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 책] 집은 우리에게 무엇인가…아니, 무엇이어야 하는가

입력 : 2021-04-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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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나가루즈·장민주 옮김/한겨레출판/214쪽/1만5000원

착한 집에 살다

주택 전문가의 집·사람 탐구

‘생활을 통해 만들어지는 집’

‘착한 집’ 세가지 의미 짚어 

 

‘집은 사는(Buy) 것이 아니라 사는(Live) 곳이다’라는 말이 있듯 집은 인간이 생활을 영위하는 데 없어서는 안될 가장 기본적인 것이다. 최근 한정 없이 치솟는 집값이나 부동산을 둘러싼 사회구조를 보면 집을 재화의 수단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닐까 싶은 우려마저 든다. 그렇다 하더라도 여전히 집은 생애 중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는 곳이자 지친 삶을 어루만지는 곳이다.

집은 어떠해야 할까. 책 <착한 집에 살다>는 우리가 어떤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집을 바라봐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해준다. 좋은 집이란 튼튼하고 오래가는 집인가. 저자로 표시된 ‘쓰나가루즈’는 건축 전문가 4명이 모여 만든 단체 이름이다. 간다 마사코 건축설계사무소 대표 외 주택 관련 일을 하고 있는 3명의 주택 전문가들이 ‘착한 집’을 찾아다니며 그 집과 사람들을 탐구했다. 집은 물건이 아니라 그릇이며, 집은 지어졌을 때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임을 알려준다.

그들이 말하는 ‘착한 집’의 의미는 세가지다. ‘성숙, 살면서 계속 손을 보는 사이 그 맛이 깊어지는 집. 쇠퇴, 흙과 물·공기를 더럽히지 않고 지어서 마지막엔 홀연히 흙으로 돌아가는 집. 연결, 사람과 사람이 고리처럼 연결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집’ 이 그것이다. 책은 ‘자연과 더불어 사는 집’ ‘내 손으로 짓는 집’ ‘흙으로 돌아가는 집’ ‘여럿이 함께, 새로운 공동체의 탄생’ 등 4개 파트로 구성됐다.

도심 속에서 공간은 어떻게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지, 살고 나서 물려주지 않고 왜 자연으로 돌아가게 만드는지, 저자들은 자분자분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을 덮을 때쯤이면 나는 어떤 집을 짓고 싶은가 조용히 묻고 싶어질 것이다.

내 마음을 담은 집

대단지 위주로 설계하던 건축가

우연히 건축한 소형주택 이야기

‘마음 담는 곳’ 집의 의미 되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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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효형출판/264쪽/1만5500원


인문학적 건축에 대한 이야기와 도시 이야기로 꾸준히 대중과 소통해온 서현 건축가가 올초 낸 책 <내 마음을 담은 집>도 읽을 만하다.

‘가락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 총괄계획가로 활동하는 등 주로 대단지 위주의 설계와 계획을 담당하던 건축가가 우연히 찾아온 건축주들의 의뢰를 받아 설계한 3채의 소형 주택 건축에 관한 이야기다. 충북 충주에 지은 총면적 55.5㎡(약 17평) 규모의 ‘문추헌’, 경기 파주에 지은 총면적 180.6㎡(약 55평) 규모의 ‘담류헌’, 충남 공주 외곽에 지은 총면적 152.8㎡(약 46평) 규모의 ‘건원재’가 그것이다.

특히 5000만원 정도의 예산밖에 없다는 건축주의 의뢰로 지어진 문추헌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이 주택은 한동안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빠듯한 예산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과 과감히 빼야 할 것들을 건축주와 의논하면서 집을 짓는 과정이 상세하게, 또 재미있게 그려져 있다.

저자는 핵심을 짚어내는 능력과 속도감 있는 글쓰기로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함께 집을 짓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생동감 있는 묘사는 읽는 내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또 좋은 집이란 ‘사람의 마음을 담는 공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집을 짓는 사람의 마음도 담겨야 한다. 이 책에는 건축주와 건축가가 어떻게 소통하고 그 과정을 통해 두사람의 마음이 어떻게 집에 담기는가의 과정을 오롯이 따라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감탄의 아우성을 내뱉는 집보다 내밀한 시어로 채워진 공간. 빛을 담는 건축가의 행복한 집짓기에 동참해보자.

김도웅 기자 pachino8@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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