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사평역에서’ 곽재구 아홉번째 시집

입력 : 2021-04-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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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시골역을 통해 그리움과 슬픔을 핍진하게 담아낸 ‘사평역에서’의 시인 곽재구가 아홉번째 시집 <꽃으로 엮은 방패>를 내놨다.

등단 40주년을 맞아 펴낸 시집으로, 2019년 출간한 <푸른 용과 강과 착한 물고기들의 노래> 이후 2년 만이다.

71편의 서정시는 4부로 나뉘어 있다. 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은 연륜만큼이나 넓고 따뜻하다. ‘비 아버지’ ‘구강포’ 등의 시에서는 아름답고 투명한 언어로 자연을 노래한다. 용오름마을, 파람바구마을, 선학, 섬달천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지명은 덤이다.

시심은 서정성에만 머문 것은 아니다. ‘하얀 조선의 밤―소월에게’ 등 때로는 냉철한 역사의식과 치열한 현실인식을 보여준다. 고려인의 한 맺힌 삶 앞에서 조국의 무정함과 동포애를 느끼며 분단의 현실에 고통스러워한다. 그는 지난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오월시> 동인 신작 시집을 펴내 주목받기도 했다. 시집에는 으레 있는 해설 대신 시인의 문학적 자전을 담담하게 녹여낸 산문도 있으니 찬찬히 새겨 읽을 만하다.

꽃으로 엮은 방패/곽재구/창작과비평/220쪽/9000원



박준하 기자 june@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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