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뉴욕 빈민가를 변화시킨 ‘노란 수선화’

입력 : 2017-09-13 00:00 수정 : 2017-09-13 10:02

●뉴욕 빈민가를 변화시킨 ‘노란 수선화’…도시를 꽃피우다

식물의 힘 : 녹색 교실이 이룬 기적

이 책은 ‘녹색 교실’이 불러온 변화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의 교사 스티븐 리츠다. 그가 교단에 선 곳은 뉴욕시 사우스 브롱크스에 자리 잡은 한 고등학교인데, 이 지역은 청소년들조차 범죄와 마약에 노출된 빈민가다. 무장경비원이 등교하는 학생의 소지품을 검사해야 할 만큼 치안이 나빴다.

학생들 형편도 녹록지 않았다. 대부분의 부모는 가난에 찌들어 자녀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아이들은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탈 수 있을 만큼의 출석 일수만 간신히 채웠고, 작은 언쟁만 나더라도 금세 싸움을 벌였다. 평균 출석률은 40%, 졸업률은 17%에 그쳤다. 교사도 행정당국도 손을 놓은 지 오래였다. 변화는 ‘작은 사건’에서 비롯됐다. 스티븐 리츠는 사회단체로부터 기증받은 상자 하나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난방기 위에 처박아뒀었다. 며칠 뒤 여느 날처럼 교실에서는 싸움이 벌어졌고, 한 아이가 상대방에게 집어던질 물건을 찾으려고 상자 속에 손을 집어넣었다. 손에 잡힌 건 노란색 수선화였다. 상자 안에 있던 수선화 알뿌리에서 그 사이 꽃이 폈던 것. 꽃을 본 아이들은 순식간에 싸움을 멈췄다. 꽃을 서로 나누며 즐거워했고, 누군가는 부모에게 가져다준다며 조심스레 챙겼다.

스티븐 리츠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곧바로 ‘그린 틴스’라는 팀을 만들어 학교 안팎에서 식물을 가꾸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던 학생들도 언론과 지역사회로부터 관심이 쏟아지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그들은 지역 곳곳의 쓰레기더미를 걷어낸 후 텃밭을 일궜고, 엉망진창인 공원도 정리정돈해 나무를 심었다. ‘그린 브롱크스 머신’이라 이름 붙여진 활동은 점차 유명세를 탔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노력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자 자신감을 얻었다. 수업태도가 크게 좋아졌을 뿐 아니라 학내 폭력사건도 절반으로 줄었다. 대신 출석률과 졸업률은 껑충 뛰어올랐다. 도시텃밭이 거리의 풍경을 확 바꾸자 지역주민까지 동참하고 나섰다. ‘식물의 힘’이 학생들은 물론 지역사회까지 바꾼 셈이다. 스티븐 리츠는 이제 전세계 학교로 ‘녹색 교실’의 씨앗을 퍼뜨리고 있다. 그가 책으로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간결하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심은 씨앗들이 싹 터서 학업 결과가 되고, 우리 학생들의 삶의 궤도를 영원히 바꿀 진로를 열어준다”는 것이다.

스티븐 리츠 지음 / 오숙은 옮김 / 404쪽/2만원 / 여문책 ☎070-5035-0756



●그림과 글로 되살린 추억의 동네 ‘구멍가게’ 이야기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아스라한 추억을 품은 공간이 더러 있다. 머릿속에 떠올리면 가슴 한편이 따뜻해질뿐더러 절로 미소를 짓게 하는 그런 공간. 지금은 편의점에 밀려 대부분 자취를 감춘 동네 구멍가게도 그 가운데 하나가 아닐까.

화가 이미경씨는 지난 20여년 동안 전국 곳곳을 돌아보며 점차 사라져가는 구멍가게의 모습을 펜화로 기록해왔다. 그림 수필집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은 그 결과물을 엮은 책이다. 출판사는 지난 2월에 출간됐던 책의 판형을 두배 가까이 키우고 14점의 그림을 더한 특별 한정판을 최근 새로 펴냈다. 그림을 더 자세히 보고 싶다는 독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씨의 그간 작품 활동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그림의 원화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도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갤러리 이마주’에서 9월18일까지 이어진다.

책은 따뜻한 선과 색을 이용해 그대로 옮긴 구멍가게들과 더불어 그곳에 얽힌 이야깃거리까지 알뜰살뜰 풍성하게 담고 있다.

세월의 풍파를 거치면서도 여전히 제자리를 지키는 구멍가게의 모습은 낡았으나 정겹다. 이씨는 “우리와 한 시대를 더불어 살았던 소소하고 소박한 존재들과 눈빛을 나눌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이미경/120쪽/3만5000원 / 남해의봄날 ☎055-646-0512

박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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