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樂,거듭나다] 月 관람객 2000명 찾는다는 '돌창고 프로젝트'

입력 : 2017-12-06 00:00 수정 : 2017-12-07 10:42
돌창고 안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꾸준히 열린다.

촌樂,거듭나다(10)돌창고 프로젝트

김영호 도예가·최승용 기획자, 전시회장·장터로 꾸며

지난해 3월 개관…관람객 매달 2000명 달해 마을 활기
 


경남 남해군에는 수십년째 제자리를 지키는 돌창고가 군데군데 있다. 과거에는 양곡이나 비료·농자재를 보관하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제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그마저도 하나둘씩 헐려 열대여섯채만 남았다.

이 투박하고 낡을 대로 낡은 돌창고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해 요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야깃거리다. 톡톡 튀는 예술가들의 전시회장이자, 귀촌인과 토박이가 어우러지는 장터·배움터로 알려지고 있어서다. 바로 삼동면 영지리 시문마을과 서면 대정리 대정마을에서 펼쳐지는 ‘돌창고 프로젝트’ 얘기다.

 

‘돌창고 프로젝트’를 이끄는 도예가 김영호씨(왼쪽)와
문화기획자 최승용씨.


돌창고 프로젝트는 도예가 김영호씨(43)와 문화기획자 최승용씨(32)가 이끈다. 두사람이 만난 것은 2012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경남 하동으로 귀촌한 김씨는 게스트하우스와 카페를 꾸리던 차였다. 마침 그 동네가 최씨의 고향이었고, 우연히 만난 두사람은 금세 의기투합해 친구 사이가 됐다.

“하루는 최씨에게 전화가 왔어요. ‘인근 남해군에 재미있는 곳이 있다’고요. 함께 돌창고를 둘러보고 ‘이거다’ 싶었어요. 농촌에 문화 인프라를 만드는 돌창고 프로젝트가 시작됐죠.”

2016년 3월 시문마을에 자리한 돌창고가 먼저 문을 열었다. 넓이는 109㎡(약 33평)지만 천장 높이가 5.3m라 탁 트인 느낌을 준다. 녹슨 철문과 새까매진 나무기둥 어느 것 하나 손대지 않은 채 조명시설만 꾸며 전시회장으로 만들었다. 돌창고 맞은편에 있던 낡은 건물 역시 카페이자 배움터로 탈바꿈했다.

“20~30대 예술가들에게 무턱대고 전시를 열라는 건 말이 안돼요. 저희가 그들에게 합당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해줘야죠. 카페를 만들고 3000원씩 전시회 입장료를 받는 건 그 때문이에요.”

 

매달 둘째주 토요일마다 열리는 ‘돌장’은 귀촌인과 지역주민이 어울리고 전국 곳곳에서 관광객이 찾아오는 장터로 자리를 잡았다.


한적했던 개관 초기와 달리 이제는 매달 2000명 가까운 관람객이 찾아올 정도. 매달 한번씩 열리는 장터 ‘돌장’과 배움터 ‘애매살롱’ 역시 젊은 예술가들에게 경제적인 밑바탕을 만들어주는 게 목표다.

“젊은 예술가들이 수공예품을 팔거나 인문학강좌에 나서 수익을 얻고, 마을은 관광객에게 먹을거리를 팔아 소득을 올리는 거죠.”

이같은 목표는 지역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정두삼 시문마을 이장(62)은 “찾아오는 이가 늘어 마을에 활기도 생겼다”며 “마을과 돌창고가 함께 발전하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시문마을 돌창고가 젊은 예술가들이 재능을 펼치는 공간이라면, 대정마을 돌창고는 그 준비를 하는 공방이다. 내년 봄까지 준비를 마쳐 김씨가 도자기를 굽는 건 물론이고, 남해군으로 귀촌하는 젊은 예술가들에게도 자리를 내어줄 계획이다.

“돌창고 프로젝트는 남해군을 문화 인프라가 두터운 지역으로 만들어줄 겁니다. 젊은 예술가들과 지역이 어우러져 펼칠 멋진 모습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남해=박현진 기자 jin@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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