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핫플 ⑫·끝] 선후배 기업인 공동체 형성 신생업체 밀고 당기고 ‘든든’

입력 : 2021-07-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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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 악양면 정서리에 있는 ‘㈜에코맘의산골이유식’ 공장에서 이유식 재료인 단호박을 찔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에코맘의산골이유식

[귀농·귀촌 핫플 ⑫·끝]  ‘농식품 가공사업’ 하기 좋은 경남 하동

하동군벤처농업협회 중심 역할 기업 30여곳 참여…협업 논의

농산물 가공·일자리 창출 통해 지역 활성화에 크게 기여

군, 가공업체 적극 육성 눈길  가공지원센터 운영·판로 개척도

 

모든 산업이 그러하듯 농업 역시 생산물에 얼마나 많은 부가가치를 불어넣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다. 농축산물을 활용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경남 하동은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고 농식품 가공사업에 뛰어든 청년 CEO(최고경영자)가 활동하기 좋은 최적의 무대다. 농식품 기업들이 협업할 수 있는 공동체가 잘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도 농식품 가공사업 활성화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어서다.


◆청년 농식품 사업가 몰려들어=하동에 가면 논밭 한가운데나 산 중턱에 큰 건물이 자주 보인다. 자세히 보면 농축수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만드는 공장과 사무실이다.

하동읍 화심리에 자리한 ‘복을 만드는 사람들㈜’은 하동을 대표하는 농식품 기업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서는 전세계로 수출되는 냉동김밥과 롱치즈스틱이 만들어진다. 조은우 대표(41)는 서울에서 죽 프랜차이즈사업을 벌이다 모두 접고 하동에 정착했다. 2017년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는데 홍콩을 중심으로 한국 김밥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건강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2년 만에 매출액이 20억원을 넘어섰다.

조 대표는 “하동에 작지만 강한 농식품 기업이 많아 사업 초기 경영비결을 전수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곳에 들어오게 됐다”면서 “앞으로 국산 농산물을 활용해 채식주의자 입맛에 맞는 새로운 냉동김밥을 선보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악양면 정서리 산 중턱에 있는 ‘㈜에코맘의산골이유식’은 100% 국내산 농산물로 만든 신선한 이유식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린 회사다. 하동의 제철 농산물을 전면에 내세운 제품이 국내 유명 백화점과 온라인 유통업체 소비자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올해 ‘회원수 30만명, 매출액 180억원’ 목표를 세울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이밖에 김부각 제품을 만드는 ‘자연향기’, 밤 가공식품을 만드는 ‘하동율림’, 다슬기·우렁이·재첩을 상품화한 ‘정옥’ 등 청년 사업가가 이끄는 다양한 업체가 지역에 뿌리내렸다.

이들 기업의 중심에는 하동군벤처농업협회가 있다. 협회에는 30여개 농식품 기업이 참여한다. 한달에 한번 정기적으로 열리는 회의에서는 ▲업체간 또는 지자체와의 협업 ▲신생업체 지원 ▲지역 사회공헌활동 계획 ▲예비 농식품 기업인 교육 등을 주제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진다.

이강삼 하동군벤처농업협회장은 “선배 기업인이 후배 기업인을 도와주고 후배 기업인이 신규 업체를 지원하는 선순환 고리가 경쟁력 있는 농식품 기업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라면서 “특히 농식품 기업의 성공을 일자리 창출과 지역농산물 소비로 이어지게 해 지역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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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군은 농식품 기업을 돕고자 신유통경로 개척에도 앞장선다. 사진은 한 농식품 기업이 배와 매실을 이용해 만든 가공식품을 라이브 커머스에 접속한 소비자에게 홍보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하동군


◆지자체, 농업 부가가치 높이는 데 적극 지원=하동군은 지리적으로도 농식품 가공사업을 하기에 유리한 환경이다. 지리산·섬진강·남해를 끼고 있어 재료로 쓸 농산물·임산물·수산물이 풍부하다.

군은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지역 농식품 가공업체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세농 또는 소규모 업체가 자유롭게 가공식품을 만들 수 있는 ‘군 농산물가공지원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군비 26억1100만원을 포함해 총 39억1600만원을 들여 세운 센터에는 800㎡(250평) 규모 2층 건물에 농산물가공제조실·조리실습실·조리도구실 등이 마련돼 있다.

박광호 하동군농업기술센터 농산물융복합팀 주무관은 “현재 90여농가가 이곳에서 제조하는 가공식품의 생산액만도 연평균 4억원에 이른다”면서 “최근에는 지역농산물을 이용한 가정간편식(HMR) 개발사업이 한창”이라고 전했다.

군은 신유통경로 개척에도 앞장선다. 온라인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실시간 상거래) 등 영향력 있는 유통망을 견고하게 다져 지역농축산물과 가공식품의 인지도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황규평 하동군 농산물유통과 유통마케팅팀 주무관은 “TV홈쇼핑 참가 희망 농가와 업체에 방영비를 지원하거나 온라인 유통채널 입점·판매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업체와 농가의 판로를 넓혀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하동군벤처농업협회와 협업도 하고 있다. 협회 회원이 생산하는 양질의 가공식품을 알릴 수 있도록 동영상 제작, 모바일앱 마케팅, 공동포장제 지원 등의 예산을 점차 늘려나가고 있다.

군의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가공식품 수출도 날개를 달았다. 2016년 477만1000달러였던 수출액은 지난해 2531만6000달러로 4년 새 5.3배 급증했다.

윤상기 하동군수는 “농식품 가공사업은 지역농산물의 가격을 지지해주고 지역민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귀농·귀촌 청년이 하동에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이들에게 필요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동=이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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