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樂,거듭나다] 귀농인이 만든 카페 ‘토닥’…지역민 마음을 토닥이다

입력 : 2019-02-11 00:00
전북 남원시 산내면 귀농·귀촌인들이 힘을 합쳐 문을 연 마을카페 '토닥'.

[촌樂,거듭나다] 마을카페 ‘토닥’

전북 남원시 산내면 귀농·귀촌인 ‘합심’ 문 닫을 호프집 사들여 카페로 재단장

마을신문 발행…각종 문화행사 열어 주민들 북적이는 사랑방으로 거듭
 


전북 남원시 산내(山內)면은 이름대로 산속에 있다. 남원 시내에서 차로 가려면 지리산이 빚은 꼬부랑길을 따라 한참 달려야 한다. 그런데 한적하기만 할 것 같은 이 시골마을에 유독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마을 사랑방이자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리는 마을카페 ‘토닥’이 그곳이다.

‘토닥’이 들어선 때는 2012년이다. 산내면에 삶터를 새로 꾸린 귀농·귀촌인 몇이 마을에 문화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의기투합했다. 시골의 문화적 상황이 열악하다는 사실을 먼저 절감한 이는 도시에서 문화적 혜택을 충분히 누린 귀농·귀촌인들이었던 것이다.

이들은 마침 장사가 안돼 문을 닫을 참이던 호프집을 사들여 카페로 재단장했다. 주민과 지인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카페의 취지를 설명하고 후원금을 받아 인테리어 비용으로 썼다. 그리고 새 공간이 지역주민들을 토닥이고 위로하는 곳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토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귀농·귀촌인들은 ‘토닥’을 거점으로 삼아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했다. 그 중심에 2011년 귀촌해 현재 카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은경씨(45)도 있다.

현재 카페 대표를 맡고 있는 김은경씨.

“대표적인 활동이 ‘산내마을신문’을 만든 거예요. 부산에서 15년간 마을신문 만든 분을 강사로 섭외해 신문 제작에 대해 배웠고 이후 직접 발로 뛰며 마을 이야기를 담은 신문을 냈죠. 또 화요일마다 지역주민이 강연자로 나서 자신의 삶과 지식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문화가 있는 화요일’을 열었어요.”

일주일에 하루는 저녁에 영화를 상영하고, 때때로 산내면의 가수와, 여러 동아리의 공연도 열린다. 그러면 89㎡(27평) 남짓한 공간은 사람들로 가득 찬다.

전에 없던 문화행사가 열리는 공간으로 카페가 알려지기 시작하자 차츰 문화행사가 없는 날에도 사람들 발걸음이 잦아졌다. 단골은 근처 산내초등학교와 산내중학교에 다니는 학생 손님들이다.

“마을에 도서관 한곳이 있는데 주로 어린아이들이 노는 곳이라서 공부할 분위기는 아니에요. 그래서 시간이 나면 이곳에 숙제하러 와요.”

벌써 카페 5년차 단골이라는 열여섯살 효주와 서린이가 한입으로 하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모이니 학부모인 어른들도 자연스레 찾게 됐다. 방과 후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아이들을 데리러 왔다가 커피 한잔하다보면 어느새 다른 학부모와 이야기꽃이 싹튼다. 문화공간으로 시작한 카페가 어느덧 ‘마을 사랑방’으로 단단히 자리 잡은 것이다. 최근엔 젊은 귀농·귀촌인과 아이들뿐 아니라 마을 어르신도 카페를 찾는단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공간이 어색해서인지 자주 오지 않으셨어요. 그런데 카페가 활기를 띠면서 요 몇해 도시에서 지인이 찾아오거나 모임을 할 때 카페를 찾는 어르신들도 늘었어요.”

김씨는 앞으로도 ‘토닥’이 누구나 쉽게 들를 수 있는 편한 공간이 되길 바란다. 더운 날 찬물 한잔하러, 시간이 나면 영화 한편, 만화책 한권 보러 오는 그런 공간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주민들을 토닥여주는 게 ‘토닥’의 역할이라 믿기 때문이다.

남원=양석훈 기자 shaku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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