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멘토링] 쓴소리 가리지 않고 미래 보는 ‘혜안’ 가르쳐

입력 : 2019-03-13 00:00 수정 : 2019-03-13 23:54
멘토 조국행씨(왼쪽)가 멘티 윤인형씨에게 복숭아나무 가지치기를 가르치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경북 경산 복숭아농장

금복숭아 명인 멘토 조국행씨

순지르기 등 엄격하게 멘티에게 비결 전수 후배들과 ‘수출단’ 꾸려 일본 이기는 게 꿈

초보 농부 멘티 윤인형씨

스승 만난 뒤 조수익 2배 늘며 쑥쑥 성장 미래 바라보며 고품질 복숭아 생산 ‘온힘’
 


아직도 찬바람에 오리털 패딩점퍼의 지퍼를 단단히 올려 입어야 하는 3월초 경북 경산의 한 복숭아농장. 농장주 조국행씨(55)가 옆에 서 있는 멘티 윤인형씨(46)에게 쓴소리를 늘어놨다.

“가위를 이렇게 잡고 여기를 잘라내야 열매가 튼실하게 달리지. 수형도 안 망가지고.”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인형씨. 그는 2년 전 귀농한 초보 농사꾼이다.

“원래는 서울에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했어요. 50대 후반쯤 은퇴하면 귀농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회사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왕 갈 거 좀 일찍 가면 어떨까’ 싶은 마음이 생겼죠.”

마침 인형씨 처가가 경북 상주에서 복숭아과원을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규모는 1980㎡(600평) 정도에 불과했고, 오랫동안 방치된 과원이라 열매도 시원찮게 달렸지만 일단 거기에 매달려보기로 했다. 노지 과채류나 포도 등 다른 작목에도 자신이 없기는 매한가지라 있는 복숭아밭이라도 살려보자는 생각에서였다.

막상 농사를 시작하려니 막막하기만 했다. 영농정보도 기술도 없어 처음부터 농사를 배워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때 주변에서 소개해준 이가 국행씨였다.

“선생님(국행씨)이 농업마이스터신데 1기(2016년)에는 6명의 멘티를 받으셨어요. 1기 때 선생님과 멘토-멘티 관계를 맺은 분이 2기에 들어가보라고 권해주더라고요. 최고 품질 복숭아를 만들려면 이분께 가서 배워야 한다고요.”

그도 그럴 것이 국행씨는 ‘없어서 못 판다’는 1개당 2만원짜리 ‘금복숭아’를 생산해내는 복숭아 명인이다. 그렇게 인형씨는 지난해 3월부터 매주 한두차례씩 국행씨의 농장을 드나들었다. 국행씨가 상주까지 인형씨의 농장을 찾아가기도 했다. 과원 정리와 수형 관리를 도와주기 위해서다.

“가보니 결과지가 다 나무 끝에 몰려 있었어요. 그렇게 열매가 달리면 가지 끝이 무거워져 수형이 아래로 처지고 수확량이 줄어들지요. 열매 품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국행씨의 도움으로 과원 정리가 착착 진행됐다. 수형을 조금씩 고쳐나가고 순지르기를 달리하니 결과지도 2배 가까이 늘었다.

“사실 일반적인 1980㎡(600평) 과원과 비교하면 조수익이 20~30% 정도밖에 안되는 곳이었어요. 선생님이 도와주셔서 결과지가 늘었으니 올해는 조수익이 지난해의 2배 정도는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인형씨가 당장의 조수익이 늘어나는 것만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구입 예정인 9900㎡(3000평) 과원의 재식 계획만 봐도 그렇다. 그는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 당장 수확량을 늘리기보다는 널찍하게 간격을 둬 나무가 튼튼하게 자라나도록 하는 게 우선이라고 믿고 있다. 국행씨에게 배운 것이다.

“7~8m 간격으로 나무를 심을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선생님 댁 나무를 보면 자꾸 욕심을 내게 돼요. 다 자란 나무(성목)의 원가지(주지)·덧원가지(부주지) 길이를 보면 10m 정도의 간격을 둬 멀찍이 심는 게 답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튼튼한 나무에서 달린 복숭아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선생님께서 몸소 보여주고 계시니 이걸 따라할 수밖에 없죠. 우선에는 적더라도 5년 뒤, 10년 뒤 농사까지 내다보는 법을 배우는 중입니다.”

국행씨가 보여주고 있는 ‘큰 그림’은 단순히 나무를 잘 키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멘티들과 복숭아수출단을 꾸려 우리 복숭아가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금 동남아에 수출하고 있는 복숭아는 품질이 그리 좋지 않은 것들이에요. 일본산과 달리 저가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귀농해서 농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멘티들과 함께 일본산을 이길 수 있는 최고 품질 복숭아를 수출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경산=김다정 기자 kimdj@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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