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귀농, 또래농부와 유대감 구축 귀농 지원정책 잘 살펴야

입력 : 2020-09-02 00:00
올해 전북 부안에서 귀농 홀로서기에 나선 이훈씨가 자신이 일굴 예정인 농지를 소개하고 있다.

귀농·귀촌 세대별 전략 (중)사회·경제적 기반 취약한 2030

비승계농은 자금·정보력 부족 인간관계 협소…귀농포기 적잖아

지역사회 통해 부족한 기반 메워야

1차 생산만 주력 땐 낭패 십상 자기만의 아이디어·강점 필요
 


올해 전북 부안으로 이주한 이훈씨(35)는 현재 본격적인 귀농 홀로서기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년여간 지인의 농장에서 육묘농사를 함께 지었고, 올 10월부터는 자신의 농지를 일구며 독립적인 농업경영체로 활동할 계획이다.

그러나 비승계농으로서 농사꾼 기반을 갖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홀로 귀농한 터에 농지 등 정보를 공유해줄 사람도 지역에 많지 않거니와 농지와 시설에 투입될 자금도 부담되기 때문이다. 일단 농지는 정부의 귀농정책자금 대출을 받아 구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영농에 필요한 시설 투자금이 충분하지 않은 것은 여전히 고민이다. 이런 상황에서 5년 뒤 대출 상환기한이 도래하기 전까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당찬 포부를 지닌 이씨지만 최근엔 귀농이 결코 녹록지 않은 일임을 온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2030세대는 가진 자본이 가장 적은 세대다. 부모의 기반을 물려받은 승계농이 아니라면 청년층에겐 주거·농지에 들일 자금은 물론 영농·생활 비용을 감당하는 것도 버겁다. 또한 이들은 경제적 측면의 자본과 함께 사회적 측면의 자산도 적다. 이제 갓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으로선 손을 내밀 인간관계도 협소하거니와 기성세대와 어울리는 것에도 익숙지 않다. 아울러 농촌의 인구 구조상 가장 적은 수를 이루는 세대라는 점도 2030세대가 지닌 특징이다.

따라서 청년세대가 귀농에 안착하려면 지역사회를 통해 부족한 기반을 메우는 것이 중요하다. 귀농지역을 정했다면 무엇보다 본인이 정착한 시·군·구청과 농업기술센터를 가깝게 두고 드나들어야 한다. 현재 각 지방자치단체를 살펴보면 2030세대를 대상으로 한 여러 개별 귀농지원책이 있는데, 지원사업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자신의 처지에 맞는 사업을 찾는 것이 그리 간단하지 않다. 더욱이 여러 부서에서 서로 다른 정책을 시행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가령 부안군의 경우 귀농·귀촌인 정착자금은 농촌지원과, 청년창업공간 운영비는 일자리경제팀, 청년활동수당은 인구정책팀에서 지원한다. 각 부서의 업무영역을 잘 파악해두고 담당자와 주기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좋다.

관청뿐 아니라 지역 내 인간관계도 잘 형성해야 한다. 농촌 정착에 필요한 숱한 정보와 자산이 사람과 사람을 통해 유통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지역 내 농업기술센터 등의 지원사업·교육에 참여함으로써 참여자간 인간관계를 맺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2030세대는 청년세대간 유대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4-H를 비롯한 지역 청년모임을 찾아 어울림으로써 또래의 문화를 공유하고 귀농 정착에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환의 홍성귀농귀촌지원센터장은 “2030세대는 정서적으로 시골살이의 어려움을 나눌 마땅한 대상이 없어 마을과 지역에 정착하지 못하고 겉돌다 탈농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여타 세대보다 서로 연대하고 협력할 수 있는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지역으로부터 기반을 만드는 동시에 역시 중요한 건 수익을 내는 일이다. 아무리 많은 지원과 도움을 받더라도 결국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하지 못하면 장기적으론 귀농에 실패할 수밖에 없다. 이때 청년세대로서 주효한 전략은 1차로 생산하는 농산물에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획을 접목하는 것이다. 가령 온라인 판매가 미미한 시장에 뛰어들어 매출을 올린다든지, 또는 도시민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형 농장을 만드는 등의 형태를 말한다. 이런 계획 없이 그저 농사만 짓겠다는 건 2030 귀농인에겐 상당히 무모한 일이다. 특히 비승계농 청년이 단지 1차 생산에만 주력하면서 기존 전업농에 견줄 경쟁력을 갖추는 건 어불성설이다.

귀농 관련 교육 또한 이에 맞춰 자신의 강점을 살리는 방향으로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예컨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용을 잘하는 이라면 관련 마케팅 컨설팅을 받고, 미술에 감각이 있는 이라면 제품 포장 디자인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이다. 갓 귀농한 이라면 으레 생산에 취약하다고 생각해 영농기술 관련 교육을 많이 받곤 한다. 그러나 영농기술은 단기간 교육보단 장기간 경험으로 습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때문에 한정된 시간을 생산 교육에 쓰는 건 그리 권장되지 않는다. 그보단 앞으로 자신이 구상하는 농업경영에 필요한 교육을 수강하는 것이 알맞다. 아울러 정부·지자체와 여러 기관에서 시행하는 농업·농촌 관련 공모전에 지원하는 것도 청년 귀농인이 겨냥할 좋은 기회다.

부안=이현진·이상희 기자 abc@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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