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뒤집어보기(20)시골에 공돈은 없다

입력 : 2017-11-15 00:00 수정 : 2017-11-16 11:21

정부·지자체 지원혜택 받으려면 자격 꼼꼼히 살핀 후 미리 준비를

귀농·귀촌 지원금 예산 한정돼 신청자 몰리면 받기 어려울 수도

필요한 항목 찾아 정보 수집하고 귀농귀촌지원센터 도움 받아야
 


“제가 귀농(혹은 귀촌)하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무엇을 지원해줍니까?”

필자가 10년 가까이 귀농·귀촌상담을 하면서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하도 들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다. 그만큼 귀농·귀촌 희망자들의 관심이 크다는 방증일 게다. 귀농·귀촌인이 극히 일부였던 예전에는 없었던 현상이다. 그때는 농촌행을 오롯이 자신의 자발적 결단과 준비만으로 실행에 옮겼다.

하지만 요즘엔 다르다. 정착지를 물색하는 데 각종 정책적 지원은 판단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그러자 정부와 지자체가 나섰다. 정부는 농촌공동화 방지와 영농후계인력 확보를 위해, 지자체는 지역인구 유입을 위해 각종 지원정책을 앞다퉈 만들었다.

귀농·귀촌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도시민 유치 박람회를 열었으며 금전적 지원책도 내놨다. 농촌에 임시 또는 영구적으로 기거할 집 수리비를 지원하고, 영농에 필요한 기계와 설비를 장만할 비용도 지원한다. ‘귀농인의 집’과 같은 임시주거지를 제공하고 심지어는 농촌주민들과 잘 어울리도록 집들이 비용을 대주는 정책도 만들었다. 그리고 이를 적극 홍보했다. 예비 귀농·귀촌인들에게 달콤한 유인책이 됨은 물론이다. 

그러나 정작 농촌에 와서 지원금을 신청하려 하면 이러저러한 이유로 지원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실망하거나 화를 낸다. 이는 정부나 지자체가 자세한 내용을 안내하지 않았거나 정책자금의 지원방식에 대한 오해에서 발생하기도 한다.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금은 누구에게나 언제든지 지급할 수 있는 쌈짓돈이 아니다. 정책목적에 따라 대상자와 수량·한도가 정해져 있다. 신청을 받아 지원대상자를 가려 예산을 집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산한다. 대개의 경우 그 전해에 예산과 수량을 확정하고 당해년 1월에 신청을 받아 2월쯤 대상자를 선발·집행한다. 지원금이 다 소진되면 더 주고 싶어도 못 준다. 그래서 일부 귀농·귀촌 인기지역에서는 신청자가 몰려 지원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애당초 농촌에 들어오면 다 받을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정부나 지자체가 귀농·귀촌정책을 위해 쓰는 돈은 농업예산 항목에서 나온다. 귀농·귀촌인들에게 쓰지 않으면 현지에서 살고 있는 농민들에게 쓰일 돈이다. 하지만 기존 주민에겐 집이 낡아 지붕에서 비가 새거나 단열이 되지 않아도 집을 고치라고 돈 한푼 지원해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귀농·귀촌인들이 시골로 이주했다는 이유만으로 뭉칫돈을 줘 집을 고치게 하는 것을 보면 주민들은 역차별을 받는 기분이 들 수밖에 없다.

귀농·귀촌지원금은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못 받을 수도 있는 돈이다. 그러니 준비단계에서부터 지원이 없다는 가정 아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귀농·귀촌한 후에는 지원사업의 자격과 방법을 꼼꼼하게 알아본 후 거기에 상응하는 준비를 해둬야 한다. 면사무소나 시·군청 담당 공무원들을 자주 찾아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필요한 항목을 사전에 부탁해두기를 권한다. 마을 이장에게 ‘지원사업이 나올 경우 알려달라’고 미리 얘기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귀농·귀촌교육 100시간 이상 수료’는 필수항목이므로 교육수료증을 잘 챙겨둬야 한다.

지자체마다 귀농·귀촌 전담 공무원들이 있다. 하지만 공무원의 특성상 인사이동이 잦아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자체에서는 민간인을 전담 공무원으로 특채하거나 민간 조직들의 활동도 지원한다. 귀농귀촌지원센터와 같은 민간 조직들은 공무원과 주민, 귀농·귀촌인들 사이에서 가교역할을 담당한다. 민간인이라 귀농·귀촌의 허와 실을 조금 더 솔직하게, 생생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기에 이들의 도움을 받아도 좋다.

귀농·귀촌과 관련된 각종 지원금은 국가나 지자체가 주는 공돈이 아니다. 귀농·귀촌인들이 지자체에 맡겨놓은 예금은 더더욱 아니다. 정책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꼬리가 달린 돈이라 여러가지 자격 요건을 만든 것이다. 먼저 자신이 가진 것을 주민들과 함께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바로 ‘지원받을 자격’이다.

조원희<전 상주귀농귀촌정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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