 일명 ‘덕후’로 알려졌다. 덕후란 어떤 분야에 몰두해 전문가 이상의 열정·흥미를 가진 사람을 뜻하는 말로, 일본어 ‘오타쿠’를 한국식으로 발음한 ‘오덕후’의 줄임말이다. 그의 관심사는 우주·음악·예술·등산 등 다양하다. 한번 관심이 생기면 그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데, 2013년에는 우주에 관심이 생겨 개인으로는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제작해 쏘아 올리며 덕후 기질을 인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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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장터’가 송 작가와 함께 진행한 ‘송호준 요트 프로젝트’ 기획전 화면. 사진제공=번개장터

“이번에 관심이 생긴 것은 바다예요. 지난해 <요트원정대>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바다를 항해한 뒤 요트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디지털로 가득한 복잡한 세상을 떠나 먼 바다로 가고 싶어 아예 요트를 사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는 요트를 사기 위해 자신의 작업실을 채우고 있던 예술작품과 생필품을 팔기 시작했다. 음악에 빠졌을 때 그가 사용하던 연주용 탬버린은 새롭게 음악의 길로 접어든 누군가에게 4만원에 팔렸다. 또 800만원짜리 지프 랭글러는 서울에서 제주도로 이사한 사람이 여가용으로 구매했다. 이외에도 송 작가는 예술작품을 만들 때 사용하던 공구세트를 3만원, 캠핑용품을 20만원에 팔았다. 이렇게 10개월간 중고거래로 244개 상품을 판매해 약 4000만원을 모았고, 자금을 더 보태 1억원에 달하는 중고 요트를 구매해 7월 바다로 떠났다.

송 작가가 바다로 떠나는 데 도움을 준 것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다. ‘취향을 잇는 거래’라는 슬로건으로 골프·캠핑 등 유행하는 취미를 테마로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하는 번개장터에서 ‘송호준 요트 프로젝트’라는 기획전을 벌인 것이다. 또 번개장터는 물건을 판매하는 과정과 중고거래 후 바다로 떠나는 송 작가의 이야기를 담은 책 <송호준 요트 프로젝트 대장정을 담은 기록집>도 내줬다. 덕분에 그는 이번 기획전을 통해 물건을 파는 것은 물론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도 가졌다.

송 작가는 “요트 구매에 성공한 것도 좋지만, 가지고 있던 대부분의 짐을 정리해 과거의 나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생각을 품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앞으로도 자주 ‘리셋’하며 힘을 얻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지민 기자 wes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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