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농을 바꾸다] 우리가 모여서 마을을 이루지…의성 ‘이웃사촌시범마을’

입력 : 2021-08-16 00:00
경북 의성 이웃사촌시범마을에 수제맥주 공방을 연 김예지씨(서있는 사람)가 체험객에게 맥주 제조과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의성=이희철 기자

[MZ 농을 바꾸다] 활기찬 농촌을 가꾸다 - 지방 살리기

청년 요람 꿈꾸는 경북 의성 용계리 ‘이웃사촌시범마을’

2019년부터 유입정책 추진 일자리·주거·복지 체계 갖춰

현재까지 94명 전입 이끌어 

맥주공방·파스타식당 등 다양한 창업 적극 지원도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 참가 ‘워라밸’ 추구하는 삶 푹 빠져

젊은 문화에 지역민도 호응

 

경북 의성군(군수 김주수)이 청년세대의 수혈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2019년 군에서 야심 차게 시작한 ‘이웃사촌시범마을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덕분이다.

군은 저출생·저성장·고령화로 대두된 지방소멸 위기를 타개하고자 일자리와 주거·복지 체계를 두루 갖춘 농촌의 혁신 거점마을 조성을 추진했다. 덕분에 2019년부터 현재까지 만 19∼45세에 속하는 청년세대 94명의 전입을 이끌어냈다. 특히 안계면 용계리 일대에는 의성으로 거처를 옮긴 청년들 주도로 수제맥주 공방, 유럽식 파스타 식당, 지역농산물 판매점, 미디어아트 전시장 등이 생기며 다양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들어찼다.

지난해 6월 수제맥주 공방을 차린 김예지씨(31)도 의성에 자리 잡은 청년 중 한명이다.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취미로 수제맥주를 만들던 김씨는 지인의 소개로 이웃사촌시범마을 사업을 접하곤 창업 계획을 세워 의성으로 향했다. 공방 운영 2년차에 접어든 그는 현재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며 의성에서의 삶에 푹 빠져 있다.

김씨는 “대도시에서는 여가를 즐기기 위해 일부러 교외로 나갔지만 여기서는 출퇴근길이 곧 휴식의 시간”이라며 “청년들이 모여 지역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에 대해 지역민들의 호응도 좋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봄에는 직접 캔 냉이로 냉이맥주를 만들고 여름에는 복숭아를 활용해 복숭아맥주를 만드는 등 김씨는 계절과 지역의 특색을 살린 공방 운영으로 자신만의 색깔을 구현하고 있다. 낮에는 수제맥주 제조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저녁에는 펍을 운영하는 바쁜 일상 속에서 청년세대 커뮤니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로 청년 창업자뿐 아니라 지역의 젊은층을 불러 모아 교류의 장을 활발히 꾸리고 있는 것이다.

김씨처럼 이웃사촌시범마을 사업에 참여해 수제비누 공방을 운영하는 최성신씨(28)는 “커뮤니티를 통해 청년 창업자와 지역민이 자연스레 융화될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진행과 소통으로 청년들 스스로 문화적 갈증도 해소하고 있다”면서 “창업과 거주지 이전이 처음에는 막연했지만 지금은 어엿한 사장님이자 의성주민이 다 됐다”며 웃어 보였다.

대구에서 미술강사로 일하던 최씨는 의성으로 오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을 통한 해외봉사활동을 계획했다. 그러던 중 휴식을 위해 ‘청년구 행복동’이라는 군의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의성에 첫발을 디뎠다. 6주간의 프로그램으로 의성생활에 매료된 최씨는 그길로 해외봉사활동 계획을 접고 의성에 눌러앉았다.

 

김동찬씨(왼쪽)와 소준호씨가 수제돈가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의성=이희철 기자

군은 이처럼 다른 지역 출신 청년을 유입했을 뿐 아니라 타지로 나간 의성 출신 청년들의 귀향도 이끌어내고 있다. 수제돈가스·스파게티·피자 등을 주메뉴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김동찬씨(31)와 소준호씨(31)가 대표적이다. 초등학교·중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대학 전공인 호텔조리학을 살려 대도시 호텔과 외식업체 등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지난해 의성으로 돌아왔다.

소씨는 “고향에서 전공을 살려 친구와 함께 가게를 열게 될 줄 생각도 못했다”며 “의성 특산물인 마늘을 가미한 돈가스 등 우리만의 창업 아이템을 개발한 덕분에 지역어르신들의 반응도 좋고 관광객도 많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식업이 어려운 시기지만 잘 이겨내 음식과 관련한 문화체험 프로그램과 아카데미도 운영하며 가게를 지역의 소통공간으로 확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 용계리에는 이웃사촌시범마을 조성사업을 통해 청년들이 연 상점이 모두 18곳이나 된다. 군은 올해 6곳을 추가로 선정해 지원할 예정이며, 점진적인 상권 확장으로 이곳을 지역의 명물거리로 조성할 계획이다.

경북 의성은 ‘청년구 행복동’이라는 지역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에게 지역을 알리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 중 일부는 의성살이에 만족해
‘이웃사촌시범마을’에도 참여하고 있다. 사진은 ‘청년구 행복동’ 3기 참가자들 모습. 사진제공=의성군

곽병일 군 도시재생과 계장은 “청년 창업 지원뿐 아니라 의료·출산·보육·주거 공간 조성 등 생활 인프라 확충으로 군을 청년세대의 요람으로 만들어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계획”이라며 “나아가 기업 유치와 마을단위 경제자립화를 통해 의성을 남녀노소 누구나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의성=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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