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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천 푸르내마을

경기 연천군 청산면 궁평2리 푸르내마을은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건강한 먹거리, 시골 인심이 가득한 전원마을이다. 다양한 농촌체험프로그램으로 도시민들을 불러들여 농촌체험관광 1번지로 자리 잡은 곳이기도 하다. 한탄강 변의 빼어난 생태 환경과 더불어 서울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도 돋보인다. 글 장수옥(자유기고가) 사진 임승수(사진가)

진화하는 농촌체험관광 1번지

사진 동쪽에는 해발 588m의 종현산, 북쪽에는 한탄강의 상류인 아우라지강이 굽이쳐 흐르는 푸르내마을은 자연경관이 빼어날 뿐만 아니라 마을의 역사도 오래됐다. 궁평리라는 지명은 조선시대 인조와 귀인 조씨의 차남 이숙의 묘와 재궁이 있어 ‘궁말’이라 불렸던 데서 비롯됐다.해방 직후 38선 북쪽에 위치해 공산 치하에 놓였던 궁평리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1954년 11월에 수복되는 등 질곡의 현대사를고스란히 겪었다. 마을이 속한 청산면은 1984년 포천군에서 연천군으로 행정구역이 개편됐다.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아우라지강에 폭 안겨 있는 푸르내마을은 266가구에 525명 주민이 거주하는 큰 마을이다. 초등학 교와 중학교·보건지소·우체국·군부대는 물론 벽돌공장 등 작은기업도 다수 마을 안에 있다. 순수 농가는 77가구로 비농가가 더많지만 농지가 107㏊(32만 3675평)에 이르고 논과 밭이 약 6대 4의 비율로 적절히 흩어져 있어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보여준다.

[웅장한 좌상바위…물놀이·보물?기 체험터로 각광] 마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자연경관은 한탄강 변에 약 60m 높이로 우뚝 솟아 있는 현무암 바위 더미인 좌상바위다. ‘장탄리현무암’이란 원래 이름 대신 궁평리 왼쪽에 있는 형상이라 해서 ‘좌상바위’로 불린다. 중생대 백악기 말의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좌상바위 아래로는 맑은 강물이 쉼 없이 흐르고 고운 모래사장과 각양각색의 조약돌밭이 널따랗게 펼쳐져 있다. 강변을 거닐거나 조약돌을 고르며 잡념을 털어내기에 더없이 좋다.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여름철 물놀이하러 찾는 이들도 많다.

이곳은 어린이 체험?의 보물찾기 미션 게임장이기도 하다. 마을 아래 샛길을 따라 징검다리를 건너 모래사장에 도착한 어린이들은 지질해설사로부터 좌상바위에 얽힌 전설과 바위를 구성하는 여러 암석에 대해 설명을 듣는다. 또 모래사장과 돌 틈에 숨겨진 보물을 찾으면 푸르내마을표 계절 농산물을 경품으로 받는다.

[농촌체험 1번지…50가지 넘는 체험프로그램] 2009년부터 농촌체험프로그램을 시작한 푸르내마을은 재방문율 100%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앞세워 ‘농촌체험관광 1번지’로 불린다. 대산농촌재단으로부터 9년 연속 ‘가족사랑 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된 곳이기도 하다. 절반이 넘는 농가(134가구)가 참여하며, 20여 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사업을 주도한다.

도시민에게 우리 농산물과 농업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만큼 초기에는 친환경 쌀과 오이·토마토·고구마 등 농산물 수확체험 위주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단순 농사체험에서 농산물을 이용해 음식·차·비누·화장품 등을 만드는 가공체험으로 분야를 넓혔다. 또한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한 생태체험프로그램을 다채롭게 편성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첫해 1700명에서 이듬해 3500명, 3년 차엔 7000명으로 ?험객 수가 매년 100% 이상 증가했다. 2018년엔 1만 8000명의 체험객이 마을을 찾아왔고, 매출액만 3억원에 이르렀다.

김선기 마을 대표는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우수한 지역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한 차별화된 체험프로그램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오이 추출물과 콜라겐을 재료로 만든 화장품 오이콜라겐미스트, 율무 수프를 찹쌀풀 대신 써서 만든 율무깍두기, 인삼·콩·고춧가루 등 특산물을 활용한 고추장 등이 그 예란다.

오이·토마토·감자·벼농사 등 30여 종의 작물을 재배하는 농사체험장을 연중 운영하는 푸르내마을은 ?외 물놀이 체험장과 통나무 펜션 등도 갖췄다. 2016년엔 행정안전부의 지역특성화사업 대상마을로 선정돼 지원받은 20억원에 군비 등을 합쳐 2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체험·숙박 시설인 마을체험관을 건립함으로써 체험프로그램을 보다 조직적으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12년째 체험프로그램 개발을 주도해온 양갑숙 사무국장은 “도시민들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선 새로운 체험거리가 있어야 한다”며 “가족·학교·직장 체험객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보니 체험 종류만 50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오랜 단골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는 그는 “체험관광이 정착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소득 향상 효과를 톡톡히 거뒀고, 마을의 각종 복지사업에도 지원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시대, 체험프로그램의 변신] 푸르내마을도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단체 체험·숙박객이 뚝 끊기다시피 한 것이다. 위기를 넘고자 주민들은 머리를 맞댄 끝에 집에서도 가능한 체험키트 꾸러미를 개발하기로 했다. 대표적인 것이인삼조청·고춧가루·청국장가루·소금 등 고추장 재료를 정량 소포장하고 설명서를 동?한 즉석 고추장 체험키트 꾸러미다.안에 든 재료들을 모두 넣어 잘 섞어주기만 하면 바로 먹을 수있는 인삼고추장을 완성할 수 있다. 일명 찾아가는 ‘출장 체험’도 시작했다. 어린이집과 학교로 필요한 재료를 싣고 찾아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방식인데, 최근엔 오이·비트·허브를 이용한 피클 만들기와 친환경 우렁이쌀강정 만들기 체험 등을 위주로 하고 있다.

지난해 여름 계속된 장마와 코로나19 확산 등 악재가 겹치긴 했지만, 7월에 한탄강 유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는 호재도 있었다. 한탄강지질공원이 지척? 푸르내마을은 방문객의 쾌적한 휴식을 위해 시설 정비와 체험농장 준비로 분주하다. 매달 쓰레기 분리수거와 제초 작업 등 환경정화 활동을 정례화하고 있는 마을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꽃과 나무를 심는등 마을 가꾸기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체험 문의031-833-5299.

[김선기 마을 대표] “도시민들에게 넉넉한 시골 인심과 고품질 농산물을 알리려고 농촌체험을 시작한 지 어느덧 12년이 흘렀습니다. 재방문 고객을 위해 체험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오다 보니 그 종류만도 50개가 넘어요. 이제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촌마을’로 선정된 만큼 더 분발해야죠.” “이곳에서 평생 농사를 지어왔다”는 김선기 대표(68)는 8년간 이장으로 일한 데 이어 12년째 마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큰 일교차와 비옥한 토질 덕분에 쌀을 비롯한 오이·고추 등 농산물의 당도가 높고 신선도가 오래 유지된다”며 “건강한 먹거리를 위해 제초제를 쓰지 않는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운영위원회가 각종 체험사업을 주도하지만, 매달 정기적으로 이뤄지는 분리수거와 마을 가꾸기 활동에 모든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마을의 자랑”이라고 덧붙였다.

귀농귀촌이 늘면서 마을 인구도 조금씩 늘고 있다. “누구나 머물고 싶어 하는 아름답고 포근한 강변 마을을 만드는 게 꿈”이라는 김 대표는 “언제라도 푸르내마을을 찾아달라”고 말했다.

[주변 볼거리 선사유적지·재인폭포·베개용암] 연천군 전곡읍 전곡리 한탄강 변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선사유적지인 연천전곡리유적이 있다. 주먹도끼·찍개 등 전기 구석기시대의 유물이 동아시아지역에서는 처음 발견된 곳으로, 1979년에 국가 사적으로 지정됐다. 해발 61m의구릉지대에 자리한 전곡리유적지슴 야외 조형물 공원도 넓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방문지로 그만이다.

지장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높이 18m의 협곡 아래로 떨어지는 재인폭포도볼거리다. 고을 원님의 탐욕이 부른 재인의 죽음과 그 아내의 정절에 관한 전설이전해 내려온다. 다만 지난해 여름 수해로 주변 바위와 주상절리, 나무에 흙탕물자국이 아직 남아 있어 제 색깔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을과 가까운 곳에 있는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뜨거운 용암이 차가운 물과만나면서 표면이 둥근 베개 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것으로, 생태 탐방지로 인기다.이 밖에도 종현산의 열두개울계곡, 동막골 유원지 등 자연·문화자원이 풍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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