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멘토링] 하나부터 열까지 농부의 길 알려준 조력자

입력 : 2018-03-14 00:00 수정 : 2018-03-14 09:11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서 화훼농사를 짓는 오진석씨(왼쪽)가 멘토인 김성수씨와 함께 출하를 앞둔 리시안서스를 살펴보고 있다.

[귀농·귀촌 멘토링 현장을 가다] 경북 칠곡 화훼농장

3년 차 초보 농부 오진석씨 대학 때 영농정착 교육 참여

프로 농사꾼 김성수씨 만나 2년간 어깨너머로 일 배워

졸업 후 영농기술 전수받아 현재 리시안서스·국화 등 재배 연매출 1억 올리며 정착 성공
 


경북 칠곡군 왜관읍에는 꽃을 닮은 청년이 산다. 올해로 3년째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오진석씨(30)다. 농사 경력은 짧지만 2017년 비닐하우스 4동(2644㎡·800평)에서 리시안서스·국화·튤립 등을 재배해 연간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농촌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경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출신인 그는 원래 농사에 관심이 없었다. 경북 포항에서 자랐고, 보통의 수험생들처럼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했지만 학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군 제대 후 진로를 고민하다가 결국 자퇴신청서를 작성해 담당 교수를 찾았다.

“졸업을 해도 살길이 막막했어요. 학교를 더 다닐 바에야 공장에서 일하는 게 나을 것 같아 자퇴를 결심했죠.”

이야기를 들은 담당 교수는 자퇴를 만류했다. 대신 농대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농정착 교육에 참여해보라고 권유했다. 농장실습을 하며 돈을 벌수 있다는 생각에 칠곡의 화훼농장으로 갔고, 그곳에서 멘토인 김성수씨(63·햇빛농원 대표)를 만났다.

김씨는 30년이 넘게 화훼농사를 짓는 ‘프로 농사꾼’이다. 대학원에서 원예학을 전공했고, 대학에 화훼 관련 강의를 나갈 정도로 지식도 풍부하다. 처음 실습생 오씨를 만난 그의 느낌은 ‘잘만 가르치면 훌륭한 농부가 되겠다’는 것이었다.

“젊은 친구가 빠릿빠릿하고 싹싹해 일을 잘 배울 것 같았어요. 노는 걸 좋아했지만 그건 어리니 어쩔 수 없잖아요. 그래서 일부러 쉬엄쉬엄 일을 가르쳤죠.”

대학생이던 그는 방학마다 김씨의 농장에서 일했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처럼 허드렛일을 하며 주 5일 농장으로 출퇴근했다. 영농정착 교육이 끝나고도 1년 더 농장을 찾았고, 어느새 대학 졸업을 앞두게 됐다.

“어깨너머로 일을 배운 게 벌써 2년이 넘었더군요. 전공도 농업이고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농사가 아닐까 생각했어요.”

농사를 짓기로 결심한 그는 졸업하고 농장 주변에 방을 얻었다. 김씨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를 가르쳤다. 비닐하우스 한동을 빌려줘 혼자 국화농사를 짓게 했고, 휴가는 한달에 2일로 제한했다. 매일 옆에 붙어서 육묘·구근관리 등 영농기술을 체계적으로 전수했다. 그렇게 1년 정도 더 일한 그는 드디어 2016년 비닐하우스 3동을 본인 명의로 임차해 농사를 시작했다.
 


“임차한 땅도 김 대표님 소개로 구했어요. 이 분이 없었다면 아무 기반이 없던 제가 농사를 시작할 수나 있었을까요?”

다행히 농촌생활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이라 마을 어른들과 살갑게 지냈다. 일손이 필요하면 앞장서서 나섰고, 마을행사에도 적극 참여했다. 처음 꽃을 수확했을 때는 동네 할머니들에게 한다발씩 선물했다. 그는 “대표님이 주변 사람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 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에게는 김씨 말고도 든든한 조력자가 한명 더 있다. 바로 3년째 그의 곁을 지키는 여자친구다. 경산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여자친구는 일손이 부족할 때마다 농장을 찾아와 밤새 일을 거든다. 6월 결혼을 앞둔 그는 앞으로 김씨 같은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농사를 지으며 또래에 비해 많은 돈을 벌었고 몇달 지나면 결혼도 해요. 더 노력해서 나이가 들면 저도 김 대표님처럼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 농부가 되고 싶어요.”

칠곡=장재혁 기자 jaehyuk@nongmin.com
 



경북 칠곡은…

채소·화훼 등 원예작물 재배하는 근교농업 발달

칠곡은 대구·구미 등 주변 대도시에서 차로 30분이면 도착할 만큼 접근성이 뛰어나다. 귀농·귀촌인들도 대구·경북 출신이 많다. 칠곡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2016년 칠곡에 정착한 4478가구 가운데 절반 이상이 대구와 경북의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이주해왔다.

도시와 인접한 칠곡은 채소·화훼 등 원예작물을 집약적으로 재배하는 근교농업이 발달했다. 대표적인 품목은 참외. 전국에서 두번째로 많은 연 1만7619t(2015년 기준)의 참외가 생산된다. 특히 꿀벌을 이용해 꽃을 자연수정시킨 ‘벌꿀참외’는 당도가 뛰어나 소비지에서 명품 농산물로 인정받는다.

귀농인들은 주로 화훼나 엽채류처럼 작업이 수월한 품목을 선택한다. 손문휘 군농기센터 주무관은 “참외는 비닐하우스에서 쪼그려 앉아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귀농인들이 꺼린다”며 “구근을 사서 키우는 화훼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는 엽채류를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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