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멘토링] 몸으로 배우는 열정 농부, 아낌없이 주는 참된 스승

입력 : 2018-10-10 00:00 수정 : 2018-10-11 00:07
김은호씨(왼쪽)가 영농조합법인 ‘애농’의 대표인 귀농 선배 천춘진씨와 함께 수확을 앞둔 어린잎채소를 살펴보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 전북 진안 어린잎채소농장

김은호씨, 공기업 다니다 귀농 결심 직장 다니며 틈틈이 기초교육 받아

멘토 천춘진씨가 만든 영농조합 ‘애농’ 위치한 전북 진안에 정착

채소 파종부터 출하까지 배워 교육 뒤 영농조합에 ‘정식 입사’ 멘토, 하우스 대여 등 전폭 지원



경기 김포에서 공기업에 다니던 김은호씨(39)는 5월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안정적인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에 뛰어든 것이다. 살던 집까지 정리한 김씨는 어린잎채소 등을 생산·판매하는 전북 진안의 영농조합법인 ‘애농’에서 먹고 자며 농사를 배우고 있다. 남들은 미친 짓이라며 귀농을 말렸지만 농장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누구보다 밝고 행복해 보였다.

“직장에서 계약업무를 했는데 스트레스가 심했어요. 어릴 때 충남 부여에서 자라 농촌생활에 대한 그리움도 있었고요. 기왕 농사를 지을 거라면 더 나이 들기 전에 시작해야겠다 싶었죠.”

귀농을 결심한 김씨는 2월부터 귀농박람회에 참여하며 정보를 얻었다. 직장을 다니며 주말마다 틈틈이 귀농에 필요한 기초교육을 수료했고, 실제로 농사를 배우기 위해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청년귀농 장기교육에 지원했다. 6개월 정도 농업법인에서 진행되는 청년귀농 장기교육에서는 농산물 생산과 유통 등 농업에 대한 모든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여러 법인 가운데 애농의 교육일정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김씨는 사직서를 내고 진안으로 내려왔다.

“고향에 물려받은 땅이 좀 있지만 무턱대고 농사를 시작할 순 없잖아요? 직접 몸으로 부딪쳐보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엔 무슨 작목을 키울지 결정도 못했는데 이곳에서 일을 배우며 어린잎채소로 마음을 정했어요. 어린잎채소는 파종하고 15일이면 수확이 가능해 짧은 시간 안에 수입을 올릴 수 있거든요.”

멘토인 천춘진씨(48)는 농학박사 출신의 전문농업경영인이다. 일본 도쿄농업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유기농자재를 개발하는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천씨는 2004년 고향인 진안으로 귀농해 어린잎채소를 키웠다. 당시 퇴직금 800만원을 투자해 설립한 애농은 현재 농산물 판매와 가공, 농촌체험 등을 통해 연매출 25억원을 올리는 튼실한 영농조합으로 성장했다. 천씨는 귀농초 농사를 배울 곳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한 탓에 후배 귀농인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

“농장에 외부인을 들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건실한 청년이 많이 와야 농촌에 활력이 생길 거라고 생각해 교육을 시작했죠.”

천씨의 농장에서 일하고부터 김씨는 아침 6시면 하루를 시작한다. 오전 내내 다 자란 채소를 수확해 출하하고, 오후에는 새로 키울 씨앗을 파종한다. 처음 한달은 도망가고 싶을 만큼 일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차차 익숙해졌단다.

이달초 교육이 끝난 김씨는 애농에 정식 직원으로 입사했다. 천씨는 비닐하우스 한동을 빌려주고 혼자 농사를 짓게 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새로운 영농기술을 적용해 볼 수 있게 땅을 빌려줬죠. 공대 출신이라 농사에 필요한 전기나 용접 기술이 뛰어난 데다 젊고 똑똑해 같이 일하면서 저도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김씨는 올해 안에 천씨의 농장 주변에 6611㎡(약 2000평)의 땅을 사서 본격적으로 농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자기 농사를 지으면서 애농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수확한 농산물을 함께 출하할 예정이다.

“혼자였으면 몇달 배웠다고 바로 농사를 시작하긴 어려웠을 거예요. 옆에 천 대표님이 계시니 마음이 든든하죠. 빨리 자리를 잡아 저도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진안=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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