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부동산] 정원에 생기 불어넣는 수목, 전원주택 가치를 바꾼다

입력 : 2021-0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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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을 살 때는 마당과 정원, 텃밭, 주변 자연환경까지 아우르는 조경가의 관점에서 입지 분석이 필요하다.

귀농·귀촌 부동산이야기 (31)시골집과 겨울 조경 

아름다운 상록수·유실수 등  매매 영향…조경가 관점서 입지 분석 필요

 

이모씨(59)는 지난해 강원 홍천에 있는 텃밭 딸린 시골집을 샀다. 가성비도 괜찮았지만 무엇보다 정성 들여 꾸며놓은 집 주변 조경이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지난해 충남 보령에 있는 제법 큰 집과 땅을 함께 산 김모씨(62)도 “조경수로 심어놓은 감나무에 주렁주렁 달린 열매를 보는 순간, 절로 치유가 되더라”며 “가격도 적당해 바로 계약했다”고 말했다.

두 사례에서 보듯, 시골집과 땅의 가치는 집뿐 아니라 마당과 정원, 그리고 주변을 둘러싼 자연환경에 크게 좌우된다. 시골집과 땅을 구하려고 현장답사를 다닐 때 조경가의 관점에서 입지 조사 및 분석이 필요한 이유다. 사실 수목은 입목에 관한 법률에 따라 등기됐거나 관습법상의 명인방법을 갖췄을 때는 토지로부터 독립된 별개의 부동산으로 취급된다.

전원의 사계 중 겨울은 봄·여름·가을과 비교하면 황량하다. 겨울 조경에서 사철 푸른 상록수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필자는 집과 농장의 핵심 조경수를 기존 뽕나무에서 소나무로 바꾸고 있다. 소나무를 전체에서 70% 정도로 하고 화려한 꽃을 피우는 벚나무 등을 30%가량 섞어 심었다. 삭막한 겨울에도 늘 푸른 생명력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몇년 지나면 봄마다 화려한 벚꽃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연출할 것이다.

황량한 겨울에 예쁜 꽃이 피는 나무도 없지 않다. 남쪽지방에서 주로 자라는 팔손이·비파 나무(흰 꽃)가 그렇다. 인고의 겨울을 보내면서 가장 일찍 꽃을 피우는 ‘봄의 전령’에는 풍년화·오리나무(2월), 매화·산수유·동백·생강 나무(3월) 등이 있다. 낙상홍·사철나무·남천·금식나무 등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꽃 대신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열매를 선물한다.

흰 눈을 배경으로 한 자작나무의 하얀 줄기가 더욱 돋보이듯이, 수피(나무껍질)가 아름다운 나무들도 겨울의 황량함을 상쇄해준다. ▲백송·거제수나무·플라타너스(백색계) ▲배롱나무(갈색계) ▲곰솔·가문비나무·히말라야시더(흑갈색계) ▲소나무·주목·모과나무(적갈색계) ▲흰말채나무(적색) ▲식나무·벽오동·황매화(청록색계) 등이 있다. (눈)주목이나 향나무·회양목·꽝꽝나무 등은 싹이 잘 트는 상록수여서 인체나 동물의 생김새를 본떠 이색적인 모양을 만드는 형상수(토피어리·Topiary)로 널리 사용된다.

또 전원 조경에서 전통미를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전통정원은 소박·담백함을 기본으로 자연과 일체 되고 마음을 수양하는 데 그 목적을 뒀다. 조선시대 유박이 쓴 <화암수록(花菴隨錄)>을 보면 45종의 화목을 9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는데, 1등급에는 매화·연꽃·국화·대나무·소나무가 꼽혔다. 유교의 영향으로 매화·소나무·국화·대나무는 ‘사절우(四節友)’로 불렸다. 또 안빈낙도를 추구하며 국화·버드나무·복숭아를, 태평성대를 희구하며 대나무·오동나무를 심었다. 이밖에 배롱나무(자미화)·목련(목필화)·모란(목단)·동백(산다)도 조경 식물로 선호했다.

요즘 농촌에서는 과수밭의 유실수는 물론이고 농가주택·전원주택 등 시골집의 마당과 정원에 심긴 조경수 가지치기(전정) 작업이 한창이다. 보통 2월말께 중남부지역에선 나무시장이 문을 연다. 예비 귀농·귀촌인은 물론이고 이미 초기 정착과정에 있는 귀농·귀촌인들도 시골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주고 심신을 치유해주는 조경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박인호<전원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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