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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본 도쿄 올림픽 개최가 미지수다. 지난해 한 차례 연기했던 올림픽이 올해는 열릴 수 있을까. 지난 올림픽이 열렸던 2016년 8월, 당시 나는 평창 동계올림픽과 한국 문화를 알리기 위해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현장에 있었다. 글과 사진 전명진(사진가)

열심히 한국 알렸던 리우 올림픽의 추억

사진 예정대로라면 올림픽의 관심과 열기가 점차 고조돼야 할 시기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하다. 이러한 상황이 오리라 아무도 상상조차 못했던 2016년 여름, 나는 당시 올림픽이 열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이하 리우)에 있었다. 그때 나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알리기 위해 남미에 갔다. 올림픽 기간 동안에는 리우에서 평창 동계올림픽과 우리 문화를 알리고 이후에는 아?헨티나와 칠레·우루과이를 지나며 홍보하는 이동형 홍보팀, 일명 ‘김치 버스’의 일원으로 촬영을 맡아 함께했다.

리우 올림픽은 남미에서 열린 최초의 올림픽이었다. 1896년 근대 올림픽이 출범한 이후는 물론이고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출범한 이래 남미에서는 122년 동안 올림픽이 단 한 번도 치러지지 않았다.

브라질은 남미에서도 잘사는 나라에 속한다. 인구와 국토면적, 세계 10위권의 국민총생산 등이 다른 남미 국가를 월등히 앞선다. 하지만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으로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이미 대통령 탄핵설이 나왔고, 이전 대통령인 룰라 대통령의 업적도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거기다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실패한 올림픽이 될 거라며 다들 우려했다.

실제로 우리에게 소개된 리우는 정말 가서는 안 될,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일 곳으로 비쳤다. 워낙에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지 않던 터라 정말 많은 군인과 경찰이 곳곳에 배치됐다. 하지만 여기도 분명 사람 사는 곳. 여전히 갱단이 활동하고 있고 각종 범죄의 온상으로 불리지만, 어디나 그렇듯 조금 더 주의하고 금지된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안전하다. 물론 100% 안전은 어디에도 없지만.

[리우의 눈 내리는 스키점프장] 연평균 기온 23℃로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리우의 해변 코파카바나는 세계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이었어도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은 겨울. 눈이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비가 오거나 하면 최저기온이 13℃까지 떨어진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맑은 날은 코파카바나가 여름철해운대처럼 북적이지만 흐린 날에는 장사하는 사람마저 나오지 않는다.

그런 곳에 눈이 날리고 스키점프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코파카바나 해변의 한쪽에 ?리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이 열려 겨울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 올림픽다. 하지만 리우 올림픽은 하계올림픽이었어도 남반구에 위치한 브라질은 겨울. 눈이 내릴 정도로 추운 날씨는 아니지만 비가 오거나 하면 최저기온이 13℃까지 떨어진다.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맑은 날은 코파카바나가 여름철해운대처럼 북적이지만 흐린 날에는 장사하는 사람마저 나오지 않는다.

그런 곳에 눈이 날리고 스키점프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코파카바나 해변의 한쪽에 우리 평창 동계올림픽 홍보관이 열려 겨울을 맛볼 수 있도록 한 것. 올?픽이 열리면 그 도시에 각 나라별로 홍보관을 설치하는데, 우리나라도 차기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이니만큼 평창 올림픽을 홍보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다음 올림픽이 열리기로 돼 있던 일본은 자국 건축가가 설계한 대규모의 아트리움에 홍보관을 차렸다.

마침 우리에게 배정된 숙소도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아주 가까운 곳이었다. 2008년 찾았던 아름다운 이파네마 해변과 코파카바나 해변을 다시 보니 그리도 반가울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계속 달라지고 도시는 변했지만 해변의 풍경만큼은 그대로였다. 짧은 시간 해변을 둘러?고, 우리와 함께 남미를 여행할 김치 버스도 인도받았다.

김치 버스는 현지에서 푸드트럭을 렌트한 뒤 평창 동계올림픽의 콘셉트에 맞게 래핑(외부를 치장하는 것)한 것이다. 한국에서 이삿짐을 나를 때 볼 수 있는 2.5t 트럭을 개조해 만든 푸드트럭은 생각보다 컸다. 덩치 큰 차를 몰고서 남미를 누빈다 생각하니 설렘도 컸지만, 수동 기어라 운전이 만만치 않아 시내에서부터 애를 먹었다.

[IOC 위원장 부인의 한국 매운맛에 대한 관심] 우리는 홍보관 개관식에 맞춰 음식을 준비했다. 한국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부터 여러 귀빈들이 왔고, 현재까지 IOC를 이끌고 있는 토마스 바흐 위원장도 아내와 함께 방문했다. 우리 팀의 세 명의 셰프는 분주하게 한국 음식을 준비했고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 특히 상파울루에서 올림픽을 응원하기 위해 온 교민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바흐 위원장은 정말 맛나게 음식을 먹었고, 함께 방문한 부인 클라우디아 바흐 여사는 요리 자체에 관심을 보였다.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며 닭볶음탕을 어떻게 만드는지, 우리가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봤다. 한국의 매운 음식은 늘 덜 맵고 더 달게 만들어야 해외에서 좋은 반응을 얻는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는데, 조금은 매운맛을 보여도 되지 않을까 싶었다.

리우에서 보낸 일상의 절반은 장 보는 일이었다. 행사를 위해 보는 장도 보통 200명분을 준비해야 하기에 만만치 않은데, 셰프 세 명과 한집에 살다 보니 매일이 진수성찬이었다. 두 달 동안 갖고 다녀야 할 한식 양념과 저렴한 브라질의 육류를 이용해 닭볶음탕부터 찹스테이크까지 만들며 밥걱정 없이 지냈다. 조직위원회 임직원, 홍보대행사 직원 할 것 없이 누구나 우리 숙소에 한 번쯤 놀러오는 것을 갈망할 정도로 김치 버스 멤버들의 요리는 수준급이었다.

[직접 겪어보면 풀리는 편견] 홍보관 행사뿐만 아니라 실제 푸드트럭을 몰고서 여러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물론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브라질은 이제 막 푸드트럭이 활성화되는 시기였고, 올림픽 기간이라 오히려 행사를 하는 데 제약이 많았다. 어찌 됐든 지나는 사람들에게 우리 음식과 지구 반대편의 눈 오는 겨울 올림픽을 알리는 일은 기대 이상의 기쁨과 보람을 줬다. 당시는 BTS도 알려지지 않았던 때인데 말이다.

이곳 사람들은 확실히 입맛도 생각도 우리와 달랐다. ‘위시볼’이라고 해서 여행하는 동? 커다란 에어볼을 설치해놓고 사람들이 평창 동계올림픽과 김치 버스를 응원하는 글귀를 쓰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인기가 높아서 음식이나 올림픽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사람들도 이것만큼은 쓰고 가겠다며 기웃거렸다. 우리 같으면 귀찮아서라도 쉽게 지나칠 텐데 브라질 사람들은 여러모로 호기심이 많았다.

참 뜨거운 사람들, 생각보다 훨씬 친절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역시 편견과 선입견은 직접 겪어보면 풀린다는 생각을 했다. 잘못된 정보를 안 들었다면 있는 그대로, 자기만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일들이 이렇게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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