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어른도, 마음 아픈 아이도…승마 괜찮단 ‘말’이야

입력 : 2020-10-14 00:00 수정 : 2020-10-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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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찾은 제2의 삶] 재활승마지도사 김경환씨

취미로 승마하다 재활승마 접해 12년 교단생활 접고 자격증 취득

캠프 운영 4년…전망 갈수록 밝아

 

재활승마지도사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승마를 통해 치유해주는 사람이다. 2012년 국가자격으로 도입된 후 총 242명의 재활승마지도사가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재활승마지도사는 보통 기존에 있던 승마장에 취직하지만 직접 승마장을 차린 이도 있다. 전북 군산시 성산면에 있는 ‘피터팬승마캠프’ 대표이자 재활승마지도사인 김경환씨(48)다.

“재활승마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하지만 다른 선진국에선 널리 알려졌어요. 교사 시절 취미로 승마를 배우다가 재활승마를 접하고 가슴이 뛰었죠.”

김씨는 재활승마지도사가 되고자 12년간 섰던 교단을 뒤로하고 전문대학교 마사과에 입학했다. 재활승마지도사는 마사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되지만 교육자로서 좀더 체계적으로 말을 공부해보고 싶었다. 김씨는 재활승마지도사 자격증 취득 후 2016년에 피터팬승마캠프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승마는 노인이나 신체가 마비된 사람도 말 위에 올라타기만 하면 온몸의 근육을 사용할 수 있어 재활훈련에 딱 적합한 운동이다. 지적장애인이나 우울증 환자,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를 겪는 청소년들도 말과 교감을 통해 치유할 수 있다. 재활승마지도사는 이들에게 적합한 말을 배정하고 승마 교육프로그램을 기획하며 직접 승마를 가르치는 일까지 담당한다.

“승마는 금연에도 도움이 돼요. 인근 고등학교에선 흡연하는 학생들을 승마장에 데리고 옵니다. 학생들은 승마에 집중하면서 담배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리죠.”

김씨는 재활승마지도사가 되려면 최소 1년은 체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격증 시험은 필기, 실기 1차, 실기 2차로 이뤄져 있다. 말 관련 상식과 마술은 물론 재활승마 실무능력도 수준급이어야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시험은 매년 한국마사회에서 실시한다.

자격증을 한번 취득하면 평생 일할 수 있어 재활승마지도사가 되려는 이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김씨에 따르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년부터 정년퇴직을 앞둔 50∼60대까지 재활승마지도사에 도전한다. 승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 비해 배출되는 재활승마지도사는 적어 자격증을 따면 비교적 수월하게 승마장에 취직할 수 있다.

“재활승마분야는 우리나라 국민소득이 높아지는 만큼 전망이 매우 밝아요. 유럽 선진국에서 승마는 평생 스포츠로 대우받고 독일에선 자동차 사고를 당하면 자연스레 재활승마를 찾지요. 우리나라도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처음에 말이 무서워 울었던 아이들이 승마를 배우며 웃을 때 김씨는 큰 보람을 느낀다. 어떤 아이들은 정성스레 그린 말 그림을 마방에 붙여두고 가기도 한다. 표현에 서툰 지적장애 아동들이 “잘했어”라 말하며 말을 쓰다듬기도 한다. 거동이 불편해 다른 운동은 못하던 어르신들이 승마를 배우며 자신감을 느낄 때도 그는 가슴이 벅차오른다고 한다.

재활승마지도사는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사람들을 대하는 직업이다. 김씨는 “말 관련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애에 대해 공부하는 일도 소홀해선 절대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씨의 꿈은 평생 어린아이로 사는 동화 속 주인공 피터팬같이 그의 승마장도 영원히 지속하는 것이다. 그래서 승마장 이름도 ‘피터팬승마캠프’라 지었다. 재활승마지도사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만큼 그의 꿈도 현실에 한발짝씩 더 가까워지고 있다.

군산=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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