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비경 누비며 생태 가치 알려요” 자연환경해설사

입력 : 2020-07-29 00:00 수정 : 2020-08-02 23:38

[자연에서 찾은 제2의 삶] 자연환경해설사 조영균씨

퇴직 후 자격증 따고 본격 활동 습지보호지역 등서 해설·탐방안내

관련된 역사·환경보전 인식도 전파

“전국 생태공원 찾아다니며 공부 곤충·나무 등 주특기 개발 중요”
 


자연환경해설사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라 생태·경관 보전지역, 습지보호지역, 자연공원 등에서 활동하며 해설과 탐방 안내를 하는 사람이다. 환경부가 2012년부터 지정해오고 있다. 환경부 지정 기관에서 80시간 이상 교육과정을 수료한 후 시험을 통과하면 자연환경해설사로서 환경부 산하기관, 지역 에코센터 등 생태학습관에 취업할 수 있다.

자연환경해설사 조영균씨(66)는 제주 제주시 조천읍의 선흘곶 동백동산 습지센터에서 8년째 활동 중이다. 이 일대는 2011년 람사르 습지로 등록될 정도로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조씨와 함께 습지가 있는 원시림, 곶자왈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 울창한 상록활엽수 사이 곳곳에 수줍게 뻗은 동백나무들 틈으로 지나가니 탁 트인 하늘 아래 고인 물웅덩이, 먼물깍 습지가 나왔다.

“지금은 제주에서는 물을 수출하기까지 하지만 예전엔 물이 아주 귀했어요. 이 먼물깍에서 사람들은 목욕하고, 빨래하고, 말에게 물도 먹였죠.”

토양 특성상 물이 귀했던 제주에서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이 습지의 물은 주민들에게 생명수였다고 한다. 그는 “자연환경해설사는 생태 지식을 전달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자연을 통해 우리 선조의 삶까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습지의 생태와 역사를 설명하는 조씨의 눈빛과 목소리에서 그가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는지 드러났다. 하지만 젊었을 때 그는 자연과 환경에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호텔업계에서 근무하던 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으로 많은 동료를 떠나보냈다. 자신도 그만둬야 할 상황이 곧 닥칠 수도 있단 생각에 제2의 직업을 물색하던 중 한 생태기행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자연 해설을 처음 접했다.

“이거다, 싶었죠. 그 후 직장 다니며 주말마다 생태공원을 찾아 자연 해설을 배웠어요. 35년간 서비스분야에서 일하면서 사람으로부터 받은 상처를 자연으로 치유하는 기분이었어요.”

자연환경해설사 자격증은 특히 50~60대 정년퇴직자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자연을 누비며 노년을 즐기면서 사람들에게 생태의 소중함을 알리기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현재 활동하는 자연환경해설사 중 상당수가 50~60대다. 조씨를 따라 퇴직 후 자연환경해설사가 된 그의 후배만 셋이라고 한다.

단,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바로 훌륭한 자연환경해설사가 되는 건 아니다. 꾸준히 연구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실무 경력을 쌓으며 인정받아야 기관에 취업할 수 있다. 조씨는 “좋은 해설사가 되려면 전국의 생태공원을 다니며 직접 다양한 자연환경을 느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연환경해설사는 단순 지식만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 보전에 대한 올바른 의식까지 전파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해설사로서 자신만의 주특기를 개발해야 해요. 주특기는 곤충이 될 수도, 나무가 될 수도 있어요. 본인의 주특기를 알려면 직접 돌아다니면서 공부해야죠.”

자연 해설에 인문학을 결합하는 게 자신의 주특기라는 조씨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쉬는 날엔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나 다문화센터에 강연을 나간다. 또 제주습지연구회 회장으로 활동하는가 하면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객원 연구원으로 제주의 맹금류 서식지를 조사하고 있다.

퇴직 이후 오히려 더 바쁘게 살고 있다는 그는 “좋아하는 걸 하니 하나도 힘들지 않네요”라고 말하며 웃었다.

제주=김민지 기자 vivid@nongmin.com

ⓒ 농민신문 & nongmi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게시판 관리기준?
게시판 관리기준?
비방, 욕설, 광고글이나 허위 또는 저속한 내용 등은 사전 통보 없이 삭제되거나 댓글 작성이 금지될 수 있습니다.
농민신문 및 소셜계정으로 댓글을 작성하세요.
0 /200자 등록하기

기획·연재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