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고향 물해설사’ 강 생태부터 역사까지…농어촌용수 가치 알려

입력 : 2020-02-28 00:00

[자연에서 찾은 제2의 삶] 내고향 물해설사 이종진씨<전북 익산>

한국농어촌공사 재직하면서 하천·농업수리시설 관심 생겨

퇴직 후 해설사 활동…올해 5년째 만경강 알려

학생·방문객 대상 강의…책도 출간 저수지 청소·시설 관리 ‘솔선수범’
 


“전북 북부에 흐르는 만경강은 유역이 넓진 않지만 전북 인구 중 60% 이상이 혜택을 누리고 있어요. 하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아 안타깝죠.”

오늘도 강변을 청소하려고 쓰레기봉투를 챙겨 나왔다는 이종진씨(65)는 전북 익산에서 활동하는 ‘내고향 물해설사’다. 내고향 물해설사는 농업 수리시설 주변지역의 문화·역사·생태 자원을 활용해 농어촌용수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는 일을 한다. 한국농어촌공사에서 2014년부터 양성하기 시작해 현재 전국에 45명, 전북에서는 4명이 활동하고 있다.

2016년에 내고향 물해설사가 된 이씨는 40여 년간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일했다. 자연스레 지역농업 수리시설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시민들이 하천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하천을 지키는 행정정책도 발전할 수 없단 생각을 했었다. 퇴직 후 내고향 물해설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다.

내고향 물해설사가 된 이씨는 초기에는 주로 공사가 주최하는 행사에서 강사로 활동하다 점차 활동범위를 넓혀갔다. 현재 지역 내 학교를 다니며 학생들에게 만경강을 둘러싼 역사와 수리시설의 가치 등을 알리고 있다. 또 재능기부 형태로 하천을 다니며 방문객에게 해설하기도 한다. 만경강 관련 각종 사진과 지도를 찾아 만경강의 시대별 모습, 만경강 상류와 상수도 이야기 등을 담은 <만경강의 숨은 이야기>라는 책도 출간했다.

이밖에 이씨는 하천환경을 정비하고 역사적인 수리시설을 지키는 일도 한다. 만경강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동호회 ‘만경강N(엔)’ 회원들과 주기적으로 지역 내 하천과 저수지를 돌며 청소한다.

또 내고향 물해설사 동료들과 함께 방치된 수리시설을 알리고 관리한다. 백제 중엽 3대 호수였던 황등호에 새로운 안내판을 세우기도 했다.

“만경강엔 ‘입석갑문’이란 게 있어요. 일제강점기 때 바닷물이 강으로 역류하지 않게 한 시설이죠. 보존됐긴 하지만 관리가 잘 안돼 자주 가서 풀도 베고, 쓰레기도 줍습니다.”

내고향 물해설사란 직업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사와 환경·농업에 관심이 많은 이들 사이에선 주목받고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나 마을사무장 일과 병행하는 귀촌인도 많다. 이씨는 “내고향 물해설사는 안정적인 수입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금전적·시간적으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다면 중장년 귀촌인에게 보람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익산=김민지 기자 vivi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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