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부동산 이야기] “도시로 다시 돌아갈래”…시골 땅·집 팔리지 않는다면?

입력 : 2021-08-25 00:00
시골 땅을 사거나 집을 지을 때 내 생각과 취향만으로 선택·결정할 게 아니라 훗날 불가피하게 처분해야 할 상황까지 고려한 ‘출구전략’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다.

[귀농귀촌 부동산 이야기] (41) 출구전략이 필요한 이유

오지 땅·너무 큰 집 팔 때 제약

편리한 교통망·강소주택 유리

 

인생 2막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도시민 중 상당수는 “시골로 내려가면 그곳에서 뼈를 묻겠다”고 말한다. 그래서 ‘원시적’ 자연인이 등장하는 오지 중 오지의 땅을 사거나 자신의 생각대로만 집을 짓는 등 ‘퇴로’ 없는 선택을 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강원 홍천의 산골에서 12년째 사는 필자 주변만 보더라도 귀농·귀촌했다가 이런저런 이유로 다시 도시로 되돌아간 이들이 꽤 있다.

도시로 돌아가려면 시골 땅과 집을 정리해야 한다. 이때 매물로 내놔도 팔리지 않거나 손해를 감수하고 급매로 처분할 수밖에 없다면 큰 낭패다. 애초 땅 사고 집 지을 때 ‘출구전략’까지 염두에 두고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하는 이유다.

퇴로 없는 땅 매입의 대표적인 예는 모 인기 방송프로그램인 ‘나는 자연인이다’를 따라 하는 경우다. 대개 아내들은 인적 끊긴 오지의 터를 꺼리지만 남편들은 열광한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오지에서의 원시적 삶이 얼마나 고되고 불편한지 깨닫게 된다. 농촌소멸 위기가 가속화하면 살기 불편한 오지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다.

귀농인 대출 지원책 등을 활용해 농지를 살 때도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청년농부 K씨(30)는 지난해 3억원을 대출받아 농지를 사고 농업시설도 갖췄다. 그는 값도 싸고 경지정리가 잘된 농업진흥지역(옛 절대농지)이 아니라 비싸지만 활용도가 높은 계획관리지역 내 농지를 샀다.

K씨가 대출받은 3억원은 연리 2%, 5년 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 그는 “6년차부터 매년 원금 3000만원과 이자(첫해 600만원)를 상환해야 하는데 최선을 다해 농사를 지어도 갚을 수 없는 상황에 부닥친다면 결국 농지를 처분해야 한다”며 “잘 팔릴 수 있는 입지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입지의 핵심 조건은 청정한 자연환경과 편리한 교통망(도시 접근성)이다.

시골 보금자리 역시 잘 팔릴 집을 짓는 게 중요하다. 그러나 문제는 자신의 꿈을 모두 현실로 옮기려는 데서 비롯된다. 내 생각만으로 지은 집은 나중에 매물로 내놓더라도 외면당하고, 팔린다 하더라도 손해를 보기 쉽다.

특히 주택의 구조와 평면은 일반적인 트렌드를 따르는 것이 좋다. 단독주택은 외장 마감재의 색상·재질만 바꿔도 전혀 다른 집이 된다. 단독주택 건축의 확장성을 넓히는 데 자신의 상상력을 쓰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수도권과 광역시·대도시 인근을 제외한 농촌지역에서 너무 크고 비싼 집은 팔 때 제약이 따른다. 작지만 친환경·저에너지를 실현한 ‘강소주택’이 좋다. 관리와 절세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내 생각과 취향만으로 땅을 사거나 집을 지을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생각과 눈으로 봐야 한다.

박인호 <전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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