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책] 동식물 생존의 기술…소통하다, 살아남다

입력 : 2021-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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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들렌 치게 /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320쪽 / 1만8000원

소통은 인간만이 하는 것일까. 동물과 식물, 미생물과 이끼 같은 인간 이외의 생명들은 소통하지 못하는 것일까. 소통한다면 도대체 어떻게, 왜, 누구와 하는 것일까. <숲은 고요하지 않다>는 독일 행동생물학자 마들렌 치게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쉽고 상세하게 설명한 책이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고요하다고 생각하는 숲이 결코 ‘고요하지 않다’고 결론짓고 그에 대한 근거를 하나씩 조곤조곤 풀어나간다. 모든 생명체는 색상·형태·소리·냄새 등 온갖 ‘데이터’를 분석해 ‘정보’로 이해한다. 쉽게 말해 숲속의 온갖 냄새와 소리 등을 받아들여 유의미한 해석을 내리지 않으면 그 데이터들은 한갓 공해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수컷 지빠귀가 암컷 지빠귀에게 구애의 소리를 내고 있다면 그 ‘소리’는 인근의 고양이에게 ‘주변에 먹잇감이 있다’는 ‘정보’가 된다. 지빠귀가 고양이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면 먹잇감이 되겠지만 고양이의 소리를 듣는다면 그 발자국 ‘소리’는 다시 위험하다는 ‘정보’가 된다.

책을 읽고 숲으로 떠난다면 숲이 얼마나 소란스러운 곳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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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가키 히데히로 / 김소영 옮김 / 더숲 / 228쪽 / 1만4000원

<숲은 고요하지 않다>가 숲속 동식물들이 생존하기 위해 어떻게 서로 소통하는가를 설명한다면 <전략가, 잡초>는 잡초가 어떻게 생겨나고 어떤 전략으로 생존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잡초란 무엇일까. 산길을 다니다보면 숲속에는 잡초가 흔하지 않다. 왜 그럴까. 저자는 결론부터 내리고 시작한다. 잡초는 숲을 떠나 길이나 밭, 혹은 공원 같이 인간이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공간에서 자란다고. 이런 곳은 자연계에는 없는 특수한 환경이고. 잡초는 특수한 환경에 적응해 진화한 특수한 식물이라고 말이다.

식물은 빛과 물·땅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사투를 벌인다. 그 사투를 피해 자라는 것이 바로 잡초다. 한마디로 경쟁사회에서 도망친 낙오자다. 그러니 풍요로운 숲을 떠나 길이나 밭·공원 같이 경쟁이 약한 곳에 뿌리를 내린다.

이 책에서는 잡초의 연약함이 어떻게 강인함으로 변하는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세우는지에 관해 상세하게 설명한다. 이를테면 같은 잡초의 씨앗이라도 출아 시기가 제각각이다. 이는 채소나 꽃과는 다른 전략이다. 만약 배추를 같은 시기에 심었는데 한꺼번에 출하할 수 없다면 농부는 난감할 것이다. 하지만 잡초는 씨앗마다 스스로 출아시기를 조절한다. 일부러 시간차를 두고 엇갈리게 돋아나는 것이다. 그래야 인간이 풀을 뽑을 때 한꺼번에 망하지 않는다. 잡초의 전략을 이해하다보면 어느새 세상 사는 일도 이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김도웅 기자 pachino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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