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책] 홀로 선 당신…자신만의 답 찾으세요

입력 : 2021-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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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스 오즈 지음/최창모 옮김
현대문학/548쪽/1만7800원 

유다

‘배신의 아이콘’ 가룟 유다

전복적 해석…평화 메시지

 

그런 날들이 있다. 혼란스럽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으며 머리는 무디고 둔한 날. 그러나 낙인찍히고 손가락질 당할까 그 어디에 조언조차 구할 수 없는 날. 그래서 당신의 절규가 혼자만의 메아리로 남는 날.

혹 당신이 이런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해도 속 편한 위로를 건네진 않으려 한다. <요즘 이 책>의 이번 책들 역시 곧 괜찮아질 것이라거나 항상 곁을 지키겠다고 섣불리 위로하려 들진 않을 게다.

<유다>는 이스라엘의 소설가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러번 거론됐던 아모스 오즈가 타계하기 전 마지막으로 완성한 소설이다. 그가 평생 골몰했던 ‘배신’이란 주제에 대한 다채로운 사유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오즈는 팔레스타인과 자신의 조국 이스라엘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주변 아랍 국가와의 평화공존을 주장해 이스라엘 안팎에서 평생 배신자로 불렸다. 소설의 제목 ‘유다’도 기독교 탄생 후 2000여년간 가장 악명 높은 배신자로 각인돼온 가룟 유다에게서 따온 게 맞다. 그는 은화 30전에 예수를 팔아넘겨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성경에 기록된 인물이다.

소설은 예루살렘 외곽의 낡은 집에서 노인과 과부, 청년 세사람이 나누는 대화로 진행된다. 여기에 이스라엘 역사와 관련된 두 배신자 유다와 쉐알티엘 아브라바넬의 이야기가 얽혀드는 구조다. 아브라바넬은 아랍 국가와의 공존을 주장하던 이로, 이스라엘과 아랍 사이의 무력 충돌 후 양편에서 배신자라고 배척당하다 죽었다.

소설이 끝날 때쯤 당신은 묻게 될 것이다. 과연 누가 배신자인가? 세상은 충신과 배신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종류의 배신자들로 나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모두 서로 배신하고 배신당하며, 각기 다른 이름의 배신자인 것은 아닐까? 하지만 그럼에도 어쩌면 우리는 사랑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최진석 지음/시공사
376쪽/1만5800원 

나 홀로 읽는 도덕경

고전은 ‘성장 위한 연료’

숭배하기보다 소비 제안 

 

아모스 오즈가 절대적인 고독에서 사랑이라는 답을 도출했다면, 다음 책은 고독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라고 부추긴다. 심지어 노자가 지었다고 전해지는 도가 철학의 정전(正典) <도덕경>을 홀로, 주체적으로 읽어보라면서다.

서강대학교 철학과 교수라는 안정적인 자리를 버리고 ‘새말 새몸짓 기본학교’라는 새로운 교육기관을 설립한 최진석 교수는 신간 <나 홀로 읽는 도덕경>에서 대담한 메시지를 던진다. 제아무리 높은 평가를 받는 고전이라도 숭배하고 추앙하는 것보다 소비하는 게 낫다는 것이다. 고전은 자신을 더 크고 단단하게 성장시킬 삶의 연료일 뿐, 고전이 자신을 지배하게 둬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위대한 철학자로 추앙받는 노자든 공자든 이들은 각자가 살던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한 인간이었을 뿐임을 상기시키는 것도 그래서다. 더 나아가, 최 교수는 위대한 철학자들이 그랬듯 당신도 당신의 문제에 맞서 홀로 자신만의 답을 찾으라고 역설한다.

책은 1부 ‘묻고 답하는 도덕경’과 2부 ‘나 홀로 읽는 도덕경’으로 구성돼 있다. 1부에는 노자 사상에 대한 흔한 오해들과 이에 대한 설명이 실려 있는데, 노자가 반문명주의자라는 오해 등을 다룬다. 2부에는 도덕경 원문 전체와 해석이 수록돼 있다.

살다보면 누구나 한번쯤 절대적인 고독의 순간을 만난다. 이에 쉬이 위로를 건넬 순 없지만 한가지 바람은 전하고 싶다. 오늘 홀로 선 당신의 고독이 훗날 단단한 삶의 근육이 되길.

이연경 기자 world@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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