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농을 바꾸다] 색다른 시선, 남다른 감각... 익숙한 것들, 새롭게 하기

입력 : 2021-08-16 00:00 수정 : 2021-08-27 17:19

[MZ 농을 바꾸다] 활기찬 농촌을 가꾸다- 농촌 리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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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시 보개면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보윤씨는 여유를 찾아 방문한 도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창고서 카페 운영’ 안성 최보윤씨

유휴시설 리모델링 사업 참여, 도시민·주민의 사랑방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갓 구운 빵처럼 반전 매력을 선사하는 장소가 있다. 경기 안성시 보개면 불현리에 있는 카페 ‘보개바람’이다. 이곳은 오랫동안 보개농협 창고로 이용됐던 만큼 겉에서 봤을 땐 다소 투박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도시의 여느 카페 못지않은 화려한 실내장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꽃으로 가득 찬 포토존부터 아기자기한 소품까지, 남다른 감각을 발휘한 이는 카페 사장 최보윤씨다.

앳된 얼굴로 330㎡(100평) 규모의 큰 카페를 야무지게 운영하는 최씨는 1991년생으로 올해 30세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최씨는 7년 전 귀촌한 부모님을 따라 안성에 터를 잡았다. 카페 창업을 준비하며 관련 자격증 취득을 위해 공부하던 그는 2019년 ‘청촌공간(靑村工間) 조성사업’을 통해 꿈을 펼칠 기회를 얻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추진한 이 사업은 농촌의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에게 사업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보개면에서 청년들의 바람이 이뤄진다’는 뜻의 카페 이름처럼 최씨는 지난해 6월 꿈꾸던 카페 사장님이 됐다.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꿈을 이뤄 처음엔 얼떨떨했어요. 첫 사업이다보니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에 주변 선배님들의 조언을 많이 듣고, 메뉴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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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성 보개농협 창고를 개조한 카페 ‘보개바람’의 내·외관.

하루도 쉬지 않고 카페 운영에 열정을 쏟은 지 1년. 농촌길 한쪽에 덩그러니 있던 창고는 이제 주말이면 주차공간이 부족할 정도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명소로 변신했다. 여유를 찾아 농촌을 방문한 도시민들이 이곳의 주고객이다. 이들은 건물 외관과 내부의 차이에서 한번 놀라고 2층 유리창 너머의 광경에 두번 놀란다. 유리창을 통해 보개농협의 도정시설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도정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손님들은 도시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또 1층 매장 한쪽엔 로컬푸드직매장이 있어 농산물 가공품도 살 수 있다.

평일엔 지역주민들이 주로 방문한다.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창고로만 사용됐기 때문에 개업 초기엔 바뀐 공간을 낯설어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과거엔 특별한 일이 없어도 들러서 쉬다 가거나 주차를 해놓고 다른 곳에 볼일을 보러 가시는 분들이 많았다고 해요. 그래서인지 카페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땐 종종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그저 쉬다 가시는 분들이 계셨죠. 이땐 주민들께 한숨 돌릴 시간을 드리고 싶어 그냥 쉬도록 배려했어요. 농촌지역 창고였던 카페에서만 생길 수 있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아닐까요?”

바쁜 일상 속 지친 마음을 치유하는 농촌처럼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여유로움을 전하고 싶다는 최씨. 그는 “카페가 도시민과 주민들이 부담 없이 찾아와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이를 위해 초심을 잃지 않고 맛있는 음료와 편안한 장소를 꾸준히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성=최문희 기자 mooni@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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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평창의 MZ 청년농 최지훈씨가 자신의 공방에서 직접 키운 테라리엄을 들어 보이고 있다.

‘농촌을 문화공간으로’ 평창 최지훈씨

음식·공연 함께 즐기는 기획, 주민·관광객 인기

 

부모님 농사일을 돕는 틈틈이 직접 수확한 농산물로 정성껏 요리하고 여기에 예술을 접목해 ‘아트 다이닝’을 여는 젊은이가 있다. 그는 인근의 청년들과 함께 플리마켓(벼룩시장)을 열어 지역농산물을 판매하는가 하면, 외지에서 온 여행자를 위한 투어가이드를 자처하기도 한다. 또 지역예술가들과 함께 공연·전시·교육 등 문화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그러면서 일상 속 느끼는 감정을 꼼꼼히 기록하고 이를 블로그에 연재하며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한다. 그냥 농부가 아니라 ‘크리에이티브 파머(Creative Farmer)’로 불리는 강원 평창의 청년농 최지훈씨(37)의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다.

청소년기와 20대 시절을 줄곧 도시에서 보내다가 2011년 고향인 평창으로 돌아온 최씨. 쳇바퀴처럼 도는 팍팍한 도회지의 삶 대신, 일상을 즐기며 행복하게 내 일을 할 수 있는 시골생활을 택한 것이다. 이후 최씨는 직접 농사를 지으며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며 농촌을 문화가 넘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농산물을 생산하긴 했는데 유통하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판매가 어렵더라고요. 어떻게 홍보하고 내 손으로 팔아볼 수 있을까 수없이 고민했죠. 그러다가 건강한 식재료를 활용해 음식을 만들고 이를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스토리텔링을 곁들여 내놓는 소셜 다이닝을 기획하게 됐어요. 해금을 연주하는 분을 모셔서 가벼운 공연도 접목하니 반응이 퍽 괜찮았습니다.”

최씨는 자신을 ‘베짱이 농부’라고 말한다. 그는 “지역의 문화를 더욱 풍성하게,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스며들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면서 “이를 위해 베짱이처럼 여유 있게 지내며 열린 사고방식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이 모든 활동의 근간은 바로 농업이라는 게 최씨의 설명이다.

임업분야에도 관심이 많다는 최씨. 그는 조만간 소규모 ‘키친농장’ 형태의 농장을 직접 운영하고 싶다고 전했다. 그곳에서 평창지역의 건강한 산채류 등 임산물을 마음껏 연구하고 이를 문화 기획과 연결해 농업의 영역을 점점 확대해가는 게 그가 가진 소박한 꿈이다.

“제가 하는 활동들은 주로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더 잘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엔 일러스트레이터인 아내와 함께 틈틈이 주민들을 공방에 모아 그림도 가르쳤어요. 수업시간마다 활짝 웃으시던 할머니들의 얼굴이 인상 깊었죠. 저의 작은 능력이 침체되기 쉬운 농촌지역에 조금이나마 활력소가 됐으면 합니다.”

평창=김윤호 기자 fact@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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