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배지 만들고 버섯 출하… “든든한 귀농 선후배 됐어요”

입력 : 2018-09-12 00:00 수정 : 2018-09-13 00:23
신윤호씨(오른쪽)가 귀농 선배 전창수씨와 함께 수확을 앞둔 느타리버섯을 살펴보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강원 양양 느타리버섯농장

‘귀농인의 집’에서 생활하던 신윤호씨

양양군농기센터 교육에서 인연 맺은 전창수씨 농장 찾아 기초부터 배워

전씨, 묵묵히 일한 신씨 노력 인정 영농조합 가입시켜 재배·판매 도와
 


“농약을 안 치니까 버섯파리가 생길 수 있거든. 항상 농장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온도와 습도를 잘 맞춰야 해.”

강원 양양군 손양면에 있는 느타리버섯농장. 165㎡(50평) 남짓한 재배사에서 어른 손가락 크기만큼 자란 버섯을 따는 손길이 분주하다. 농장주 전창수씨(59)는 공들여 키운 버섯이 상할까 아기 다루듯 대하고, 옆에서는 아들뻘 되는 신윤호씨(35)가 작업을 거든다.

올초 버섯재배사 2개 동을 짓고 농사를 시작한 신씨는 틈날 때마다 이웃 전씨의 농장에 들러 일을 배운다. 신씨는 “처음 농사를 짓는데 의지할 귀농 선배가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나고 자란 신씨는 2016년 농촌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도시생활에 회의감이 들었고 제주에 귀촌한 부모의 일상이 행복해보였기 때문이다.

“서울에선 하루가 멀다 하고 야근이었어요. 일과 사람에 치이고 5살 난 아들은 얼굴 보기도 힘들었죠. 복잡한 도시를 떠나고 싶던 차에 귀촌해 살고 있는 부모님을 보고 마음을 굳혔어요.”

두 농부는 2017년 양양군농업기술센터의 귀농 멘토링 교육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귀농인의 집’에서 생활하며 기초 영농기술을 배우던 신씨는 농사를 실제로 경험하고자 귀농 멘토로 활동하는 전씨의 농장을 찾았다. 쉽사리 재배작목을 선택하지 못했던 신씨가 버섯을 재배하게 된 계기도 멘토링 교육을 통해서였다.

“경험이 없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전 대표님의 농장에서 일하며 버섯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배지에 종균을 접종한 뒤 버섯을 수확하기까지 3개월가량 걸리는데 교육기간에 두 작기 정도를 수확했죠.”

신씨보다 3년 앞선 2014년에 귀농한 전씨는 재배사 3개 동에서 버섯을 키워 연 6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린다. 귀농 초기에 농사를 배울 곳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한 탓에 후배 귀농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신씨를 처음 본 전씨는 아들 같은 마음이 들어 더 혹독하게 일을 가르쳤다고 한다.

“농사를 지으려면 성실성이 최우선이에요. 농사도 사업인데 느긋한 마음으로 임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죠. 못할 거면 빨리 그만두라는 식으로 일을 많이 시켰어요.”

신씨는 묵묵히 버텼다. 배지 운반부터 수확까지 온종일 이어지는 작업을 5개월 동안 군소리 없이 해냈다.

이런 노력을 인정한 전씨는 교육이 끝나고 신씨를 자신이 소속된 영농조합법인에 가입시켜 직접 버섯을 재배할 수 있도록 도왔다. 조합에서는 버섯농사에 필수적인 배지를 공동으로 만들고 수확한 버섯을 함께 출하한다. 신씨는 “혼자였으면 이렇게 빨리 내 농사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양양에 온 지 1년이 지나고 신씨의 생활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농사를 짓느라 몸이 고된 대신 마음은 편해졌고,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었다. 아들은 이제 같이 놀자는 아빠를 귀찮아 할 정도라고 한다. 이달말에는 둘째 아들이 태어날 예정이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둘째를 가질 엄두도 내지 못했어요. 생활이 안정되니 좋은 일도 생기는 것 같아요. 새로운 가족을 맞을 생각에 하루하루가 설레네요.”

양양=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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